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멋대로 하는 삼국지 모음집 

화웅(?~191)

자 불명, 출생지 불명. 동탁군의 장수. 

논어의 할계우도를 인용하는 것으로 보아 생긴 것과 달리 깨나 인텔리.

정사보다 연의에서 더 비중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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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류에 도착한 조조는 부친 조숭을 찾아가 지난 일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가산을 털어 의병을 모집할 뜻을 전했다. 그러자 부친이 말했다.


"우리 재산 만으론 일이 성사되지 못할까 두렵구나. 이곳에 효렴 위자(衛玆)란 자가 있는데, 집안도 거부이고 의로운 일을 위해서는 재물을 아끼지 않아 그의 협조만 얻을 수 있다면 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조조는 술자리를 마련해놓고 위자를 집으로 초청해 고했다.


"지금 한실에는 주인이 없고 동탁이 권력을 독점해 군주를 속이고 백성을 해치니 천하가 모두 이를 갈고 있습니다. 이 조는 힘껏 사직을 지탱하고자하나 힘이 부족한 것이 원통할 따름입니다. 공께서는 충성과 의리가 있는 선비이시니 감히 협조를 구하고자 합니다!"


위자가 말했다.


"저도 그런 마음을 품은 지가 오래되었으나 영웅을 만나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었소. 이미 맹덕께서 큰 뜻을 품었으니 오히려 저의 재산으로 도와주기를 원하는 바요."


조조는 크게 기뻐했다. 공교롭게도 동군태수 교모가 삼공을 사칭해 거짓 격문을 만들어 각 방면으로 전하자 조조 역시 의병을 모집했는데, '충의'라는 두 글자가 적힌 백기를 세웠다. 여러 날이 못 되어 응모하는 군사가 소나기처럼 몰려들었다.


하루는 양평 위국 출신으로 성이 악(樂)이고 이름이 진(進)이며 자가 문겸(文謙)이라는 사람이 조조를 찾아왔다. 산양군 거야현 사람 한 명이 더 왔는데 성이 이(李), 이름이 전(典)이며 저거 만성(曼成)이었다. 조조가 모두 장전리로 삼아 머물게 했다. 또 패국 초 사람인 하우돈(夏侯惇)이 있었는데 자가 원양(元讓)으로 전한의 공신 하후영의 후손이었다. 어려서부터 창봉을 익혔고 14세 때 스승으로부터 무예를 배웠는데 어떤 사람이 스승에게 욕설을 퍼붓자 하후돈이 그를 죽이고 다른 지방으로 달아났다가, 조조가 군사를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 족제 하후연(夏侯淵)과 함께 각자 장병 1000명을 거느리고 왔다. 이 두 사람은 본래 조조의 형제뻘로, 조조의 부친 조숭이 하후씨의 자식으로 조씨 집안의 양자로 들어갔기에 이들은 동족이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조씨 형제인 조인(曹仁), 조홍(曹洪)이 각자 병사 1000여 명을 이끌고 도우러 왔다. 조인은 자가 자효(子孝), 조홍은 자가 자렴(子廉)으로 두 사람 모두 활 쏘고 말 타는 것에 능숙했고 무예에 정통했다.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마을에서 군마를 조련했다. 위자가 가산을 모두 털어 갑옷과 깃발을 사들였다. 사방에서 양식을 보내는 사람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이때 원소는 교모가 보낸 거짓 격문을 받고는 이에 휘하 문무관원과 군사 3만 명을 거느리고 발해를 떠나 조조와 동맹을 맺으러 왔다. 조조는 격문을 지어 모든 군에 전달했다. 격문은 다음과 같다.


