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체향은 옅다.

마치 어린 짐승의 잡내가 적듯이


풍부한 향과 즙을 기대할 수는 없으나

그 고기는 분명 부드럽고 달콤하다.


작고 여린 것은 마치 부서질 것 같아

한 순간에 쥐어 뭉게지는 감촉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야말로 

그 아름다움을 담뿍 음미하는 방법이다.


그 옅은 향기에 코를 깊숙히 박고

입을 쩍 벌려 두 볼 한가득 물어뜯은 성찬은

씹고 쥐어짤 때마다 


산딸기의 산미와 견과류의 고소한 풍미,

갓 짠 우유처럼 신선하고 달콤한 향내,

조밀하나 쉽게 뭉게지는 야들한 육질,


이 어린 짐승의 

미약한 숨결과 가느다란 신음.

그래, 탄광 끝에서 지저귀는 카나리아와 같이


새하얗고 티없으나 

수줍게 붉은 속을 내보이는 살결.

그래, 마치 겨울밤 피어난 양귀비처럼


이 무해한 존재는 무력하기에 위험하고도 중독적이다.


그 눈물은 가학적 본성을 일깨우는 강력한 각성제이다.


그 작은 손아귀는 나약하고 가는 사지는 부러질 듯 위태롭다.


오감을 간질이는 이 사랑스러움은 분명

우리를 기쁘게 해줄 새로운 뮤즈이자

섬세하기에 덧없이 스러져갈 마지막 작품,

그에 걸맞는 훌륭한 질료였다.


갓난 짐승의 홀로서기처럼 떨리는 발버둥은, 

그 보석같은 홍채를 탐식하는 새카만 동공은,

꺼지기 직전의 촛불처럼, 죽어가는 별과도 같이 찬란하다.


먹음직스럽기 그지없게도


그들 모두 바쳐져 혀와 눈과 코와 귀와 손을 즐겁게 만들

끝내 이것의 첫 비명과 마지막 한숨까지 삼켜 

일부로 취하는 추잡한 영광이 이곳에 있다.


그러니 오라. 

우리의 본성보다 더 끔찍한 욕망을 배출하고자하니 


우리가 살아왔던 가장 아름다운 찰나를 살아가는 

생명의 순간을 앗아가는 더러운 쾌락이 이곳에 있다.


짓밟는 자, 

구둣발 아래 죽어가는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자라면 

이곳으로 오라. 


그 작은 꿈틀거림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을 아는 자들, 

그 미학과 양식이 이곳에 있다.


그러니 이 아늑한 제단으로 오라.


함께 이 유생의 모든 것을 먹어치우러,

그대여, 이곳으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