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돌리고 어색한 거 수정했음

오역 의역 많음

각종 오타 번역 잘못된 거 있으면 말해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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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차게 액셀을 밟으며 50CC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토우코는 찌는 듯한 여름의 밤바람을 가르고 나아갔다.

 머릿속엔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갔다.

 예를 들면 미카게 유우키와 신죠 카오루의 섹스. 횟수도 내용도 자신과 하는 것보다 훨씬 진하겠지, 라던가.

 아키츠키 케이와도 한 것 같은데 섬세함이 없는 그녀에 대해서. 독선적인 성격이라 지루한 걸 넘어 고통스러웠겠지, 라던가.

 그 미나가와 유키나는 어떨까. 러브호텔에서 나왔으니까 분명 할 일은 했겠지. 적어도 토우코라면 그렇게 했다.

 그 모든 것이 질투 나고 밉다.

 유우키의 집은 학교를 사이에 두고 토우코의 집과는 정반대의 방향에 있다. 몇 개의 좁은 골목을 지나 목적지에 다다르자 토우코는 시동을 끄고 멈췄다. 그 뒤부터는 오토바이를 밀며 나아갔다.

 유우키의 집 주소나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는 하기리 카나메가 철저히 조사했다. 그건 쿠로이와 토모의 정보와 교환해서 토우코도 알고 있다.

 이윽고 오래된 목조 아파트가 토우코의 눈에 들어왔다.

 ······좋게 말하면 역사를 느낀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가난하다.

 하기리 카나메의 정보로는 이 오래된 아파트에서 유우키는 아버지와 둘이서 살고 있다고 한다.

 토우코는 스마트폰을 꺼내고 유우키의 핸드폰이 아니라 그 아파트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아래층에서 방을 관찰했지만, 불이 켜져 있지도 않았다. 전화를 현관문에 설치한 것이겠지. 울리는 벨소리가 토우코의 귀에 살짝 들렸다.

 '부재중이네······'

 이런 심야에 카오루가 유우키를 데리고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 토우코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 기분이었다.

 '네놈의 밤놀이에 유우키 씨를 말려들게 하지 말라고!'

 유우키가 이 전화를 받으면 좋고, 카오루가 받는다면 아침이 돼서 카오루가 나가기를 기다릴 생각이었지만 부재중이라면 예외였다.

 토우코는 잠시 고민하다······

 '들어갈까.'

 라며 생각 없는, 정말이지 토우코다운 결론에 이르렀다.


 이제 와서 겁에 질려 주저하는 성격이었다면 토우코가 속옷만 입고 경찰에 폐를 끼칠 일은 없었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부주의. 행동력 과다, 판단력 과소. 담력이라면 헤비급이라는 것이 카츠라기 토우코의 특징이다.


 삐걱삐걱 소리를 내는 계단을 올라, 좁은 통로를 곧장 끝까지 나아갔다. 복도 끝에 위치. 옆방에 입주자는 없는지 문고리에 전력회사의 편지가 걸려 있었다.

 집 앞까지 가서 문고리를 돌려봤지만 역시 잠겨 있었다.

 이런 때의 규칙.

 토우코는 쭈그리고 앉아 현관 앞의 매트를 젖혔다.

 '빙고!'

 달빛을 받아 흐릿하게 빛나는 집 열쇠를 줍고, 토우코는 쿡쿡 웃었다.



◇◇◇



 ――카나메 씨! 카츠라기 녀석, 미카게 씨의 집에 들어가 버렸어요!!


 '······진짜? 아니, 카츠라기답네······진짜?'


 ――정말이라구요! 되풀이하지 말아 주세요! 어떡할까요!?


 '카츠라기도 참 어지간하네······애들 모을 테니까 잠시 대기. 그대로 지켜봐.'



◇◇◇



 어두운 현관문에 서서 토우코는 뒤로 손을 뻗어 문을 다시 잠그려 하다――멈췄다. 문을 잠그면 유우키가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다.

