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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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간의 대치가 짧게 이어지더니, 유키카게가 먼저 땅을 박차고 달려들며 러시를 갈겼다.


“샤바바바바바밧!!”


웨이팅 포 러브는 다이너마이트 퀸의 러시를 가볍게 피하며 그를 조롱했다.


“어쩌나? 그렇게 느려선… 파리 새끼 하나 못 잡는다고!”


그렇게 말하며 갈긴 발차기를 유키카게는 간신히 막아냈지만, 뒤로 몇 걸음 움직일 정도로 강한 충격이었다. 유키카게는 곧바로 바닥의 돌조각을 집어 던졌다.


“몇 번을 말해야 하나! 네 ‘시한폭탄’은 ‘시간’이 되기 전에 피하면 그만이야!”


웨이팅 포 러브는 돌조각을 쳐버리려 들었다.


“반대로 네놈이 네 ‘폭탄’에 당해봐라!”


웨이팅 포 러브가 돌조각을 치는 순간, 돌조각은 굉음과 함께 폭발해 상처를 입혔다. 웨이팅 포 러브의, 아이더의 손등에 상처와 함께 피가 튀었다.


“뭐야?!”


유키카게는 무덤덤하게 그를 노려보았다.


“성장… 스탠드의 ‘성장’이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군. 이제까지 ‘다이너마이트 퀸’은 오로지 ‘시한폭탄’이었다. 그러나… 이젠 아니야.”


아이더는 상처가 난 손등을 부여잡았다.


“스탠드의 성장이라… 생각하지도 못했군. 이건 내 ‘실수’다. 반대로 말하자면 다신 같은 일이 없다는 소리지.”


곧바로 유키카게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웨이팅 포 러브는 가볍게 공격을 피하더니 다이너마이트 퀸의 팔뚝을 걷어 찼다. 유키카게는 팔목이 부러지는 고통에서 나오는 신음을 억눌렀지만, 아이더는 그런 유키카게를 보고 낄낄거렸다.


“타격이 크지…? 얼굴에서 드러나는 군. 이게 ‘재능의 차이’라는 거다. 일개 대학생이 백날천날 훈련한다고 해서 ‘엘링 홀란드’나 ‘모하메드 살라’, ‘손흥민’ 같은 에이스 축구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나? 아니지! 너와 나의 차이는 그것과 같다. 백날천날 ‘성장’해봐라! ‘전기의 세상’에서 나 ‘팀 아이더’와 ‘웨이팅 포 러브’를 이길 수 있는 스탠드는 없다아아아!!”


유키카게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덤볐지만, 오히려 양팔을 붙잡히고 말았다.


“팔을 잡았다! 저기 누워 있는 네 여자친구처럼, 전기구이로 만들어주마!! 끝이다, 카와지리 유키카게!!”


웨이팅 포 러브가 찬란하게 빛났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을 각오하던 유키카게도, 이미 다 이긴 것처럼 기고만장하던 아이더도 당황했다.


“뭐지? 내 ‘웨이팅 포 러브’는 분명…”


“전력이 돌아오지 않는 모양이군.”


아이더는 경악했다. 싸우는 동안 잊고 있던 재하가 커다란 사각기둥 형태의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그… 그걸 어떻게!”


“네가 방금 전까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던 것. 그게 계속해서 떠올랐지 뭐야? ‘노숙자’ 연기를 할 거라면 그냥 구석에 대충 누워 있기만 해도 충분했어. 하지만 네놈은 굳이 이 쓰레기통을 뒤졌다. 무언가 중요한 걸 숨겨뒀다…고 추측했고, 정확하게 들어맞았지!”


“야나기, 그건?!”


“’배터리’다. 내부에 엄청난 양의 ‘전기’가 충전되어 있겠지. 솔직히 너도 의문 정도는 품었지 않아? 이 주변에 전류가 흐를 물건이라곤… 저기 꺼져있는 ‘쓰레기 무단투기 방지용 가로등’ 뿐이야. 저기서 전력을 얻을 수는 없지. 그럼 어떻게 그런 압도적인 전력을 얻었을 까? 그래, 이걸 숨겨두고 계속해서 전기를 ‘충전’했던 거야!”


아이더는 눈에 띄게 동요했다.


