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언 도로 위 산재한 불빛

흰 티끌이 그 아래 쏟아진다


순결한 아름다움은 땅거죽이 따뜻할 때까지만이다

어머니가 눈물을 녹일 수 있을 때까지만이다


허공을 가득 채운 결정은 

어느새 내쉬는 숨을 흑백으로 덧칠한다


아, 무겁게 내려앉아 코끝을 얼리는 하얀 짐승아,

넌 어찌 그리 슬프게도 아름답더냐?


가슴을 메운 눈길이 침묵을 채워

외마디 비명을,

내 죄를 덜 그 소리를 지워 버린다


죄의 대가는 3년의 열병을 던져놓고,

끓는 이마가 눈을 녹여

흐른 식은땀 자국 눈꼬리에 새기겠지


언젠가 두꺼운 눈이 쓰러질 날이 오리라

그 날을 위해 나 태양 앞에 나아가리라

세상에 색채를 뿌리리라


그 날이 오면 우리,

연보라색 꽃을 틔우고

하늘빛에 영원히 유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