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일기


화창한 날씨였다 

그러나 화창함과 대비되는

주위에 시체 썩는 냄새는 철저히 아침을 망쳤다

아침에는 식량이 다 떨어져 식량을 찾으러 방에서 나갔다 역시나 편의점은 거덜나있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 중에서 상태가 괜찮은 것을 고른 뒤 방에서 낡은 전자레인지로 그것을 먹었다 그 이후에는 혼자 뒹굴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명이 들렸다 곧장 밖에 나가 확인을 해보니 어떤 아저씨가 한 여자아이를 폭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비명이 듣기 싫었고 어쩌면 당연한 것이 되었기에 신경쓰지 않았다 그 뒤에는 라디오를 들었다 라디오는 어디선가 주어온 것인데 아직 전파가 잡히기도 하고 tv대신으로 바깥 소식을 알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나 오늘은 이것이 고장났는지 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어쩌면 난 버려진 것이 아닐까 그 이후는 역시나 계속 뒹굴거리며 남은 식량을 먹으며 밤을 지켰다 


이제 곧 겨울이 찾아온다

하지만 이 곳은 너무 이상하여

흰 눈은 찾아오지 않는다

 이러한 겨울의 모순은

흰 눈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흰 눈에 대한 애간장을 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애간장에 항상 생각나는 것은 알프스이다

눈이 내리지 않아도 아름다운 그 곳은

이상한 이 곳보다 더욱 살고싶은 곳이다


누군가의 일기


드디어 내 이상향인 알프스에 도착하였다

이상한 그 곳을 벗어나 난민으로서 

당장 이 곳에 오게 되었다

알프스의 경치는 난민인 나를 포근히 감싸안아주었다 앞으로 알프스에서 행복하게 살 것이다

지긋지긋한 곳을 잊고


누군가의 일기


오늘은 문득 이상한 곳이 떠올랐다

왜냐하면 알프스도 현재 이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곳에서 봤던 그 풍경이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어째서...

앞으로가 무서워진다


곧 여름이다 알프스의 여름의 경치는

오염되었기에 이젠 아름다움을 찾을 순 없었다

따라서 새로운 이상향이 생겼다

그 곳은 하와이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여름의 시체 썩는 냄새가 난다해도 하와이에 있는 그 바다가 분명히 나를 씻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일기


나는 이상한 곳으로 변한 알프스를 떠나

드디어 새로운 터전인 하와이로 왔다 하와이의 정열적인 아름다움이 난민인 나를 감싸안아주는 것 같다 앞으로 하와이에서 행복하게 살 것이다

지긋지긋한 곳을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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