“그거 내려놔!”


하지만, 재하는 라젠카를 꺼내 양 손 사이에 배터리를 끼웠다.


“그러니 이것만 없으면!”


그리고 아이더가 뭘 하기도 전에 산산이 부숴버렸다.


“그 강력하던 스탠드도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거지. 그리고 뭐 빼먹지 않았나?”


아이더는 그제야 자신이 배터리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유키카게를 내려 놓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급히 뒤를 돌아보는 순간, 머리 끝까지 분노한 다이너마이트 퀸의 주먹이 웨이팅 포 러브의 얼굴을 강타했다. 자연스럽게 아이더도 코피를 뿜으며 나뒹굴었다. 유키카게는 아이더에게 다가갔다.


“코피가 많이 나는 군. 이제부터 네놈을 차근차근 죽일 거다. 그 ‘아이언 메이든’이 올지도 모르지만… 너를 한껏 짓밟다가 죽이지 못한다면 이 분노가 풀리지 않아.”


“크윽… 웨이팅 포 러브!”


빛을 잃어가는 웨이팅 포 러브가 다시 나타나자 다이너마이트 퀸은 왼손에 천쪼가리를 감더니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 두 주먹이 맞부딪히는 순간, 유키카게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움직였고 동시에 천쪼가리가 폭발했다. 아이더는 왼손을 잡고 비명을 질렀다. 그의 손가락이 흉측하게 부러져 있었다.


“이… 이 미친 자식! 이런 짓을 하면 네놈 손도…!”


유키카게는 아이더의 입에 자기 발을 걷어 차다시피 쑤셔 넣었다.


“알게 뭐냐… 다시 한번, 사나이 대 사나이로 선언하지. 내 이름은 카와지리 유키카게. 나의 여자친구 시즈카 죠스타의 원한을 갚기 위해, 그리고 여기 있는 나의 친구 류재하의 다른 인격 비질란테의 원수를 갚기 위해! 죽음으로 속죄케 해주마.”


유키카게는 아이더의 입에서 발을 빼더니 그의 머리카락을 붙잡고 바닥에 연거푸 내려찍었다.


“죽이기 전에 하나 물어보자. 그 망할 ‘아이언 메이든’의 능력과 정체는 뭐지?”


“알아서… 뭐하게…?”


유키카게는 그의 피투성이 얼굴 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지 마! 학교에서 의문문에 의문문을 쓰라고 배웠나?!”


유키카게는 그를 강제로 일으키더니 배에 몇 번이고 걷어 찼다. 보다 못한 재하가 유키카게의 어깨를 잡았다.


“그만둬 유키카게! 그러다 진짜로 죽겠어!”


“이거 놔! 아까도 말했지만 난 이놈을 죽일 생각이야!”


“살인자가 되는 거라고! 아무리 정당한 일이라 해도 그건 ‘살인’이야! 저 자식이랑 똑 같은 놈이 되고 싶어?!”


그 말에 마음이 흔들렸는지, 유키카게의 손아귀에서 힘이 풀리자 아이더는 달아나려 했다.


‘도, 도망치자! 잠시 몸을 수습하면 저 까짓 놈들쯤… 이겨낼 수 있어!’


그 순간, 아이더는 허공에서 무언가와 부딪히더니 그대로 주저 앉았다.


“뭣…?!”


“네버…마인드…”


재하는 깜짝 놀랐다.


“시즈카!”


“아까 전부터… 그 자리에 있던 ‘벽’을… ‘투명’하게 하고 있었어. 혹시라도 도망친다면… 그리로 갈 것 같았거든. 재하 군, 유키…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 너무 아파서 말이야.”


그리고, 그것을 본 유키카게는 재하를 뿌리쳤다.


“역시 안 되겠어. 이 자식만큼은, 끝을 봐야 해! 다이너마이트 퀸!”


그리고, 다이너마이트 퀸의 주먹이 아이더를 향하자 겁에 질린 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피했고, 그 뒤에는 공교롭게도 전원이 꺼진 가로등이 있었다. 다이너마이트 퀸의 주먹은 정확히 가로등의 밑둥을 쳤고, 그 충격으로 가로등을 고정시킨 나사가 빠지며 스파크가 튀는 전선이 드러났다.


