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월요일 홀슈타인 항 근해 13 : 00-



간단하게 취임식을 끝냈다. 길게 끌 생각도 없었고, 주저리 주저리 길게 말하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체류해있는 동안에 인류의 제해권을 찾기 위해서 함께 공투하는 만큼, 지휘에 잘 따라와주기 바란다는 형싱적인 대사.


딱 2분 이내로 발언을 끝낸다.


왜?


당연하게도, 이미 모두 전투 준비가 완료된 인원들은 사열이 끝나자마자 곧 바로 훈련 준비에 들어선다.


그리고 그 인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투 훈련이고, 당연하게도 이것을 위해서 짧게 끝난거다. 아직 영문을 모르는 중앵의 인원들과 아이리스 리브레 함선들은 긴장하는 모습의 메탈 블러드 함선들을 보며 아직 뭐가 뭔지 모르는 모양이다.


뭐, 그야 그렇겠지


그리고, 나는 비스마르크를 끌고 나왔다. 그리고 함대 배치는 총 2개 함대. 이글 유니온 함대, 요크 타운, 그리고 일러스트리어스와 포미더블을 포함한 항모, 그리고 매사추세츠와 내가 타고있는 비스마르크를 포함한 전함들.


그리고, 전열은 브레머튼과 볼티모어, 헬레나, 로열쪽은 벨파스트, 셰필드, 그리고 스위프트 슈어다.


당연하게도 이걸로 뭘 할거냐고 하면.


그야 말 그대로 모의 점령전과 돌파전이다.


"생소한 일이군요. 지휘관님, 본래대로라면 메탈 블러드 함대들로 치뤄야 할텐데, 어째서-"


"하나 묻지, 요크타운. 내 함대가 왜 강한거라고 생각하지?"


".......그건-"


냉정하게 말하자면 메탈 블러드 함대는 로열이나 중앵, 보다 그렇게 함력이 좋은 함대가 아니다. 그래, 그중에서도 미완성으로 만들어진 함선들도 있었고, 아예 계획으로만 남아있는 것들도 있었다. 그리고 함선 소녀들이 과거의 공적, 공훈등과 카탈로그 스펙등.......


거기다 기본적으로 그 계획함들의 존재를 빼면 절망적일 정도로 적고, 계획함이나 미완성함들은 그 설계도를 복원시키는 것 자체가 지옥이다.


그리고, 그리고 그걸 이룩해낸다 하더라도 압도적으로 좋냐?


글쎄, 아마도 그건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그야 그럴게 엔터프라이즈만해도 그 무지막지한 공격력에 회피 기동은 따라가지 못하니까. 함대가 할 수 있는건 최대한으로 대공에 대비해서 버텨내고, 서서히 말려죽여버리는 것이다. 


그녀는 다 피한다 치더라도, 나머지는 아니니까. 


다만, 그때는 함대 전력이 그렇게 강하지도 않았던 때였고, 판정승으로 이기는 것 밖에 모의전을 펼쳐나가는 것 밖에 없었다.


"그건- 함대의 전력이 강해서- 게다가- 지휘관님은 그 장비에 모든 걸 투자하신다고 들었어요."


".......으응, 그거 아니야. 요크타운, 지휘관의 지휘, 받아본 적 없지?"


그리고 매사추세츠가 요크타운의 말에 답한다. 그래, 매사추세츠는 내 지휘를 받아서 적 항공모함과 전함들을 모조리 박살내고, 육상기지, 그리고 해상기지들을 포격해서 적들의 지원을 막고, 정신을 못차리게 해놨으니까.


고폭탄과 다르게 초중철갑탄으로 무장한 매사추세츠의 화력은 단단한 콘크리트마저도 뚫고 들어가 시설들을 파괴했다. 고폭탄이 아니라 화재는 일으키지 못했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주요 발전시설과 정유소를 파괴하는데는 충분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폭발.


동황의 모든 해군 기지들, 인조 섬위에 있는 해상 기지들도 모조리 박살내놨다. 동황 그 오만한 것들이 괜히 나한테 질린게 아니다. 그것들이 이글 유니온에게 개길려고 준비해놨던 모든 병력들이 다 나한테 박살난거다.


