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잠이 오지를 않았고 하늘은 언제나 어두웠다 
하염없이 맑은 칠흑은 눈이 멀 정도로 밝았다 
잠은 나의 작은 죽음, 오늘의 사망신고- 그러나 내일이라는 이름의 출생신고 

오늘의 사유은 내일의 사유가 되고 
오늘의 생각은 내일의 생각의 교점이 되고 
오늘의 감정은 내 두뇌 속에 내일의 감정이 되고 

막다른 길에 모든 것을 쏟아 맞춘 나는 
그저 한 명의 무너지는 사람이 되었네
선택한 길을 내 손으로 어루만진 나는 
흙조차 묻지 않는 뒤틀린 성인이 되었네
저견하는 방랑자의 눈길에 연민이 베어 나는
더 이상 응어리조차 품지 않게 되었네

wbn 12월 3주차 시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