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무서운 얀순이가 마이페이스 얀붕이에게 밀리는 글을 보고싶다.


언제나처럼 얀붕이의 방을 도촬하고 감시하는 얀순이.

그런 얀순이에게 요즘들어 생긴 고민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얀붕이가 이성에 관심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는 거야.

이대로라면 감금착정임신야스는 둘째치고 손도 못잡아보게 생긴 얀순이가 최후의 보루로 남겨놨던 납치계획을 실행하는거지.


어릴 적부터 옆집에 살았던 얀순이는 얀붕이가 어느 타이밍에 가장 방심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얀붕이의 집 안 냉장고 음료수에 장난질을 쳐놓는거지. 그리고 그걸 얀붕이가 먹으면 바로 BED엔딩.


그렇게 마음먹고 창문을 통해 옆집으로 침입하려던 얀순이와 얀붕이의 눈이 마주쳐버리는거야.


순간 둘 사이의 정적이 얀순이의 당황한 목소리로 깨지고, 그와 동시에 얀붕이가 이렇게 소리치는거지.


"우효~~~침입계 미소녀 소꿉친구 겟또다제~☆"


사실 얀순이는 얀붕이 앞에선 아무것도 못하고 끌려다니는 수동적인 여자라서 이렇게 얀붕이와 딱 마주쳐버리면 고장난 것처럼 얼어버리는거지.

창틀 밖에 서있던 얀순이를 그대로 방으로 데리고 들어온 얀붕이가 얀순이에게 이것저것을 대접해주며 댕댕이처럼 치덕대기 시작해.


얀붕이네 부모님이 출장을 가며 쓰라고 놔둔 식비가 꽤 많아서 뭐 먹고싶냐고 묻고,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하고 축구한 얘기도 하고, 방금 전까지 보고있던 유튜브 영상 내용 이야기도 하고.


정신차려보니 얀순이는 자기가 무의식적으로 대답해버렸던 스태미너 밥상 앞에서 젓가락을 들고있었어.


맞은편에서 몸에 좋은거라고 신나게 먹어대던 얀붕이는 멀뚱히 보고만있는 얀순이에게 혹시 먹는 방법을 모르는거라면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옆자리로 옮기고, 장어살을 하나하나 발라주기 시작하는거야.


갑자기 용기가 샘솟은 얀순이가 발라주지만 말고 먹여주면 안되냐고 투정부리자마자 그걸 빛의 속도로 OK하는얀붕이.


어릴적부터 뭔가에 몰입한 얀순이가 식사도 거르던걸 옆에서 먹여줬던게 얀붕이였으니 새삼 이상할 것도 없었던거지.


정성스레 얀붕이가 입에 넣어주는 음식물을 행복하게 받아먹던 얀순이는 순간 이상함을 깨달아.

아무리 생각해도 얀붕이의 태도가 이성에게 보이는 그것이 아닌 것 같아.


식사 뒷처리를 하는 얀붕이 몰래 그의 방에 들어가 컴퓨터와 책장따위를 뒤지던 얀순이가 발견한건 천강역일섬이나 애써릴 오버드라이브따위의 기술을 날려대는 흔하디 흔한 판타지 소설 몇권과 자동차 잡지, 또 나이에 맞지 않게 그리운 그분의 자서전 뿐인거야.


설상가상으로 약 1주일전에 확인한 얀붕이 방의 휴지 여유량이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는 것까지 확인한 얀순이는 내심 조바심을 느끼기 시작해.


아무래도 얀붕이는 정신적 고자라고 여겨지기 시작한거지.

매일 아침, 혹한기 훈련중인 군인 4명은 들어가 잘법한 D형 텐트를 치는 얀붕이의 신체적 기능에는 이상이 없으니 정신의 문제라고 생각한거야.


거기까지 사고를 마친 얀순이는 특단의 조치를 실행하기로 마음먹어.

식사 뒷처리를 하고온 얀붕이에게, 가슴찢어지는 심정으로 이렇게 이야기하는거지.


"얀붕아, 너 땀냄새 너무 심한데 샤워좀 해."


얀붕이의 체취를 자기 자신이 없애야한다는게 너무나도 원통했던 얀순이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걸 본 얀붕이가 자기 몸에서 냄새가 나는걸로 생각하고 미안하다며 물러나는거야.


그 말을 끝으로 얀붕이의 방심을 유도하기위해 본인의 집으로 돌아가는 척 했던 얀순이는 곧바로 얀붕이의 집으로 되돌아와.


