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와 황녀는 뛰어난 마도사, 


그럼에도 신성왕국의 수도까지 텔레포트 마법을 쓰기에는 준비가 많이 필요했지


멀미감을 참으며 도착한 황녀와 무녀 그리고 여제,


그들앞에 보이는 것은 피바다가 된 성국의 신전


탐색 마법을 사용하며 얀붕이를 찾아 도착한 앞에는,

 

사랑하는 얀붕이와 가증스러운 적이 서있었지 


이미 다섯명의 여인들은 쓰러진 것을 보니 이미 늦어버린듯 했어


아니, 처음부터 모두가 달려들었다 해도 이기기 힘든 싸움이였겠지


단단히 각오를 다지고 전투에 임한 그들이였지만,


천사 앞에서 남은 세명도 일방적으로 쓰러져 버렸어


제국인 군주인 그들조차, 천사앞에서는 한낱 여왕개미에 지나지 않을 뿐이였지


천사에게 있어 발 한번 짖밟으면 무너질 나약한 것들


천사의 무력은 그만큼 압도적이였지, 감히 인간이 신의 사자를 이길순 없었어


얀붕이의 애원은 이번에도 묵살당했지


한때 자신이 아끼던 것들이 파리목숨마냥 죽어가는 것을 또다시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어


마침내 천사의 손 안에 모이게 된 별들


천사의 소망이 이루어질 시간이였어


여신에게 빼앗은 힘, 그것은 신격


신으로 화할수 있는 원초적인 힘


"이제부터 전 여신님의 별들을 모두 삼킬꺼예요


아무도 대적하지 못하는 절대자가 되어, 


당신이 결코 제 곁을 벗어나지 못하게 할꺼예요


지켜봐주세요, 당신의 아이가 신이 되는 모습을"


천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하늘이 검게 물들어갔지


수많은 별들이 그 하늘을 수놓고 있었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려는듯이


'이제 여신님은 오직 나만의 것


이제 내가 여신님의 주인이야........!'


환희에 잠긴 천사,


하지만 그 순간, 천사는 각혈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통증이 느껴졌어


들끓는 듯한 고통이 뱃속으로부터 끊임없이 요동쳤지


'어째서, 무언가 함정이 있었나?!


더 이상 방해꾼은 없을텐데!!'


고통에 몸부림 치는 천사,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건것은 얀붕이였지


"신격이 있다고 해도 너는 그 힘을 너의 안에 모두 담을 수 없어


그 힘은 너를 오히려 좀먹고 죽음에 이르게 할꺼야"


얀붕이의 말대로 천사는 지금 죽어가고 있었어


피를 끊임없이 흘리며, 그 찬란한 날개의 깃이 우수수 빠져나가고 있었지


천사는 허무함에 웃으며 여신에게 원망을 풀어냈지


"그래서 이 순간을 노리고 있었나요.......아하하......


역시 여신님이예요, 제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당신의 손바닥 안이였다는 건가요?


정말 미워요! 증오스러워요! 당신이!............내가 그렇게 싫은거냐고..........!!


내가 죽는 순간이 정말 짜릿하겠네요!! 


배신자에게 복수하는 것 만큼 즐거운게 또 없겠지요!


네, 그래요 당신이 이겼어요!


당신을 저주합니다 빌어먹을 여신님!!"


천사의 절규, 얀붕이는 그녀의 대답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어


얀붕이의 눈에 담긴것은 분노도 통쾌함도 아니였지, 


그것은 곧 다가올 이별에 대한 슬픔, 천사는 그것을 보지 못했어


얀붕이는 입술을 달싹여 천사에게 고했지


"걱정하지마렴, 나는 널 결코 죽게 놔두지 않아, 


너도 나의 사랑하는 아이니까


더 이상, 나는 아무도 잃지 않을꺼야


내 손으로 이 잘못을 바로잡겠어"


그리고 얀붕이 뒤에 자라나는 거대한 나무,


모든 여신으로서의 힘을 잃은 얀붕이였지만, 


얼마전 되찾은 하나의 힘, 그것은 세계수가 가진 부활의 힘


피조물에 불과한 세계수는 제 생명을 모두 소진해,


얀붕이 한명을 부활시키는 것이 끝이였겠지만, 여신인 얀붕이는 달랐지


나무의 흰 꽃들이 모두 개화하며 꽃잎들이 바람을 타고 흩날리기 시작했지


그리고 시작된 신의 기적, 피조물들은 감히 따라할수 없는 여신의 권능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여인들이 세상의 법칙을 거스르고 다시 그 심장이 뛰기 시작했지


여신의 자비는 여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였어


전쟁으로 수습된 시체들이 온전히 살아나 관짝문을 두드리고 있었지


신의 기적 앞에 전율하는 인간들,


양도, 세계수도 이미 부패하여 백골만 남았음에도 온전히 부활해,  


제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왜 자신이 살아난 것인지 의아해 하고 있었지  


어느새 피를 토하던 천사도 고통이 씻은듯이 사라지고, 새로운 날개깃이 돋아나고 있었어 


"어째서.........당신은 날 싫어하는게 아니였어........?