그리고 어딘가의 죽순이 군주마냥 그것들을 박살낼, 모든 플랜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나는 그것들을 셀수없이 조합하고 또 조합하고 변형시킨 끝에 그것들이 대항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짓밟았다. 상대를 안하면 모든 해군 기지들을 박살내고 다녔고, 모든 함선들을 다 박살내고 다녔다. 동황의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박살내고 다녔다.


그렇게 해서 주력 함대를 끌어내서 다시 박살내고, 또 박살냈다. 누우면 누운체로 엎어버리고, 강을 따라 올라가서 그들의 정부 주요 시설에까지 폭격에 포격까지 전부 


"받아보면,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우리들로- 채점, 하는거지?"


"그 말대로다. 이미 로열에겐 전해놓긴 했다만, 나는 귀녀들로 모항의 전투 상태를 점검하고 싶을 뿐이거든. 그리고, 애석하게도 귀녀들이 내 전략 전술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낙제점]이란 거다."


그리고 그것에 매사추세츠는 물론이고 요크타운도 상당히 불쾌한 얼굴로 나를 본다. 그야 그렇겠지. 그녀들도 이글 유니온의 정예일텐데, 왠 옐로우 몽키 하나가 그리 말하니 기분 좋을리가 있나. 허나 이건 사실이고, 앞으로도 그럴거라는 것.


그리고-


"주인님께서는 정말로 괜찮으신 겁니까."





셰필드가 나를 향해 묻는다. 그야 그럴게, 여기에는 나 말고 그 어떤 호위함들도 없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저 멀리서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비스마르크랑 오이겐 역시 걱정하는 눈이고, 동시에 이글 유니온과 로열을 경계하고 있다. 여기서 그녀들이 허튼 수작을 벌인다면 곧 바로 달려나갈 기세로 말이다.


물론, 그녀들은 그러지 않을거란걸 알고 있다.


"저희가, 무슨 짓이라도 저지른다면 어떻게 하시려고 이렇게 빈틈을 보여주고 계시는 겁니까."


그리고 로열 메이드에서도 벨파스트와 더불어서 고참조이자, 뛰어난 실력을 가진 함선. 그녀가 나를 향해 말하고 있었다. 거리는 가깝다. 나는 이 비스마르크에 올라타있지만, 그녀들이 작정하고 여기서 무슨 짓을 저지른다면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거다.


펜리르를 묶기 위해 팔을 물려두고 있는 전쟁의 신 티르처럼, 나는 그녀들의 어금니에 내 목을 물려두고 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인거다. 난 티르와는 다르게 일개 인간이고 당연하게도 그녀들이 날 제거하거나, 무슨 짓을 하고자하면 속절없이 납치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렇게 되면 꽤 재밌는 일이 일어날거다.


그녀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런 일을 벌인다면, 난 그녀들을 격침시킬 내 부하들을 막을 수 없다.


"그걸 두려워했다면 난 그대로 감옥에서 썩어갔을거다."


"........예전의 일입니까?"


무표정한 얼굴로 날 향해 묻는다. 그리고 셰필드의 얼굴은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눈에는 숨기지 못하는 호기심이 가득해 있었다. 당연하게도 나에겐 상처로 남아있는 그 기억들. 그리고, 나는 그 감옥속에서, 나를 향해 말했던 니콜라이 각하의 말을 기억한다.


-가만히 앉아서 죽을 것이냐. 아니면 앞으로 나아가며 싸우다 죽을 건가. 둘 중 택하게.


그래, 가혹한 이지선다.


나는 선택했다.


범죄자라는 오명을 쓰고 죽어갈 수 밖에 없다면, 차라리 가만히 앉아서 죽기보단, 전쟁터에서 죽겠다고. 


그리고 지금 여기까지 달려왔다.


"아주 예전 일이지. 그래서, 그렇게 할텐가?"


"농담입니다.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었으니까요."


"농담이라고 하긴 상당히 진중했던거 같다만."


".......애초에 주인님이 이렇게 말이 많은 성격인줄은 몰랐습니다."


