고열에 밤을 지새우다 어린 나이에 열꽃 피워 가녀린 신음소리를 내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도 없는 거실, 열꽃에 기를 빼앗기던 아이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소파의 찬 기운을 찾아 이리저리 뒤척이다 잠드는데

지금에 이르러서도 나는 피워오른 열꽃에 거실 소파에 똑같이 멍하니 누워 있었다.

움직일수 있어도 지끈거리는 머리에 움직이기 싫었고 열꽃은 아름답게 내게서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스스로 뽑아내고싶은 생각이 있어도 어떻게 해야하는 지 몰라 열꽃에게 가만히 먹히고 있었다.

그저 시계의 째깍거리는 초침소리와 분침이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옛 기억 속의 아이처럼 기다렸다.

뒤늦게 돌아온 어머니를 보며 반기지만, 소파에서 벗어나지 못해 제자리에서 웃음만...

괜찮냐고 하시는 어머니의 물음에 열이 있다고 말하자 이마를 맞대시고 열이 심하게 난다고 걱정해주시던 어머니

어머니가 짜주신 물수건을 이마에 대자
물수건의 물기와 함께 눈물도 흘러내렸다.

어쩌면 그 눈물은 열꽃에 맺힌 설움일테지.
옛 기억의 아이도 그 날 물수건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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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을 각색해서 쓴 겁니다
아직 다 나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거의 다 나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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