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멋대로 하는 삼국지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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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천하의 대세란 나뉜 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되면 틀림없이 다시 나뉘는 법이다. 


수백년 간 중원을 지배한 주나라가 견융족의 공격으로 붕괴한 뒤 동쪽으로 천도하며 크게 14개의 제후국이 난립하여 300년 간 날뛴다. 그들 역시 큰 나라가 소국(小國)을 집어삼키고, 동주 마저 진 소왕에게 소멸하자 전국칠웅이라 불리는 일곱 나라들이 중원을 두고 싸우게 된다. 수없이 많은 전투와 수없이 많은 시대의 명장, 그리고 하늘의 별처럼 많은 학자들을 배출해낸 그들은 기원전 221년 제나라를 끝으로 진 시황제의 손에 합쳐진다.


그러나 시황제는 만리장성과 아방궁 등 가혹한 수탈과 통치로 민심을 잃었고, 그의 사후 진은 패왕 항우와 패공 유방에게 멸망하며 대륙은 2개로 나뉘어진다.


한왕 유방과 서초패왕 항우는 천하의 패권을 두고 겨루었다. 누구보다 강한 항우는 시황제에 버금가는 가혹한 태도와 잔혹한 학살로 민심을 급격히 잃었고, 결국 해하(쑤저우 시 링비 현)에서의 패배로 스러지며 유방의 한나라가 천하를 다시 통일한다.


한은 200년 간 치세를 이루었으나, 평제 시기 외척 왕망에게 전권이 넘어가며 붕괴하고, 왕망은 스스로 황제라 칭하며 신나라를 건국한다. 


왕망은 폭정으로 중원을 혼란스럽게 하였고, 이민족들과 사이는 이미 틀어졌으며 수많은 공사로 병사와 백성의 목숨을 헛되이 낭비하였기에 각지에서 반란이 잦았다. 결국 적미군과 한의 황족인 경시제 유현, 광무제 유수를 비롯한 군벌들이 들고 일어나 왕망과 신나라는 고작 14년만에 멸망하고 광무제 유수가 새로운 한나라를 건국해 약 200년의 찬란한 역사를 만든다.


그러나 달이 차면 기울고 봄이 오면 겨울도 오듯, 12번째 황제 영제대에 이르자 후한도 그 명을 다하게 된다. 영제는 그 자신의 물욕을 통제하지 못해 이미 부정부패로 망가져 있던 한의 금고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하고, 급기아 스스로 관직을 사고 팔며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다. 황제에게 거액의 빚을 진 관리들은 백성들을 수탈하고, 또 백성들은 수탈을 견디지 못하고 고향을 떠나 유랑하거나 더러는 도적이 되기도 했다.


또한 건녕 2년(169년) 황제의 외척 두무를 숙청(2차 당고의 금)하고 권력의 정점에 오른 환관들은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황제의 배후에서 날뛰니, 세상 사람들은 이들을 '십상시'라 불렀다.


이 혼란스러운 난세에, 유주 탁군 탁현(현 허베이성 바오딩 시 줘저우)에 한 사내가 있었다. 키는 7척 5촌(약 178cm)에 손을 아래로 내리면 무릎에 닿았고, 눈을 돌려 자기 귀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귀가 컸다. 사내의 이름은 유비(劉備), 자는 현덕(玄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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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삼국지 읽다 필 받아서 씀. 다음화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