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




본 것을 보지 않았고 한 것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죄에 침묵했습니다.




하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울분들은 




감추려 해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악에 받친 내 화살은 과녁을 찾지 못해서 안달인데



용서해야 할 대상조차 없어 




나의 울분은 어디로도 날아가지 못합니다.




미천한 죄인 하나 용서하는 것도 쉬이 되지 않는데




어찌 나는 이 세상을 용서해야 하는가요.




그러니 죄인의 눈을 가렸습니다.




사람을 감시하는 이어




어찌하여 침 삼킬 시간조차 주지 않으시고




나에게 이리도 무자비하십니까.




이미 활시위는 당겨졌고




나의 눈은 감긴지 오래입니다.




그런데도 화살을 날리지 않는 것은




그것들을 마주하는 순간 




무너져 내릴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양들의 울음이 멈추고




모두가 침묵하는 그때




나는 비로소 눈을 감습니다.




모두가 죄인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