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고통에 눈이 떠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리고 앞에는..얀순이...?
어째서..?
"아 일어났구나"
창백한 이 곳의 분위기와는 확실히 다른 샹냥한 목소리.
"많이 아팠지..?"
그녀의 손에는 아마도 내 검지로 추정되는 것이 들려있었다.고통의 원인이 너였구나..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고통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말이었다.
"미안해 나도 이러고 싶진 않았거든..그치만 니가 딴 년들과 친하게 지내는게 너무 괴로웠어.."
그녀는 은근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아니 그건.."
"저기 얀붕아! 우리 이거 하자♪"
말이 통하질 않는다.
"빼빼로 게임 잘 알지..?서로 입에 물고 마지막엔...으헤헤.."
말이 끝나자마자 곧 바로 행동에 옮기려는 그녀였다.
나는 이내 고개를 돌려 회피하려했다.
"응..?어째서 피하는걸까..?"
아까전까지 생기가 넘치던 두 눈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저기..하지않으면 나도 어쩔 수 없다구..?"
하며 식칼을 든 그녀였다.
어쩔 수 없이 게임에 응하였다.
한 입
두 입
.
.
.
.
.
.
마침내 입술이 맞닿았다.
그러고선 느리면서도 격렬하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그것은 마음을 설레게 하는것이 아닌 영혼을 빼앗는것이었다.
"응....핫.."
조금 후에는 음란한 소리도 들려왔다.
"앙..응....하앙.."
다름아닌 그녀의 자위소리였다.
"얀붕이의 검지..꽤 쓸만한걸..?읏.."
한손으로는 내 뒤통수를, 한손으로는 질 안에 내 잘린 검지를 쑤셔넣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니 조금 역겨워졌다.
이런 표정을 금방 눈치챈 얀순이는 곧바로 하던 키스를 멈추었다.
"왜 그런 표정을 짓는거야?"
"나를 사랑하지 않아..?"
곧 발차기가 날아왔다.
턱이 부서질 듯 했다.
"나를 사랑하지 않아..?"
이번에는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거야..?"
그 뒤로도 그녀는 계속해서 때렸다.
마침내 복구를 시킬 수 없을 정도로 피멍이 든 내 얼굴을 보고서는 한참 말이 없는 그녀였다.
마지막으로 망치를 꺼내든 그녀에게 나지막하고도 작게 말했다.
"..사랑...ㅎ..."
입에서 발음이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응! 나도 정말 사랑해..!"
활짝 웃으며 나에게 안기는 그녀였다.
얀순이는 정말 기뻐보였다.
우는 내가 신경도 안 쓰일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