"100여대가 넘는 함대원들하고 다 대화하고 상담하고, 전략전술대로 움직이게 하고, 이야기 하는데 주둥이를 못 털면 쓰나? 괜히 전쟁이 없는 곳에서 군인이 정치싸움을 하는게 아니다."


"......그건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만."


"내가 박살낸 대한해군에서 그랬거든."


".......실례했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셰필드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다. 이미 내 손으로 박살내버린 대한민국 해군과 그 잔존 병력들. 그리고 나는 그 와중에 날 도와주었던 상병도........


나는 내 손으로 날려버렸지.


그리고,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계속 내 뒤를 따라올거고, 당연하게도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내 손으로 그를 죽였다는 것도. 그러니 이제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다. 이미 나는 저질렀고, 그렇게 되어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녀석은 명령을 받아서 날 죽이러 왔고, 나는 내 뒤통수를 친 그들을 응징하기 위해서, 그 시체를 넘고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위로를 받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되어야 했던거고, 난 날 도와준 놈을 죽여버렸던 놈이란 건 변하지 않는다.


뻔뻔하게도, 나는 살아남았고, 그는 내가 죽였다는 것. 이것에 대해 위로를 받는다니. 가당치도 않는 소릴.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존립하지 못하고 있고, 이글 유니온도, 로열도 그들을 완벽하게 버렸으니까.


"내가 말한건데 실례고 자시고도 없다.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훈련에 임하기 전에 질문있습니다."


"기왕이면 끝나고 질문하도록, 그리고 지나치게 감상적이게 되는건 피하도록 해라. 30분간의 공격이다. 그리고, 그 시간내에 최대한 메탈 블러드, 중앵이 수호하고 있는 목표물을 파괴하는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이것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그리고 나는 셰필드의 질문을 막는다. 이제 훈련의 시간이다.


"언제까지 반복하는겁니까."


"내가 그만 하라고 할 때 까지."


"......거의 부조리급으로도 가능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그건 걱정 안해도 좋다. 최후의 하나가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면 그 즉시 종료다. 당연하게도 연전을 위한거지. 그리고 이건 내가 이끄는 함대도 포함되는 이야기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쉽게 말하자면, 양측 다, 쓰러질 때 까지......입니까."


"말 그대로 최후의 하나가 남을 때 까지 공격과 수비를 진행한다. 훈련탄에 의해 의장이 파괴된 인원은 그대로 리타이어다. 그리고, 더 이상 기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지쳐도 리타이어, 침몰 처리한다."


그리고, 그걸 계속해서 반복한다. 제일 못하는 인원들을 데리고서, 그것들을 지휘하면서 버티게하고, 또 버티게한다. 당연하게도 그건 숙달된 이들도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버티고 또 버티게 한다. 과연 얼마나 배울지, 어디까지 배울지, 나한테 한 방 먹이냐, 아니면 그녀들이 전부 쓰러지느냐.


훈련탄은 이 기함 비스마르크에 데미지가 누적되면 정지되도록 하는 EMP효과를 낸다. 즉, 이 기함이 이동하지 못할 정도로 쇼크상태가 된다면 내 패배라는 것이고, 메탈 블러드 함대원들, 거기에 중앵까지- 이 모든 인원들이 다 리타이어 된다면 내 승리라는거다.


당연하게도 여기에 난 한 가지 상품을 걸었다.


각 진영별 MVP에 대해선 금주 지휘관 외출 경호 담당.


거기에 MVP가 못 되어도 공적에 따라서 순번을 돌리겠다고.



그리고 그것을 공표하자마자 곧 바로 메탈 블러드는 물론이고, 중앵, 아이리스 리브레까지 그 눈빛을 불태우고 있었고 그 눈에서 나오는 빛이 여기까지 보일 정도다. 헌데, 그런게 너무 기대만 하고 있을때는 아닐텐데.


그리고 그 바람을 퍼트린 오이겐만이 불안해하는 모양새다.


당연하게도, 쉽게 내 곁에 설 생각 하지 말라는 내 무언의 경고니까 이건. 흥에 겨운건 알겠는제, 조금은 자중해야지 오이겐? 당연하게도 이건 내가 아무말 하지 않고 혼내키는 거며, 오늘 그녀들은 지독한 좌절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한테서 전공을 따내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리고 오늘의 감독관은 김해인 박사.


