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포근했던 시간이 있다.

자장가와, 노란 취침 등과, 내 머릿결 쓸어주는 그런 밤.

  

그런데 어느 께인가 밤이 포근하지 않다.

숨죽여 울고, 취하고, 스스로 다그치는 그런 밤.

  

밤도, 필연적인 다음날도 이젠 무서운 걸까.

마주하기 싫은 걸까.

  

어릴 적엔 다음날이, 다음 달이, 내년이 설레고 즐거웠다.

이제는 세상을 정면할 각오도 없는 나를 또 찾아온 그런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