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지~나 그러면 다녀올게~얌전히 있어야해~? 쪽♡"

그 쌀쌀맞았던 45가 맞나 싶을정도로 UMP 45는 내게만큼은 다정하다. 물론 45가 모르는곳에 가려고하면 죽은 눈으로 날바라보지만 아무래도 괜찮다. 끔찍한 기억이 떠오를때마다 45가 날 진정시켜준다. 상처는 절대 아물지않지만 45덕분에 무뎌질수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

"416~한번 하자니까 그러네에~?"


"전 그런 천박한 인형이 아닙니다. 어서 그 더러운 손 놔주시죠. 그렇지 않으면 지휘관님의 고간을 모잠비크 드릴로 조져버릴겁니다.(대충 불알에 두발 쥬지에 한발씩 쏘겠다는 소리)"

오늘도 지휘관의 더러운 욕구를 거절하고 나오는 416 이었다.


404소대 숙소로 돌아온 416은 옷을 벗어던지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그 동시에 냉장고에서 술병을 하나꺼내 마시기 시작했다. 


"크~시발 그 드러운 짐승새끼 맨날맨날 섹스하제 더러운 새끼가.."


"야..너 술 약하잖아.."

술병을 들고있던 416을보고 기겁한 나머지 내 처지를 잊지도 못하고 416에게 말을 걸어버렸다. 


"아 어쩌라고!!내가 마시겠다는데 니가 뭔상관이야..어??"


"그래그래..많이마셔 많이. 먹고 토하지나마라~"


"아 토 안한다고!!"


자기가 마시겠다는데 별수있나.

난 이제 내가 할일을 하고있었다. 나름 작전중이었기에 어서빨리 이곳을 나갈생각을 해야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45도 같이 올수있다면 최고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어이.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해?"

416이 얼굴이 시뻘게진채로 내게 다가와 물었다.


"? 아니 별생각안해. 왜?"


"별생각 안하고있긴 지랄 염병하고있네 니 얼굴보면 다 쓰여있다고!"


"하아..그래그래..알려줄게 알려줘.."

사실 이 작전은 기밀이다. 하지만 416은 입도 무겁고 지금은 술에 취했으니 내일정도면 금방 잊을거다.


"그래서어..45를 데리고 가고싶다고?"


"응. 나중에 같이 도망가서 내 고향집에서 같이살고 싶어."

순간이지만 416의 얼굴이 일그러진걸 볼수있었다.


"그렇게 45가 좋아..?"


"응..좋아.."

순간이지만 얼굴이 후끈후끈거리는걸 느낄수있었다. 


"그래..?"

그러자 416이 내 고개를 부여잡고 딥키스를 시전햤다.

"츄우우웁 츄릅..♡"

그녀가 고개를 떼자 은색 실가닥이 쭉 늘어졌다.


"416..이게 무슨..?"


"나도 너 좋아해."


"개소리야 또.."


"전부터 45랑 하는 얘기 들었는데 너무나도 질투가 나서 참을수가 없었어."


"그리고 그 쓰레기 새끼가 날또 덥치려고 했어."


"하지만 난 정했는걸. 처음을 주는사람은 너야. 그렇게 정했어."

도저히 납득이 안갔다. 언제부터..?


"언제부터 그랬던건데..?"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45에게 널 뺏기기 싫어. 그리고 이제부턴 45에게서 널 빼앗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거야."


아무리 내가 지휘부에서 아이들에게 미움받아도 416이 취했을때 어떤진 안다. 하지만 내가본 그 모습은 절대로 취한모습이 아니었다. 

***

"다녀왔어~슬레지. 안아줄까??"

45가 장난끼가득한 얼굴로 날 쳐다봤다.

그게 너무 귀여운 나머지 얼굴을 조금 붉혔다.

"응.."


"뭐어라고오? 좀만더 간절한 얼굴로 빌어봐~"

아직도 그 사디스트 기질은 없어지지않았나보다.


"안아줘..45.."

무슨 사랑을 고백하는 순수한 소녀마냥 수줍게 안아달라고 했다.

"슬레지는 너무 귀엽다니까~쪽♡" 

45가 날 안아주며 내 볼한쪽에 작게 키스를 해줬다.


마치 신혼과도 같은 이 일상이 나는 너무나도 행복했다.


하지만 열린 문사이로 누군가가 보고있을거라곤 꿈에도 상상못했다.

***

치료기간동안 안에만 있었더니 너무나도 답답해서 산책을 조금나가기로 했다. 시간은 아마 5시쯤? 미군에 작전중이라는 보고를 올리고 잠깐 나가서 바깥 바람좀 쐬고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걷는동안 앞으로 45에게 어떤식으로 고백할지, 어떻게 해야 45랑 같이 있을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던 찰나,


"? 이번에 잡혀온 포로가 너였구나."

듣기도 싫은 목소리..나를 제일 괴롭혔던 M4였다. 

***

처음에 그녀가 날 알아봤을땐 그냥 무시해버렸다.

이젠 45라는 그녀보다 소중한 존재가 있기에, 그녀는 날배신했기에, 너무나도 혐오스러웠기 때문이다.


"너, 나 싫어하잖아. 근데 왜 갑자기 와서 지랄인데?"


"어머..전 애인한테 지랄이라니 너무 말이 심한거 아니야?"

확실히 그녀는 눈이 초췌해보였다. 눈에는 눈물자국이 있고 꽤나 마음고생을 한거처럼 보인다.


"그래서 왜 불렀어? 그사람이랑은 잘되가?"

그러더니 M4의 눈가에서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씩 흐르다 점점 겉잡을수 없게 되어버렸다.

"미안해..미안해...정말 미안해.."

날 껴안으려는 그녀를 밀어내고선 천천히 달래려해봤다.

"뭐가 미안하고 자시곤데?"


"미안해..정말..미안해...진짜 나..내가 너무 혐오스러워.."


"너가 짤리고 나서 생각했는데 정말 너 생각밖에 안했어.."


"내 생각밖에 안해? 염병하네."


"아니야..!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믿어줘 제발.."


"나..아직도 후회하고 있어.."


"뭘?"


"널 두고 다른남자랑 몸을 섞은거랑 널 배신한거랑 널 매도한거랑.."

M4의 가녀린 울음소리에 내 마음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말 염치없는건 알아..진짜 후회하고 있어..우리 다시해보면 안될까..?"

***

M4가, 내가 정말로 사랑했던 그녀가 내 앞에서 내게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초라도 고민한 내가 정말 한심하다. 





"근데 너..내 이름은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