나의 형이고, 당연하게도 과거 장교 출신이었고, 훈련 통제관 역할도 맡았다는 것. 그리고 그 다음으로 보조를 하고 있는건 슈피겔 박사. 전용 드론들로 관측하고서 판정을 내리는 역할.


본래대로라면 슈피겔 박사가 전부 하던 일이지만, 형이 합류한 이후 형에게 부탁했고 그것에 흔쾌히 승락. 


당연하게도-





30분간의 공방전.


콰아아아아아아-!!!


콰아아아-!!!!


당연하게도- 수비전에서 메탈 블러드와 중앵, 아이리스 리브레는 내가 지키고 있는 부표들을 단 하나도 파괴하지 못했다. 


그리고 양측 모두가 어안이 벙벙한 상태다.


특히 비스마르크는 역시나 하는 얼굴이었고, 페터는 머리를 싸매고서 다음 계책을 준비중이다. 그래, 조금 더 고민하고 연구하도록. 단순하게 내가 주입해주는 것 만으로는 너희들은 절대로 발전할 수 없으니까.


그리고 이걸 처음 겪어본 중앵 인원들은 이게 대체 어떻게 된거야? 하는 표정이고, 그녀들의 맹공을 받아낸 로열과 이글 유니온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하는 모양새다. 하기야 내 지시에 맞춰서 움직이느라 바빴고, 익숙하지 않았기에 정신없이 싸울 수 밖에 없었던거고.


결과적으로 메탈 블러드와 중앵의 항공기 폭격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왜냐하면 일러스트리어스, 그녀가 쏘아내는 함재기들이 모조리 격추시켜버렸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거겠지만 내 기함과 함께 로열 네이비, 셰필드와 벨파스트, 스위프트 슈어의 대공화망. 거기에 돌격해오는 메탈 블러드 중순양함들, 특히 하인리히와 론의 돌격에도 당황하지 않고 볼티모어와 브레머튼은 계속해서 거리를 벌리면서 농락해나갔고, 당연하게도 거듭되는 포격 탄막에 그 강대한 방어막도 뚫려버리고, 헬레나의 레이더가 그 약점을


그리고- 언니인 일러스트리어스가 계속해서 공중을 견제하는 사이, 포미더블은 최대한 공습을  아낀다.


페터도 페터고, 당연하게도 체펠린도 있고, 제일 먼저 아카기와 카가,  그 둘에 이어서 즈이카쿠와 쇼카쿠까지. 그녀들이 보내는 모든 함재기들이 일러스트리어스의 대공 전투기들과 벨파스트, 셰필드, 스위프트슈어의 대공 화기들로 인해 박살난다.




미노토어 급의 경순양함 스위프트슈어, 


스위프트슈어급이라고도 불리는 이 함선은 말 그대로 대공이면 대공, 대함전이면 대함전, 모든것에 특화되어 있다. 벨파스트와 셰필드가 공방일체라 하면, 스위프트슈어, 그녀는 벨파스트나 셰필드보다 더 공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벨파스트, 셰필드와 함께 보조를 해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알렉세이도 그녀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깨우쳤다는 건 정말로 좋은 일이다.


게다가 우수한 대공화력들, 그리고 그 대공화력은 적들이 후열의 부표들을 모조리 깨부수지 못하게 박살내놓는다. 거기다가 대공을 맡는 경순양함, 거기에 이 비스마르크까지 함께 대공사격으로 함재기를 박살내고 있고, 그녀들을 리타이어 시키려면 볼티모어 자매와 헬레나, 이 셋도 있고, 


거기다가 포미더블의 기동정지와 함께 매사추세츠의 초중철갑탄 포격까지.


간발의 차로 피해내긴 피해냈지만, 론과 하인리히도 기겁할 정도의 강력한 포격, 포미더블 기동 정지에 더불어서 오딘의 뇌광까지.