"이 조 등은 삼가 대의로써 천하에 포고하노라. 동탁이 하늘을 속이고 땅을 기만하여 나라를 망치고 황제를 시해했으며, 궁궐을 난잡하게 만들고 백성을 다치게 했도다. 탐욕스럽고 잔혹하여 어질지 못하니 그 죄악이 가득 쌓였노라! 이제 천자의 비밀 조서를 받들어 의병을 크게 모집하고 화하(중국 전체)를 깨끗이 청소하여 흉악한 역적들을 도륙하고자 하노라. 의로운 군대를 일으켜 함께 공분을 풀고 황실을 보살피며 백성을 구제하길 바라노라. 격문이 이르는 날 즉시 명령을 받들어 거병을 실행하라!"


조조의 격문이 발송된 후 각 진의 제후가 모두 군사를 일으켜 호응했다.


제1진 후장군, 남양태수 원술

제2진 기주목 한복

제3진 예주자사 공주

제4진 연주자사 유대

제5진 하내군태수 왕광

제6진 진류태수 장막

제7진 동군태수 교모

제8진 산양태수 원유

제9진 제북상 포신

제10진 광릉태수 장초

제11진 항향후, 발해태수 원소


여러 갈래로 나뉜 군마 수가 일정하지 않아 3만 명을 이끄는 사람도 있었고, 1~2만 명인 사람도 있었는데 각자 문관과 무장을 거느리고 낙양으로 향했다.

이때 유비는 고당현령 자리를 버리고 낙양에 있다가 우연히 조조를 만나 그의 밑에서 종군하던 중이었다. 유비 역시 조조를 따라 낙양으로 향하는 동안, 장비가 말했다.


"그때 내가 그 역적을 죽이려는 것을 말리지 않았으면 오늘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오."


관우가 말했다.


"일이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즉시 떠날 준비나 하세."


제후들이 잇따라 도착하여 각자 군영을 세우고 주둔했는데 길이가 200여 리나 이어졌다. 조조는 소와 말을 잡고 제후드을 모이게 하여 출병할 계책을 상의했다. 태수 왕광이 말했다.


"지금 대의를 받들었으니 반드시 맹주를 세우고, 그의 명령을 따르기로 약속한 후에 출병해야 하오."


조조가 말했다.


"원본초는 본래 4대 째 삼공의 지위를 역임한 집안에다 문하에 관직을 맡았던 사람도 많고 한나라의 유명한 제상의 후예이니 맹주가 될 만하오."


원소가 거듭 사양했으나 모두가 말했다.


"본초가 아니면 불가하오."


원소가 비로소 승낙했다. 이튿날 3층으로 대를 쌓고 오방에 깃발을 늘어놓았다. 그 위에 백모(군기)와 황월(황금 도끼, 황제의 의장)을 세우고 병부와 장수의 인장을 놓은 다음 원소에게 제단에 오르기를 청했다. 원소는 의복과 패검을 단정히 정리하고 감개하며 오른 후 향을 피우고 두 번 절했다. 맹세는 다음과 같다.


"불행하게도 한실의 황강이 무너졌습니다. 역적 동탁이 그 틈을 이용해 해를 끼치니 지존이신 황제께 화를 입히고 백성을 재난에 빠뜨렸습니다. 이 소 등은 사직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하여 의병을 규합했고 아울러 국란에 온몸을 던졌습니다. 무릇 우리 동맹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 신하의 절개를 다하고자 함이지 결단코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 이 맹세를 저버리는 자가 있다면 그 목숨을 가져가시고 그 후대도 남겨두지 말아주십시오. 황천 후토와 조종과 명령께서는 진실로 굽어살펴주십시오!"


원소는 읽기를 마치고 삽혈(맹약을 맺고 피를 마시는 행위)했다. 그 언사가 강개하여 모두 눈물 콧물이 얼굴 가득히 흘러내렸다. ** 삽혈을 마치고 제단에서 내려오자 사람들이 그를 부축해 군막으로 모셔 윗자리에 앉히고 작위와 나이에 따라 두 줄로 배열하고 앉았다. 술이 몇 순배 돌자 조조가 말했다.


"오늘 이미 맹주를 세웠으므로 각자 지시 사항을 듣고 함께 나라를 지탱해야 하니 강하고 약함을 따지지 말아야 하오."


