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기울어진 경사,
그때를 느끼려 헤드셋을 벗는다.

어릴적 모든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지던 때를 추억한다.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이 시였던 그때의 나를


이때의 나는
몇걸음 밖의 간판조차도 안보이고,

거실시계의 초침소리도 안들리고,
과하게 따뜻한 롱패딩이 괜히 밉고,

예상보다 빠르게 키가 큰 내가 밉다.


미래엔 미련한 이때도 추억일까


저 때의 나는
이때는 그때라 하고 추억할까

하고, 이때에 묻는다.
-2024.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