“전선이…!”


그리고, 웨이팅 포 러브는 다시 빛을 되찾았다. 찬란하게 빛 나는 웨이팅 포 러브가 돌아오자 아이더는 다시 웃었다.


“하하하하하하! 어떠냐?! 역시 ‘반성’하지 않길 잘했어! 반성은 약한 것들의 자기 위로니까! 이거 봐, 반성하지 않고 버티니까 이렇게 솟아날 구멍이 생겼잖아! 완벽하게 부활한 웨이팅 포 러브의 손에… 죽어라!”


“반성하지 못해서 그 꼴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나?”


어디선가 들린 목소리에 아이더는 물론이고 재하와 유키카게도 어리둥절했다. 그 순간, 웨이팅 포 러브의 등 뒤에서 스파크와 함께 또 다른 스탠드가 나타나더니 무어라 할 틈도 없이 웨이팅 포 러브를 걷어 찼다. 아이더는 코피를 흘리면서도 경악했다.


“전선 안에서…?! 대체 뭐냐? 무슨 ‘스탠드’야?! ‘본체’는 누구냐고!”


골목 너머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한 남자가 나타나 기타를 쳤다. 기타에서 말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몸~ 등장~!”


갑자기 나타난 사내를 본 시즈카 일행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재하가 말했다.


“저, 저 사람은! 분명 TV에 나온…!”


유키카게가 말했다.


“저 사람도 스탠드 유저였다고?!”


그리고, 시즈카가 소리쳤다.


“나도 알아! ‘OUTO-록’의 리더 겸 기타리스트! 자칭 ‘울트라 슈퍼 기타리스트’ 오토이시 아키라다!!”


“아가씨, ‘자칭’이라니… 엄연히 내 별명인데. 어이, 죠스케. 여기다.”


곧바로 죠스케까지 나타났다.


“뭐야, 오토이시. 어떻게 그렇게 금방 찾았어?”


“사실 통밥 굴려서 얻어 걸린거야. 아무튼, 저 녀석이지?”


아이더는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어째서…? 어째서 네놈까지 나를 적대하는 거냐! 너는 이 ‘일’과 아무런 연관도 없잖아!”


아키라는 무덤덤하게 기타를 쓰다듬었다.


“연관? 그야… 이 ‘도시’에 나 오토이시 아키라와 ‘레드 핫 칠리 페퍼’말고도 다른 ‘전기 스탠드’가 있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거든! 그리고!”


레드 핫 칠리 페퍼가 순식간에 웨이팅 포 러브를 제압해 바닥에 찍어버리자 곧바로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가로등을 수복해 버렸다. 웨이팅 포 러브는 순식간에 빛을 잃었다.


“난 ‘반성’하지 않고 기고만장한 놈들은 더더욱 안 좋아하거든.”


아이더는 전의를 잃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사, 살려줘! 뭐라도 불고 싶지만, 난 아무것도 몰라! ‘빅 브라더’도, ‘아이언 메이든’도! 알려주려면 모조리 알려주고 싶어! 하지만 몰라!”


“그러냐…? 그럼 어쩔 수 없지.”


죠스케는 그를 건드려 말끔하게 회복시켰다. 아이더는 회복된 자기 몸을 보더니 감사를 표했다.


“고, 고마워! 이제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게! 아예 이 도시를 떠나서…!”


“하지만, 널 봐준다고 한 적은 없어. 반성은 깜방에서 실컷 하라고.”


“히이이이이익!!”


“도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도라아아아!!”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러시를 얻어 맞은 아이더는 그대로 반대편 벽에 처박혀 기절했다.


“또한 너를 체포한다. 그런 ‘스탠드’를 가졌으면 분명 이런저런 구린 일도 많았을 거니까.”


아키라는 투덜거렸다.


“그거 내 이야기냐?”


아무튼 사건이 마무리되자, 시즈카 일행은 아키라에게 모여들었다. 시즈카가 말했다.


“당신까지 ‘스탠드 유저’에 죠스케 오빠와 아는 사이라니… 죠스케 오빠 와는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


아키라는 답변을 회피했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


그러더니 골목 너머가 소란스러운 것을 느꼈다.


“저기 오토이시 아키라가 있다고?”