근데 이럴수가, 수건을 놓고 들어오는 바람에 젖은 알몸으로 집안을 배회하고 있는 얀붕이의 주니어와 마주해버리는거지.


갑작스런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뇌정지가 와버린채 그 모습을 뇌내저장만 하고있는 얀순이와 얀붕이는 자신만만하게 허리춤에 손을 올린채 자신의 주니어를 자랑하며 말하는거지.


"어때, 이제 냄새 안나!"


그게 문제가 아니라는걸 모르는 얀붕이의 자신만만한 태도덕분에 사랑하는 남자의 소중이를 목도해버린 얀순이가 결국 이성을 잃고 달려드는거지.


마침 얀붕이네 부모님도 없고, 자신의 부모님은 안중에도 없는 얀순이가 그대로 얀붕이의 위에 올라탄채 이렇게 말해.


"얀붕아 사랑해, 언제나 너만 보고있었어. 바보같이 웃는 얼굴이 너무 좋아. 매일같이 제대로 정리못해서 뻗치는 머리카락도 손수 정리해주고 싶어. 칠칠맞게 크림빵만 먹으면 손에 묻히는 크림도 항상 닦아주고 싶고, 재밌다고 챙겨보는 유튜브 구독 채널도 너 대신 체크해주고 싶어. 매일같이 내가 만든 음식을 먹어줘. 나랑 같은걸 보고, 같은 곳에서 살아줘. 어디를 가던 내 눈에 닿는 곳에 있어줘, 내가 함께할게. 이제 내가 너한테 먹여줄게. 음식뿐만이 아니야 나를, 너를 사랑하는 나를 먹어줘. 네 취향대로, 마음껏,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만큼. 나는 다 받아줄게. 네가 원한다면 뭐든지 해줄게."


말하는 얀순이의 눈에 생기가 없고, 스산한 목소리만 아니였다면 한 소녀의 애틋한 순애보였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얀붕이가 대답없이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있으니 화가난 얀순이가 덧붙여.


"왜 대답을 해주지 않아? 왜 내 눈을 마주쳐주지 않는거야? 아, 혹시 그 년 때문이야? 교과서 빌려달라고, 볼펜 빌려달라고 매 쉬는 시간마다 찾아오는 얀진이라는 년? 혹시 그 년이 너한테 더러운 무엇인가를 묻힌걸까? 남의 물건에 예의도 없이 함부로 영역표시를 해대는 발정난 개새끼처럼? 얀붕아, 나의 얀붕아. 너는 그런 년한테 넘어가면 안돼. 내가 널 이렇게 사랑하고 있잖아. 너도 날 사랑하지? 그렇다면 하나가 되는게 당연한거야. 자꾸 그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하면, 나도 널 아프게 할 수 밖에 없어."


거기까지 말한 얀순이가 사랑하는 소녀의 휴대물품인 포승줄로 얀붕이를 묶으며 말을 이어가.


"얀붕이는 착하니까 이걸로 끝낼 수 있을거라 믿어, 나는 얀붕이의 따뜻한 손도, 튼튼한 다리도, 예쁜 눈망울도, 전부 사랑하는걸. 괜찮아 걱정하지마, 얀붕이가 나쁜 짓만 하지 않는다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거야...그래도 만약에, 아주 만약의만약의만약에. 얀붕이가 흘리면 내가 예쁘게 보관해둘테니까 걱정하지마. 그것도 전부다 얀붕이잖아. 그렇지? 나는 얀붕이의 모든 걸 사랑해.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사랑해 얀붕아."


거기까지 말하고 만족스럽게 얀붕이를 묶은 얀순이의 시선이 얼굴에서 하반신으로 옮겨진 순간, 그녀는 당황하고 말아.


왜냐면, 얀붕이의 네오 암스트롱 사이클론 제트 암스트롱 포가 발사준비를 마친채로 대기중이였던거야.

D형텐트는 무슨, 24인용 전술지휘소 텐트를 치고도 남을 기둥이였지.


생각치못한 전개에 순간 굳어버린 얀순이의 귓가에 얀붕이의 해맑은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가능!"


그리고 그대로 포승줄을 끊어버린 얀붕이가 얀순이를 끌어안고 침대로 다이브하고, 수시간 지난후 머리 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쓴 얀순이의 옆에서 키득거리는 얀붕이가 나오는.


그런 글이 보고싶다.



얀챈은 아카의 보배인 데수.

여기선 첫 글인데 뭔가 허접한거같아서 마음아프다. 사료만 받아먹다가 그냥 생각난 시츄에이션으로 새벽감성에 끄적여봄. 짧아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