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 가는길이 머뭇거릴때


나는 굳이 멀리돌아왔다.


밤이건 낮이건 마치 곧 되돌아올 것처럼


잠깐 앉았다가서도 곧 일어나


주위를 잠시 살피고는 다시 걸었다.


누군가는 나에게 미련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나에게 기발하다고도 했다.


정작 나는 내 발 아래 울고있는


낮과 밤 사이의 연주자이자


곧 저물 이 날을 추모 할 수 있는


해질녘 귀뚜라미들이 부러웠다.


아아 생기로운 풍악패여


한 곡조 진저리 나게 뽑아


이 발걸음 가볍게


무거운 마음가짐 내려놓아


가는길 사뿐히 즈려밟게 해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