“그래! 여기 ‘OUTO-록’ 심볼 박힌 ‘람보르기니 우라칸’이잖아!”


아키라는 앞머리를 살짝 넘겼다.


“아쉽게도 팬들이 몰려드니, 난 슬쩍 도망가야겠어. 작별이다, 히가시카타 죠스케. 이제 부르지 말…!”


아키라는 투명한 벽에 얼굴을 박고 쓰러졌다. 코가 부러진 듯 코피가 흐르자, 시즈카는 매우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아차! ‘투명화’ 푸는 걸 깜빡했네요…”


곧바로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그를 치유하자, 아키라는 다시 일어나 벽을 타고 오르더니 기타를 쳤다.


“작벼어어어얼~ 이다~!”


아키라가 떠나자, 죠스케가 말했다.


“돌아가자. 야나기, 몸은 괜찮니?”


“네, 조금 허전한 기분이지만…”


“그럼 다행이야. 집에 돌아가서 푹 쉬고 있어. 또 부를 게. 유키, 야나기 대신 시즈카 좀 집에 데려다 줄래?”


“네.”


죠스케가 아이더를 데리고 떠나자, 셋은 재하와 시즈카의 집으로 이동했다. 아직 몸 상태가 말이 아닌 재하는 현관문을 열며 시즈카를 부축하던 유키카게를 바라보더니 아무런 말없이 집으로 돌아갔고, 유키카게는 침대에 시즈카를 눕히며 말했다.


“푹 쉬어. 죠스케 씨가 수복했다 해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시즈카는 지쳤다는 듯 팔로 두 눈을 가렸다.


“그 자도… ‘빅 브라더’에 대해선 알지 못했어. 대체 어떤 사람일 까?”


유키카게는 시즈카의 뺨에 입을 맞추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참, 내일이나 모래 즈음해서 ‘사람’ 한 명을 만날 생각인데, 시즈카도 같이 가자.”


“누군데?”


“내 은사나 마찬가지인 분이야. 그때 가서 설명해 줄 게. 푹 쉬어.”


한편, 어느 방. 아이언 메이든은 화병에 꽂힌 장미꽃을 만지작거렸다.


‘여태까지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아이더 역시 패배했군.’


아이언 메이든은 순간 격노하여 장미꽃을 움켜 쥐어 산산조각 내버리더니 이내 진정한 듯 평온한 움직임을 보이며 생각했다.


‘역시… 한동안은 자중하는 것이 좋으려나? ‘스피드왜건 재단’까지 개입한 시점에서… 직접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것에는 ‘리스크’가 따르니까. 아이더가 나에 대해 전혀 모르니 망정이지.’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문 너머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빅 브라더 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빅 브라더는 아이언 메이든을 거두었다.


“들어오라 해라.”


문이 열리자, 한 노인이 지팡이에 의지해서 천천히 걸어왔다. 빅 브라더는 상석에 앉았다.


“앉으시죠, 몸은… 좀 괜찮으신지요?”


노인은 손사래를 쳤다.


“매일매일 나빠지는 군요. 당신의 ‘꿈’이 이루어질 때까진 어떻게든 이 낡은 목숨을 부지하려 하긴 하지만…”


“찾고 있던 ‘목표’는 어떻습니까?”


“상당히 근접한 상황입니다. 늦어도 1, 2달 안에는 끝낼 수 있지요.”


“좋습니다. 허나… 조금만 조심스럽게 활동해주시길. ‘스피드왜건 재단’이 냄새를 맡았습니다.”


“네, 명을 받들겠습니다. 빅 브라더 님.”


“아니요, 사석에선 그렇게 부르지 마시죠. 당신은… 제 ‘목표’를 일깨워 준 ‘스승’이기도 하니까요.”


노인은 가까스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당신은 제 마음의 ‘과거’를 일깨워준… 새로운 주인이나 다름없습니다. 전 당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테라다 미키’님.”


빅 브라더, 테라다 미키는 에메랄드 빛 눈동자를 번쩍이더니 어딘가 익숙한 기분이 드는 미소를 지으며 노인이 듣지 못할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다.


“그럼… 내가 조종할 수 있는 가장 약한 끄나풀 정도는 써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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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날따라 안좋았는지 그림이 많이 뭉개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