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멋대로 하는 삼국지 모음집

장비(165?~221)

자는 익덕, 탁군 탁현 출생.

술 잘마시고, 전투는 천재였으며, 전술과 전략이 뛰어난데다 윗사람을 우대할 줄 아는 호탕한 영웅호걸 그 자체

하지만 아랫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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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웅이 죽자 이유가 말했다.


"이번에 상장 화웅을 잃었으니 적의 형세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원소는 맹주가 되었고 원소의 숙부 원외는 지금 태부로 있으니, 만일 밖에서 공격하고 안에서 내통이라도 한다면 매우 곤란합니다. 먼저 태부 원외부터 제거한 다음 청컨대 승상께서 친히 대군을 인솔하시고 군사를 나누어 토벌하고 체포하십시오."


동탁은 옳다 여기고 이각과 곽사를 시켜 군사 500명으로 태부 원외의 집을 에워싸고 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죽인 다음 원외의 수급을 사수관 앞으로 가져가 호령(사형을 집행하고 수급을 보이는 것)하게 했다. 동탁이 마침내 직접 15만의 군사를 이끌고 이유, 여포, 번조, 장제 등과 함께 호뢰관을 지키기로 했다. 호뢰관은 낙양과는 50리 떨어진 거리였다. 군마가 호뢰관에 도착하자 동탁은 여포에게 3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호뢰관 앞에 본 군영을 세워 주둔하게 했다. 동탁 자신은 호뢰관 위에 주둔하며 지켰다.


유성마가 탐지한 후 원소의 본군영으로 와서 보고했다. 원소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상의했다. 조조가 말했다.


"동탁이 직접 호뢰관에 군사를 이끌고 주둔시킨 것은 우리 제후들을 두려워 함이니 모든 병력을 이끌고 적에 맞서야 합니다."


원소가 이에 전군을 이끌고 호뢰관으로 향했다. 제후들이 각자 군사들을 일으켰다. 하내태수 왕광이 군사를 거느리고 먼저 도착하자 여포가 철기 3000명을 거느리고 나는 듯이 달려와 맞섰다. 왕광이 군마를 늘어놓아 진세를 펼치고 고삐를 당겨 말을 멈춰 세우고는 문기(군영 문 앞의 깃발) 아래를 살펴보다가 여포가 출전하는 걸 발견했다. 머리를 세 가닥으로 묶어 자금관을 쓰고, 몸에는 서촉의 붉은 비단에 온갖 꽃무늬로 수놓은 전포를 걸쳤으며, 짐승 얼굴에 머리를 삼킬 것 같은 연환(옥고리를 꿰어 연결한 갑옷)을 입고, 허리에는 정교한 사만요대를 갑옷 위에 졸라 묶었다. 활과 화살을 몸에 지니고 손에는 화극을 잡은 채 바람을 맞으며 울부짖는 적토마에 앉아 있으니, 과연 '사람 중에는 여포요, 말 중에는 적토(人中呂布 馬中赤兎)'로구나!


왕광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감히 누가 나가 싸우겠는가?"


뒤에서 한 장수가 말고삐를 놓으며 창을 잡고 나왔다. 왕광이 보니 하내의 명장 방열(方悅)이었다. 두 말이 서로 어우러져 싸우는데 5합도 못 되어 방열은 여포의 화극에 찔려 말에서 떨어졌고, 여포는 화극을 잡고 곧바로 쳐들어왔다. 왕광의 군대는 대패하여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여포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싸우는데 마치 무인지경에 들어간 듯했다. 다행히 교모와 원유 양군이 모두 도착하여 왕광을 구하자 그제서야 여포가 물러났다. 3로의 제후들도 각기 어느 정도의 인마가 꺾인 채 30리를 물러나 군영을 세웠다. *

뒤이어 나머지 제후의 군마들이 모두 도착하여 한곳에 모여 상의했는데, 여포는 영웅이라 대적할 사람이 없다는 말만 나왔다. 걱정만 하고 있는데 소교(小校, 하급 무관)가 와서 보고했다.


"여포가 싸움을 걸고 있습니다."


제후들이 일제히 말에 올라 높은 언덕 위에 포진했다. 멀리서 바라보니 여포가 거느린 한 무리의 군마 깃발을 펄럭이며 맹렬하게 쳐들어오고 있었다. 산양태수 원유의 부하 장수인 목순(穆順)이 창을 잡고 말을 달려 맞섰으나 여포가 화극을 한 번 쳐들자 그대로 찔려 말 아래로 떨어졌다. 모두 크게 놀랐다. 예주자사 공주의 부하 장수 무안국(武安國)은 쇠메를 사용하는데 그 또한 나는 듯이 말을 몰아 나갔다. 여포도 화극을 휘두르며 말을 박차고 나와 맞섰는데, 싸우기를 10여 합에 이르렀을 떄 화극으로 무안국의 팔목을 잘라버리자 쇠메를 땅바닥에 버리고 달아났다. 군병들이 일제히 나가 무안국을 구하자 여포도 물러나 돌아갔다. 제후들이 군영으로 돌아와 상의했다. 조조가 말했다. 


