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멋대로 하는 삼국지 모음집

이유(?~?)

자 불명, 출신지 불명

정사에선 잠깐 나온 엑스트라. 하지만 연의에선 상당한 비중을 가지며 인지도를 올렸다.

소제와 동태후를 죽인 것을 빼면 전부 연의의 창작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수많은 창작물은 연의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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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는 말에 박차를 가하며 호뢰관 아래까지 추격했으나 관 위에서 화살과 돌이 비 오듯이 쏟아지자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어 돌아왔다. 제후들은 유비, 관우, 장비를 청하여 공로를 축하하는 한편 본진으로 사람을 보내 승전보를 알렸다. 그러자 원소는 즉시 손견에게 격문을 띄워 출병하도록 명했다. 손견은 정보, 황개를 데리고 원술의 군영으로 찾아가서 대면했다. 그가 막대기로 땅바닥을 그으면서 말했다.


"나는 본래 동탁과 아무런 원한이 없소. 그러나 지금 내가 몸을 돌보지 않고 분발하며 직접 화살과 돌을 무릅쓰고 결사적으로 싸우는 것은 위로는 나라를 위함이고 아래로는 장군 가문의 사사로운 원한을 갚기 위함이오. 그런데 장군께서는 도리어 이간질하는 말이나 듣고 군량과 마초를 보내주지 않아 이 견이 무참히 패했는데, 그러고도 편안하시오?"


원술은 부끄럽고 미안하여 아무 말도 못하다가 헐뜯는 말으 한 자의 목을 치라 명하고는 손견에게 사과했다. 그대 사람이 와서 손견에게 보고했다.


"관 위에 있는 한 장수가 말을 타고 군영으로 와서는 장군을 만나 뵙고자합니다."


손견은 원술과 작별하고 본영으로 돌아와서 그 사람을 불러들였는데 다름아닌 동탁의 심복 이각이었다. 손견이 말했다.


"그대는 무슨 일로 왔는가?"


이각이 말했다.


"승상께서 존경하시는 분은 오직 장군뿐입니다. 특별히 저를 보내시어 사돈 관계를 맺고자 하십니다. 승상께 여식이 있는데 장군의 아드님과 혼인시키고자 하십니다."


손견이 버럭 성을 내며 꾸짖었다.


"동탁은 하늘을 거역하고 도리가 없는 자로 황실마저 뒤엎었다. 내가 그 구족을 멸하여 천하에 사례하려 하는데 어찌 역적과 사돈 관계를 맺는단 말인가! 내가 너를 죽이지 않고 살려줄 터이니 속히 돌아가 일찌감치 관을 바치면 너의 목숨은 용서해주마! 만일 지연시켜 일을 그르치게 된다면 몸이 가루가 되고 뼈가 부서질 줄 알거라!"


이각이 머리를 감싸고 쥐새끼처럼 허둥지둥 달아나 동탁에게 돌아가서는 손견이 그토록 무례하다고 말했다. 동탁이 성내며 이유에게 묻자 이유가 말했다.


"온후가 방금 패하는 바람에 군사들이 싸울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차라리 군사를 이끌고 낙양으로 돌아가 황제를 모시고 장안으로 옮긴 다음에 동요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요사이 저잣거리에서 아이들이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서쪽도 하나의 한이요

동쪽도 하나의 한이네

사슴(정권)이 장안으로 달려들어가야

비로소 이런 환란이 없을 것이네


西頭一箇韓, 東頭一箇韓

鹿走入長安, 方可無斯難


"신이 이 동요를 생각해봤는데, '서두일개한'은 바로 고조(유방)께서 서도 장안에서 왕성하여 12대까지 제위를 전하신 것이고, '동두일개한'은 광무제께서 동도 낙양에서 흥성하여 지금 또한 12대 제위를 전해 내려온 것을 말합니다. 천운은 돌고 도는 것으로 되돌아왔으니 승상께서 이번에 다시 장안으로 도읍을 옮기셔야 비로소 모든 근심이 없어질 것입니다."


동탁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네 말이 아니었다면 내가 진실로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마침내 밤사이 여포를 데리고 낙양으로 돌아와 천도 문제를 상의했다. 동탁은 문무백관을 조정에 모이게 하고는 말했다.


"한나라가 동도 낙양을 도읍으로 정한지 200여 년이나 지나 명운이 이미 쇠했소. 내가 살펴보니 왕성한 기운은 장안에 있으므로 어가를 모시고 서쪽으로 행차해야겠소. 그대들은 각자 서둘러 행장을 정리하시오."


사도 양표가 말했다.


"관중은 쇠약해지고 파괴되었습니다. 지금 아무런 이유 없이 종묘를 버리고 황릉을 포기한다면 백성이 놀라 시끄러워질까 염려됩니다. 천하를 흔들어 동요하기는 쉽지만 안정시키기는 지극히 어렵습니다. 바라건대 승상께서는 다시 한번 살펴주십시오."


동탁이 화를 내며 말했다.


"네가 국가의 대계를 가로막을 셈이냐?"


태위 황완이 말했다.


"양사도의 말씀이 옳습니다. 옛날에 그곳에서 왕망(王莽)이 찬탈 반역했고 경시 연간에 적미의 난 때 장안이 불타 부서진 벽돌과 기와 조각만 남아 있는 폐허가 된 땅입니다. 더욱이 백성이 유량하여 백에 한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금 궁궐을 버리고 황무지로 간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동탁이 말했다.