 시야를 가득 메우는 건 어둠이다. 하지만 그리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생활의 냄새라고 부를 수 있는 것. 그것에 불쾌한 기분을 들지 않았고, 왜인지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토우코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여기에 유우키 씨가······"

 현관문에서 들어오는 달빛에 의지해서 벽의 스위치를 누르자, 확 시야가 밝아졌다.

 계단은 불안했지만, 실내구조는 튼튼해 보인다.

 오른쪽에 신발장이 있고, 눈앞에는 다이닝룸 겸 부엌. 넓이만큼은 확보됐지만 그뿐이다. 전자레인지, 오븐, 밥솥… 이곳에 있는 것 중, 토우코의 집에 없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럴 터인데······

 토우코는 불쑥 중얼거렸다.

 "따뜻해······?"

 그곳에 있던 건 『안심』이다. 이 『집』에는 토우코를――주인을 받아들이는 편안함과 안심이 있다.


 토우코의 집에는 무엇이든지 있다. 단지 편안함과 안심이 없을 뿐.


 이어서 토우코는 냉장고를 바라봤다.

 아주 작은 냉장고다.

 문을 열자 자른 야채를 가득 담은 밀폐 용기 외에 달걀이나 레토르트 팩, 우유, 보리차, 조미료 등이 눈에 들어왔다. 냉동고에는 소분된 고기가 정돈되어 놓여 있었다.

 이것들에는 따뜻한 『가정』의 냄새가 났다.

 깔끔하게 정돈된 이 냉장고는 카오루가 한 걸까······

 토우코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까불고 있어······"

 이 따뜻한 장소에서 카오루가 유우키와 『가족 놀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가슴속에서 질척한 용암이 끓어오른다.

 "이런 거······"

 격분한 토우코는 자른 야채가 담긴 밀폐 용기의 내용물을 주변에 쏟아부었다.

 "이런 거······!"

 우유나 보리차, 액체 조미료는 모두 싱크대에 버렸다. 냉동고 안의 얼음은 바닥에 흩뿌리고, 소분된 고깃덩어리를 벽에 내던졌다가, 예상보다 큰 소리를 내자――

 토우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나, 뭐 하는 거지······" 

 흥분에 집어 삼켜진 건 한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한순간으로 다이닝룸은 큰일이 나버렸다.

 "이거, 어떡하지······"

 주위는 태풍이 지나간 것 같은 모습이다. 달걀이 깨져 끈적한 내용물은 벽에 튀어 실을 늘이고 있다. 바닥엔 자른 야채가 흩어져 있고, 거기에 일그러진 냉동육이 토핑되어 있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목을 축이고 싶었지만, 냉장고 안의 음료는 모두 싱크대에 버렸다. 얼음에 이르러선 바닥에 흩어져 있다.

 미지근한 수돗물은 마시고 싶지 않아 토우코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더운 여름의 더위에 시달려 턱에 땀이 흘렀다.

 조금 머리를 식히고 싶다.

 토우코는 다다미가 깔린 거실로 나왔다.

 복도가 없는 집은 토우코에게 무척 신선하게 비쳤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동할 수 있는 건 편해서 좋았다. 거실로 곧장 들어가 에어컨을 켠 뒤 역시 가정의 냄새가 나는 거실을 둘러봤다.

 작은 테이블 위에는 간장과 소금 병이 놓여 있고, 벽에는 쓰레기 버리는 요일이 적힌 지자체 달력이 붙어 있다.

 갑자기――TV가 놓인 선반에 눈이 갔다.

 작은 액자가 있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자와 웃는 얼굴의 유우키가 찍혀 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자는 아마 유우키의 아버지겠지만 전혀 닮지 않았다.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따봉을 날리고 있는 모습은 좋게 봐도 푼수남. 상남자와는 좀 거리가 멀지만, 왠지 상냥해 보인다.

 "······?"

 토우코는 사진 한구석에 적힌 날짜를 흘긋 보다가 그 위화감을 깨달았다.

 사진을 찍은 건 4년 전인데 유우키의 외모는 전혀 변화가 없다.

 무슨 장난이지?

