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도 종류가 있다


편의점의 싸구려 블랙에서는

맹맹하면서도 쌉쌀한

속이 텅 빈 듯한 맛이


커피 전문점의 진한 드립에서는

쌉쌀하면서도 떫은

속이 가득 채워진 듯한 맛이 느껴진다


인생도 그렇다


겉보기엔 다 같아 보이는 인생도

실제로 마셔보면 맹맹한지, 풍미가 깊은 지 알 수 있다


올 한 해의 나를 되돌아본다


올해의 나는 편의점의 냉커피였던가

커피 전문점의 에스프레소였던가


내년의 나는 에스프레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