"관동의 도적들이 일어나고 천하가 난을 일으켰다. 장안에는 효산과 함곡의 험준함이 있고 더욱이 농우(농산의 서쪽 지역. 황하의 동쪽)가 가까워 목재와 돌, 벽돌과 기와를 기한 내에 마련할 수 있으니 한 달 안에 궁궐을 세울 것이다. 그대들은 더 이상 여러 말 마라."


사공 순상이 간언했다.


"승상께서 천도하신다면 백성이 소란을 일으켜 편치 못할 것입니다."


동탁이 버럭 성내며 말했다.


"내가 천하를 위해 계획하는데 어찌 일반 백성을 소중하게 생각하겠느냐!"


그날로 양표, 황완, 순상을 파직시켰다. 마침내 천도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는데 다음 날로 기한을 정해 즉시 시행하게 했다. 이유가 말했다.


"지금 돈과 양식이 부족한데 낙양에는 부호가 많으니 몰수하여 입관하시지요. 대강 원소 등의 문하 종족들을 죽여 가산을 몰수하기만 해도 필시 막대한 금액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탁은 즉시 철기 5000명을 보내 통지문을 하달하고 낙양 부호들을 잡아들이니 수천 호에 이르렀다. 그들의 머리에 '반신역당'이라 크게 쓴 깃발을 꽂아 성 밖에서 모두 참수하고 재물을 모조리 빼앗았다. 이각과 곽사는 낙양의 백성 수백만 명을 장안을 향해 몰고 갔다. 백성 한 무리 사이에 군사 한 부대를 배치하여 앞뒤에서 서로 끌고 호송하니 계곡에서 죽은 자만 해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또한 군사들이 아내와 딸들을 겁탈하고 양식을 빼앗아도 내버려두니 울부짖은 소리가 천지에 진동했다. 

동탁은 출발을 앞두고 모든 성문에 불을 질러 집들을 불태웠고, 아울러 종묘와 관부도 불 질러 태우게 했다. 남북의 두 궁이 화염으로 이어졌고 장락궁 정원은 모두 초토화되었다. 또한 여포를 보내 선황제와 후비들의 능침을 파헤쳐 금은보화를 가져오게 했는데, 군사들은 그 틈을 이용해 관리와 일반 백성의 분묘를 거의 남기지 않고 파헤쳤다. 동탁은 황금과 진주, 비단 및 값진 좋은 물건을 수천여 대의 수레에 싣고 천자와 후비 등을 위협하여 결국 장안을 향해 떠났다. 이때 낙양 인근에 살던 관리 사마방은 난세를 예감하고 장자 사마랑에게 친지를 이끌고 고향 하내군 온현으로 낙향하게 지시했다. 사마랑은 동생 사마의와 친지를 이끌고 하내군으로 피난했다.


한편 동탁의 장수 조잠은 동탁이 이미 낙양을 버리고 떠난 것을 보고는 즉시 호뢰관을 바쳤다. 손견이 군사르 몰아 먼저 들어갔다. 유비, 관우, 장비와 제후들도 각기 군사들을 이끌고 들어갔다. 손견이 나는 듯이 낙양으로 달려가는데 멀리 화염이 하늘로 치솟고 검은 연기가 땅에 깔린 것을 보았다. 200~300리 안에 닭 한 마리 개 한 마리는 커녕 밥 짓는 연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손견은 먼저 군사들을 보내 불부터 끄게 하고 여러 제후에게 각기 황무지에 군마를 주둔시키도록 했다. 조조가 원소를 찾아와서 말했다.


"지금 동탁이 서쪽으로 갔으니 바로 기세를 몰아 뒤쫓아서 기습해야 한다. 본초가 이를 모르진 않을 텐데?"


원소가 말했다.


"모든 군사가 피곤하니 진격해도 이득이 없어."


조조가 말했다.


"역적 동탁이 궁궐을 불태우고 천자를 협박하여 천도했으니 온 나라가 진동하여 어디로 돌아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하늘이 동탁을 멸망시키려 하는 것이니 한 번의 싸움으로 천하가 안정될 것이오. 여러 공께서는 무엇을 의심하여 나아가지 않소?"


그러나 제후들은 하나같이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고만 말했다. 조조가 크게 성내며 말했다.


"이런 못난 자식들과 어찌 함께 일을 꾀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직접 군사 1만여 명과 하후돈, 하후연, 조인, 조홍, 이전, 악진을 거느리고 밤새 동탁을 추격했다. 조조 수하에 있던 유비 역시 그 뒤를 따랐다.


한편 동탁이 형양 지방에 이르자 이유가 말했다. *


"승상께서는 방금 낙양을 버렸으니 추격 부대를 방비하셔야 합니다. 중랑장 서영에게 일러 형양성 밖 산간 평지 옆에 군사를 매복하도록 하십시오, 만일 추격 부대가 오면 그냥 온전히 지나치게 내버려두고, 우리가 여기서 싸워 물리치기를 기다렸다가 뒤에서 차단하고 불시에 들이치면 뒤따라오는 자들이 감히 다시는 추격하지 못할 것입니다."


동탁이 그 계책을 따리기로 하고 다시 여포를 시켜 정예병을 이끌고 뒤를 저지하도록 했다.


싸움은 어떻게 될까?"


* 형양 전투: 전투가 낙양에서 장안으로 향하는 동탁을 조조가 추적하는 전투로 서술되나, 형양과 장안은 방향이 다르다. 실제로는 조조가 홀로 동탁을 공격하려다 기습을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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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에서 조조 개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