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신실한 종으로서, 악을 처단할 것을 맹세합니다.

마리아를 처음 보았을 때, 그녀가 내뱉고 있던 말이였다.

모험가의 삶이란 그리 멋있지 않다. 로망을 지껄이는 이들은 하나같이 뭣도 모르는 애송이거나, 그런 애송이들을 현혹하려는 사기꾼들 뿐이다. 높은 소득의 이유는 그 소득이라는 우물을 퍼올리기 위한 마중물이 자신의 생명이였기 때문이고, 펌프를 내리는 힘이 자신의 수명을 파고드는 정신이기 때문이였다.

예거는 별볼일 없는 브론즈 모험가 애송이였고, 그날도 일거리를 찾아 열심히 발품을 팔러 다니는 중이였다. 나름 모험가로 일하며 손에 굳은살이 박혔다 자신하게 된 이후로는 하루 벌어 하루 입에 침좀 묻히는 삶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하늘은 공활해도 자신의 앞길만큼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수중에 있는 돈이라도 늘리고, 저축하고, 더욱 더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우연찮게 괜찮은 의뢰를 찾게 되었지만, 의뢰의 스케일로 보나, 요구 조건을 보나, 예거 혼자서는 할 수없는 일이였기 때문에, 하루 일을 같이 할 사람을 찾아야만 했다.

다행히도 예거는 부지런한 만큼 나름 인망이 있는 편이였고, 적당한 넓이와 알량한 깊이의 인맥 중에서 괜찮은 실력을 가진 이들을 포섭할 수 있었다.

시간과 실력이 맞는 이들이 두명밖에 없어서, 한명을 더 구해야 했지만 말이다.

"오랜만이야. 너는 여전히 부지런히 지내나 보네? 가끔 만나는 애들한테 네 이야기를 들어. '예거 그놈은 쉬지도 않냐?' 고."
"나야 잘 지냈지. 그것보다 마이클, 괜찮은 사람 없어? 한명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오, 동료를 찾고 있나? 그렇다면 내가 아주 괜찮은 사람을 알고 있는데. 어때? 추천 받아볼 생각 있어?"
"추천을 받으면 받는거지, 생각이 있냐는 말은 대체 뭐야? 아무튼, 어디 한번 말해봐. 별 시덥잖은 새끼면 너를 족치면 되니까."

마이클은 실력있는 마법사였다. 브론즈 수준에 불과하다곤 하지만 그건 그의 마법의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이였고, 마법의 숙련도로 따진다면 훨씬 높았다.

모험가들에게는 일발으로 상황을 뒤바꿔줄 화력보다는, 적어도 실수 때문에 자신의 뒤통수를 때리지는 않을 사람이 더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이클은 최고의 동료였다. 브론즈급이라는 칭호와 다르게, 그 부지런하게 산다는 예거 보다도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거기에 그는 그 성격 나쁘다는 마법사들 중에서, 아니 모험가들 중에서도 상당히 둥글둥글한 성격이였으니까.

"자 자, 헛소리는 둘 다 그만하시고. 그래서 누군데요? 그 대단한 사람이."
"이런이런... 레나, 그 사람은 그렇게 비꼬면서 부를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그래, 내가 직접 말해주기 보다는 너네가 직접 보는게 더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따라와봐."

레나는 실력있는 도적이였다. 남의 물건을 탐하는 자라는 뜻은 아니였고, 다재다능한 이라는 뜻이였다. 정찰과 함정 탐지-해체, 적당한 스위칭이 가능할 정도의 전투 능력, 그리고 똑똑한 머리. 거기에다 아름다운 외모까지. 다만 브론즈급에 머물러있는 것은, 아마도 그녀 자신의 게으름이 문제이지 않을까?

아니라면 그녀가 처음 모험가를 시작했을 때, 그녀의 외모를 보고 추근덕거렸다 크게 한방 얻어맞은 길드의 랭크 감별관 탓일지도 모르고.

마이클은 유머러스한 성격 답게 농담을 많이 내뱉어 분위기 메이킹을 도맡는 남자였지만 허튼 말은 하지 않는 자였기에, 예거와 레나는 일단 그를 믿고 마이클을 뒤따라갔다.











아카데미 얀데레는 언제 연재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