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가 끝났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던 시간이 지나고 나니 갑자기 중학교 친구들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친구 한 명에게 충동적으로 전화를 걸어 걔 집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어, 왔어?"

"그래."


정신을 차려 보니 초등학생들에게도 낮을 듯한 그네 위에 둘이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고등학교 때 연애는 했냐? 남중에 있다가 공학 갔으니까 여자애 보면 막 설레고 그러지 않냐?"

"어... 별 생각이 없었어. 그냥... 그래, 나 아직도 연애 못 했어."

"...나도."

"넌 과고잖아, 이해한다."


"..."

"..."


"너 롤 하냐?"

"어 너도?"

"어."

이후 서로의 계정을 알려주고 집으로 갔다.


걔는 아마도 대학 잘 갔겠지. 과고니까.


삶이란 왜 이리 허망한 것인가 -

왜 나는 이 지구상에 던져진 것인가 -


그리고 집에 왔더니 이 빌어먹을 신검 안내서는 무엇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