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아 씨, 퇴근하면 저녁 뭐 먹을 거야? 난 진짜 저녁 메뉴가 항상 고민이더라."
"저는 오늘 집에 남은 두부가 있어서 그걸로 찌개 끓여먹으려고요."
"정말? 아,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갑자기 찌개 땡기네. 그럼, 혹시 나도 선아 씨 집에 초대해주지 않을래? 내가 나중에 밥 한 번 살 테니까, 회사에서도 유~명한 선아 씨 요리 솜씨를 한 번 경험하게 해주면 안 될까...?"
"아.... 제가 다른 날이면 정말 기꺼이 초대해드렸을텐데, 집에 남은 두부가 슬슬 먹지 않으면 위험할 정도로 방치되어 있었어 가지고 이 상태로 선배님을 초대하기에는 조금......"
"아아~ 그럼 그럼, 당연하지! 나도 자취해보니까 알겠더라고. 식재료 같은 거 '나중에 먹겠지~' 같은 느낌으로 방치해뒀다가는 큰일 나니까. 근데, 그럼 선아 씨도 먹기에는 조금 그렇지 않아?"
"이건 제 남친이 마지막으로 남겨준 거라 아껴 먹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어, 음...... 어..... 미, 미안 선아 씨. 내가 괜한 말을 해버렸네...."
"아니에요, 괜찮아요. 일부러 그러신 것도 아니고요. 아, 참. 선배님만 괜찮으시다면, 혹시 내일은 어떠세요? 제가 맛있는 걸로 만들어 드릴께요."
"와, 정말~? 고마워, 선아 씨! 내가 재료비든 뭐든 다 내줄 테니까, 우리 특급 셰프의 솜씨만 믿고 있을게! 그럼 나는 내일을 위해서 남은 일 마저 끝내러 갈 테니까 선아 씨는 일 끝나면 먼저 퇴근해~."
"감사합니다. 선배님."
"하... 드디어 집에 도착했네. 선배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내 집에 찾아오시겠다는 건지.... 비용도 비용이지만, 별로 친하지도 않은 직장 동료 집에 찾아가는 게 부담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
선아는 냉장고를 열며 말했다.
"그치, 자기야?"
두부 (頭部)
콩으로 만든 두부(豆腐)의 소비 기한은 약 90일.
인간의 머리에 해당하는 두부(頭部)의 부패는 대략 사후 24일 이후부터 진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