원소가 말했다.


"제가 비록 재주는 없으나 공들의 추천을 받아 맹주가 되었으니 공이 있으면 반드시 상을 줄 것이고 죄가 있으면 반드시 벌이 있을 것이오. 나라에는 일정한 형벌이 있고 군에는 기율이 있으나 각자 준수하고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다."


모두 일제히 말했다.


"오직 명령만 따르겠습니다."


원소가 말했다.


"내 아우 원술에게 군량과 마초를 관리하도록 할 테니 모든 군영 요구에 맞게 대응해야 하고 부족함이 없어야 할 것이오, 또 한 사람을 선봉으로 삼아 곧장 호뢰관으로 가서 싸움을 걸어야 하오. 나머지 제후께서는 각자 험준한 곳을 거점으로 삼아 지원하고 호응해야 할 것이오."


후장권 원술이 말했다.


"제 휘하의 파로장군 손견이 선봉을 맡았으면 합니다."


원소가 말했다.


"문대(손견의 자)의 용맹은 익히 들어 알고 있으니 선봉을 담당할 만하오."


손견이 즉시 본부의 인마를 거느리고 사수관으로 처들어갔다. 관문을 지키는 병사는 낙양 상국부로 유성마(통신병)을 보내 위급함을 알렸다.

이때 동탁은 권력을 독차지한 후에 매일 술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이유가 위급을 알리는 문서를 받자마자 곧장 동탁에게 보고했다. 깜짝 놀란 동탁이 급히 장수들을 모아 상의하는데 여포가 앞장서며 말했다.


"염려하지 마. 관 밖의 제후들은 벌레로 밖에 보이지 않으니까. 내가 군사들을 몰아 그 머리통을 전부 베에서 문에 걸어놓을 게."


동탁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내게 봉선이 있어 베개를 높이 베고 걱정 없이 잘 수 있겠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포 뒤에서 한 사람이 나와 큰 소리로 외쳤다.


"닭을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십니까? 봉선께서 수고롭게 직접 가실 일이 아닙니다. 제가 제후들의 수급을 베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따름입니다!"


동탁이 보니 그 사람은 키가 9척이고 호랑이 같은 체구에 이리 같은 허리와 표점 머리에 원숭이 같이 긴 팔을 가졌다. 관서 출신으로 성이 화(華), 이름이 웅(雄)이었다. 동탁이 듣고서 크게 기뻐하며 효기교위를 더해주고 마보군 5만 명을 선발해 이숙, 호진, 조잠과 함께 밤새 호뢰관으로 달려가 적과 맞서게 했다.


한편 손견은 네 명의 장수를 거느리고 곧바로 호뢰관 앞에 이르렀다. ***


전투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위자: 연의에서 위홍으로 등장하는 위자는 실제론 조조와 함께 종군하여 동탁과 싸웠고, 서영과의 전투에서 전사했다.


** 반동탁 연합: 연의의 18군은 창작이며, 심지어 원소가 읊은 맹세조차 다른 사람의 것이다. 연의와 달리 마등, 공손찬, 장양, 공융, 도겸은 참여하지 않았고, 손견은 원술의 휘하에 있었다. 게다가 저 맹세는 장홍이라는 자가 한 것이고 맹주 역시 장홍이었다. 실제 반동탁 연합은 군 전체가 모여 진격한 것이 아니라 하북, 중원, 형초 3개로 나뉘어 있었다. 원소는 하북에, 원술은 형초에 있었고 장홍과 조조 등이 중원 지역 군이었으나 조조를 제외한 전원이 싸우려는 의지가 크게 없었기에 군량이 다 떨어지자 흐지부지된다. 조조만이 싸우러 나갔지만, 동탁군의 맹장 서영에게 대패한다.


*** 연의에서 손견보다 먼저 나갔다가 화웅에게 죽는 포신의 동생 포충(정사 포도)은 이때 죽지 않고 좀 더 나중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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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다음화가 술 식기 전에 화웅 목베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