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툴툴툴툴…

쿨럭이는

큰 삼촌네 경차를 타고

일가 친척 열하나

성묘하러 갔다


다섯 앉은 뒷자리 떨어지는

펜잉크 닷 방울

똑 똑

한 우리 조카는 시도 쓴다지

그래 무슨 시를 하나

—이별을 쓰고 있어요 가끔은 죽음도

그런 말은 못 하고

나는 고개를 떨었다

대충 쓰인 A6 까만 노트도

푹—글씨를 숙였다


차를 두고 꽃을 사다가

전을 놓고 절을 올릴 때

골당 벽 사이로 까만 틈으로 돌아가신

울 어머니의 어머니가

정히 숨쉬는 놈이 무슨 죽음을 찾으냐

하시는 말씀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나는 기침을 했다

목구멍 깊이 찐득이는—무거운

새까만 잉크를 게우자고

아무것도 없는 노트 흰 위로

쿨럭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