 이어서 토우코는 선반을 열고 앨범으로 생각되는 책자를 꺼냈다.

 페이지를 넘겨 한 장 한 장 확인한다. 날짜만이 바뀌고, 유우키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앨범 속의 아버지는 점점 흰머리가 늘어간다. 늙어간다. 어느 페이지를 펴도 웃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토우코의 눈에는 너무나도 슬픈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처럼밖에 보이지 않는다.


 토우코는 가슴속의 노기가 급속히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불변의 시간 속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소년은, 웃으며 늙어가는 아버지를 어떤 심경으로 지켜보는 것일까.

 뭔가를 깨달을 것 같다.

 뭔가가 넘쳐 흘러내릴 것 같다.

 토우코는 홀로 앨범을 끌어안은 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동이 틀 무렵, 토우코는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가족을 늘리자.


 다행히 토우코는 이를 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앨범에 가득한 행복을 담자. 빛나는 미래를 담자. 『가족』의 앨범을 담자.


 해가 떠올랐다.

 토우코는 일어나서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각오를 다지고, 변함없이 참상을 드러낸 부엌을 치우러 나섰다.


 오늘은 분명 좋은 날일 것이다.


 근거도 없이 그렇게 생각하는 토우코의 눈앞에서 소리 없이, 조용히 현관의 문고리가 돌아갔다.

 섬세하고 신중한 행동이었다.

 "유우키, 씨······?"

 문 너머에 있는 건 유우키다. 카오루라는 위험은 생각하지 않는다.

 약간 열린 문은 생각을 바꾼 듯 원래 위치로 돌아가 찰칵하고 작은 소리를 냈다.

 "······?"

 도대체 무슨 일이지. 자신의 집에서 유우키는 어째서 사양하고 있는 건가.

 토우코는 대수롭지 않게 문을 열어젖히고――

 가느다란 유우키의 손을 붙잡아 실내로 끌어당겼다.


"어서 오세요."



◇◇



 유우키는 말이 없었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토우코를 쳐다봤다. 그 눈을 토우코는 본 기억이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괴물을 보는 눈이었다.


 순간적으로 토우코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걸 깨달았다.

 머릿속에 번뜩인 건 웃는 얼굴의 신죠 카오루.


 ――어제 유키의 OK가 나와서, 처음으로 집에 갔어!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섹스하고 있는데, 키스하고 있는데, 그건 이상하다. 순서가 반대라고 생각했다.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카오루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이르자 멍청한 토우코는 간신히 이해했다.


 룰 그 하나.

 부르지도 않았는데 집에 찾아가서는 안 된다.


 유우키가 토우코를 바라보는 눈빛은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괴물을 보는 그것으로――

 구깃 단정한 표정이 일그러진다. 약간 동공이 열려 있다. 순식간에 공포로 물들고――

 완전무결한 초거절.

 생각했다.


 '아, 끝났다······'


 절체절명.

 그때――

 머리 깊은 곳에서 딱 하고 작은 소리가 울리고, 토우코는 『그날』을 떠올렸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눈물에 젖어 이해할 수 없는 괴물을 보는 눈으로 토우코를 바라본 『그날』.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지 말해라, 가 말버릇인 할아버지가 「할복해라」라고 토우코에게 권한 『그날』.


 과도한 스파르타 교육으로 가끔 사망자를 내기로 유명한 요트 학교에 토우코를 편입시키려고 온 가족이 폭주한 『그날』.


 중년 남자의 경찰관이 실실 웃는 얼굴로 「잊은 물건이에요」라고, 비바람에 구겨진 야한 책을 집에 가져다준 『그날』.


 눈 하나 깜빡할 수 없는 찰나 속에서 토우코의 몸은 『그날』을 따라 하듯 움직였다.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허리를 펴고 손가락은 시선 끝에 가지런히 한다.

 고개를 숙이고 완전무결한 초사죄.

 『그날』과 똑같이 말했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부주의. 행동력 과다. 판단력 과소. 담력이라면 헤비급.

 토우코의 사랑은――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