"여포의 용맹은 적수가 없으니 함께 좋은 계책을 의논해야겠소. 여포만 사로잡으면 동탁은 쉽게 죽일 수 있소."


한창 의논하고 있는 사이에 여포가 다시 군사를 이끌고 와서 싸움을 걸었다. 제후들이 일제히 나갔다. 조조가 말했다.


"하후연, 네가 가봐라."


조조 밑에서 별부사마, 기도위를 맡고 있던 하후연이 창을 휘두르며 여포와 직접 싸웠다. 몇 합을 싸우지도 못하고 하후연이 말을 돌려 거짓으롷 달아나자 여포가 적토마를 몰아 그 뒤를 쫓았다. 적토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데 마치 바람과도 같았다. ** 조조가 미처 휘하 장수 조인을 보내기도 전에 여포가 화극을 들어 하후연의 등 복판을 향해 찌르려는 순간이었다. 옆의 한 장수가 고리눈을 둥그렇게 뜨고 호랑이 수염을 곤두세우고는 장팔사모를 잡고 나는 듯이 달려와 고함을 질렀다.


"애비 성을 세 개나 가진 호로자식아, 달아나지 마라! 연인(燕人) 장비가 여기 있다!!"


여포는 하후연을 버리고 즉시 장비와 맞섰다. 장비는 여포와 격렬하게 연달아 50여 합을 싸웠는데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보고 있던 관우가 말을 한 번 박차고 82근(약 18kg)의 청룡언월도를 춤추듯 휘두르며 여포를 협공했다. 세 필의 말이 정(丁)자 형태로 서로 어우러졌으나 30합을 싸워도 여포를 쓰러뜨리지 못했다. 유비가 쌍고검을 뽑아 들고 누런 갈기 말을 몰아 측면으로 비스듬히 달려와서 싸움을 도왔다. 세 사람이 여포를 에워싸고 주마등처럼 돌면서 공격했다. 인마들이 모두 넋을 잃고 구경했다. 

여포는 막아내기가 어려워지자 유비의 얼굴을 보면서 화극으로 한 번 허공을 가르며 찌르니 유비가 급히 피했다. 순간 양쪽 날개가 열리자 그 틈에 여포는 화극을 거꾸로 끌며 나는 듯이 말을 몰아 돌아가려 했다. 세 사람이 어찌 그냥 내버려두겠는가? 말에 박차를 가하며 뒤를 추격했다. 다른 군병들도 크게 진동하도록 함성을 지르며 일제히 쳐들어갔다. 여포의 군마가 호뢰관 위로 달아났고 그 뒤를 유비, 관우, 장비가 쫓았다. ***


세 사람이 여포를 추격하다 호뢰관 앞에 이르러 관 위를 바라보니 청색 명주의 산개가 서풍에 흔들리고 있었다. 장비가 크게 소리 질렀다.


"저게 틀림없이 동탁일 것이오! 여포를 쫓아봐야 좋은 것이 뭐가 있능교? 먼저 동탁을 잡아 모가지를 베서 화근을 없애는 그이 좋겄소!"


동탁을 사로잡으려 말을 박차 호뢰관으로 올라갔다.


승패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왕광과 동탁: 실제로 왕광과 동탁은 전투를 벌였는데, 호뢰관이 아니라 하양진(허난성 멍진 동쪽)이다. 왕광은 동탁의 허장성세와 포위에 걸려 대패했지만, 동탁은 산동의 호걸들이 모두 일어나자 두려워하며 불안해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방열 역시 허구의 인물이다.


** 여포와 싸운 장수들: 일단 호뢰관 전투 자체가 허구인 만큼 여포와 싸웠다는 원유의 부하 목순(원전 장양의 부하)나 공주의 부하 무안국(원전 공융의 부하)는 모두 허구의 인물이다. 애초에 연의에서 상관으로 나오는 장양과 공융은 반동탁연합에 참여를 안 했다. 물론 하후연도 여기서 여포와 싸우다 거짓 후퇴를 시전하지도 않았다. 그저 작가가 공손찬이 여기 참여하지 않아 공손찬 대신 보낼 장수로 하후연을 찍었을 뿐이다. 하후연 안습


*** 삼영전여포: 아까도 말했지만, 이 전투 자체가 허구이고 유관장 삼형제가 여포와 일기토를 벌인 것도 창작이다. 게다가 유비는 조조 휘하에서 반동탁연합에 참여하여 이렇다 할 성과도 없었다. 일단 반동탁연합은 결성만 해놓고 조조, 손견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싸움도 안하려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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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찬이 없는 나비효과로 어쩔 수 없이 여포한테 져야 한 하후연에게 애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