그런데 왜 이제와서........!?"


여신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천사, 


사실 그 답을 그녀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신의 입으로 듣고 싶었어


"내가 널 싫어할 리가 없잖니? 사랑하는 나의 딸,


자주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나는 너를 정말 정말로 사랑한단다"


처연하게 웃는 얀붕이, 아니 여신


다시 살아났다는 기적앞에 얼이 빠진 나머지 여인들에게도 여신은 말해주었어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말해줄 기회가 없을테니까


"나는 너희를 언제고 사랑한단다,


가끔 바보같은 짓을 해도, 서운하게 만들때가 있어도


그정도로 나의 사랑은 식지 않아,


친구로서, 가족으로서, 연인으로서, 신으로서, 어머니로서, 너희가 나에게 원하는 것은 다를지라도, 


너희들에 대한 나의 사랑은 영원토록 불변한단다"


그리고 그 순간, 대지가 갈라지더니 수많은 검은 손들이 나타나 얀붕이를 붙잡았어


이제는 여신이 지은 죗값을 치를 시간, 그 죄의 무게는 이번엔 훨씬 무거웠지


그것은 죽은자를 살리고 세상의 섭리를 무너트린 죄,


천상에서 추락시켰어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여신에게 내려질 형벌은,


무저갱으로의 추락, 즉 영원한 지옥이였지


천사가 황급히 빛의 창으로 검은 팔들을 끊어버렸으나, 


그 이상의 팔들이 나타나 점점 여신을 끝없는 구덩이로 끌고 들어갔지 


그제야 별자리 소녀들은 애원했어, 제발 떠나지 말아달라고


그것이 여신이 원하는것이 아닐지라도, 붙잡지 않을 수 없었지


"제발 가지마요..........! 제가 다 잘못했어요!! 


이젠 꼭 착한 아이가 될께요.....!!


다른 녀석들과도 사이좋게 지낼께요....!


그러니 제발 제 앞에서 사라지지만 말아주세요........


혼자는 이제 싫어요.........."


끊임없이 탐하고, 싸우고, 갈등한 끝은, 


여신을 지옥의 구렁텅이에 제발로 들어가도록 몰아넣은 것이였지


그것은 단지 천사만의 잘못이 아니였어, 그녀는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힘이 있었을 뿐,


여신을 두번이나 추락시키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은 소녀들의 탐욕때문이였지


누구도 그 죄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어, 다만 그 무계를 짊어질 뿐. 


소녀들은 여신에게 애원했지, 


자신의 죄를 그제야 뉘우치고 진심어린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고백했어


여신을 괴롭힌 일, 독점하려 한 일, 소중한 것을 빼앗은 일, 마음대로 하려한 일


그렇게 용서를 빈다면 혹시나 여신이 떠나지 않고 남아줄까해서, 


여신을 잡아당기는 검은 손들이 혹시나 멈춰주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희망에 매달렸어


그런 소녀들에게 여신은 끌려가기 직전, 마지막 메세지를 남기지


절망에 빠지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나기 위한, 희망의 불씨를 말이야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 너희들은 신의 기적을 쫒았지만, 


나에게 있어 기적은 너희들 그 자체야,


그러니 부디 용감하게 살아주렴, 


절망의 늪에 빠져도 가라앉지 말아주렴.


너희들의 곁에 내가 없더라도, 


저 밤하늘의 별들로 항상 지켜보고 있을테니까


열심히 안 살면, 나중에 혼내줄꺼다?"


얀붕이도 마지막 순간엔 눈물이 차올랐지만, 결코 흘리지 않았어


대신 억지로나마 생긋 웃음를 지었지


자신이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햇는데 어떻게 그녀들이 꿋꿋이 버틸 수 있겠어?


마지막까지 신답게, 강하고 아름다운 모습만 보이는 것,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역할


수많은 검은 손들이 얀붕이의 얼굴과 몸을 완전히 감쌀때까지 울지않았던 얀붕이는,


소녀들의 절규와 함께, 마침내 자신의 몸뚱이가 중심을 잃고 넘어져


끝없는 구덩이로 떨어지자 안도하며


그제야 마침내 참고 참았던 눈물과 울음을 터뜨렸어


'사실 나도 헤어지고 싶지 않았어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과.......!!'


신답지 못한 아이같은 눈물과 울음, 


이것만큼은 그녀들에게 결코 보일 순 없었으니까.






예아, 드디어 완결

내일 에필로그로 끝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