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겨울 햇살도

메마른 눈보라도 겪었다


그런 오솔길에게도

또 하루의 봄날이 찾아왔다


봄 햇살에 솟아난

꽃이 말하기를


자기는 져도 곧 다음해

다시 필거라고 한다


그러곤 얼마 못가

꽃잎을 흩뿌리며 시들었다


떨어지는 꽃잎에 베인 상처가 뒤덮여 

오솔길은 움츠라든다


날이 지나 하얀 하늘에서

다시 봄빛이 스며들면


못에 박힌 오솔길에는

작은 울림만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