이미 오딘의 위치를 제일 먼저 확인해두었기에 그녀의 위치에서 정중앙으로 뻗어나오는 뇌광은 전부 피해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10분동안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메탈 블러드, 중앵측의 공격은 모두 막혔다. 아쉽게도 어뢰 공격을 피하는 건 전함으로도 가능한 와중이고, 내 뒤를 따라오기만 하면 모조리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 노시로와 진츠가 이끈 수뢰전단의 공격은 단 하나도 명중하지 못했고, 탄막이야 위협적인 곡사포격을 제외하곤 모조리 기함에 내장된 방어막으로 받아쳐주고 포격으로 반격을 가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공격에 단 한 명도 리타이어 되진 않았다는 점이다.


피하라고 다 보이게 쏜 공격인데 거기에 맞아서 리타이어 된다면 정말로 난 실망했을거다. 보통은 난 정말로 정신없게 만들게 해놓고, 들이받거나, 철저하게 농락한 후에 피할 생각도 못하게 머리를 뜨겁게 만들고 나서 치명타를 먹인다.


그래서 얄밉다고 하는거다.


그리고, 그건 내게 최고의 찬사나 마찬가지다.


-훈련 종료, 공수 전환 실시.


그리고 훈련 감독관의 음성이 들려오며 훈련 종료. 그리고-


"수고했다. 다음은 공격이다."


"........우와아......정말 무서워 죽는줄 알았어. 론이라고 했던가? 평소엔 사근사근 웃는거 같더니 뭐야 저거!"


그리고 브레머튼이 바들바들 떨고 있다. 하기야, 저 무지막지한 압박에 강력한 포격과 두터운 장갑, 방어막까지. 공격과 방어가 일체화되었고 계속해서 장전이 빨라지는 덕분에 끊이지 않고 화력을 투사할 수 있다. 거기다 그 지랄맞은 새디즘.


그 새디즘으로 적을 끊임없이 몰아붙이고 압박하는 걸 즐기고, 박살내는걸 즐긴다. 마냥 그런쪽의 바보도 아니란 게 더 공포스럽다는 것.


어떻게 해야 적을 더 고통스럽게 박살낼지에 대해서 연구도 하는 편이라서 더욱 더 위협적일거다. 음, 그렇고 말고.


거기에 하인리히 역시 한방 한방이 강력하고, 탄막 사격까지 가능하기에 무조건적으로 정면대결은 피하고 견제로 서서히 갉아먹어야 한다. 그나마 포미더블의 기동정지에 맞춰 매사추세츠의 초중철갑탄까지.


게다가 로열 전열도 놀고 있는건 아니다.


대공은 대공이고, 그녀들이 가지고있는 화력에 어뢰까지.


거기다가 계속 버티고 있으면 포미더블의 기동정지에 발이 묶이는 순간 그대로 초중철갑탄에 얻어맞는다. 거기다가 페터의 기동 정지가 그 틈을 만든다고 해도, 일러스트리어스의 빛. 그리고 오딘이 움직이려면 상당히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내에 러스티의 실드는 정지상태의 전열 함대의 피해를 모두 흡수해준다.


당연히 그러니 거의 흠집도 안난 상태다.


요크타운이 날 향해 묻는다. 


".......본래대로라면, 저희들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태였어요 지휘관님, 대체 어떻게 하신거죠? 일부러- 이렇게 한건-"


"일부러 한 건 내가 일부러 다 보이게 쏜 거 말곤 없어. 그리고, 그거에 맞아서 리타이어 했으면 훈련은 바로 종료시켰어."


다 보이는 공격에 맞아줄 정도로 멍청하다면 더는 훈련의 의미가 없으니까. 당연하게도 이번 훈련의 일등 MVP는 일러스트리어스다.


제공권을 확실하게 붙잡고 있는 상황에서 포미더블의 공격, 요크타운의 공격에 매사추세츠의 포격까지. 그리고 그녀가 전부 제공을 장악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전열은 항공기 폭격에 의해 걸레짝이 되었을거다.


 나의 지시에 맞춰서 함재기들을 출격시키고 아군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발동하고, 페터의 기동정지, 그리고 오딘의 뇌광을 피해내고 탄막들과 공격들을 효과적으로 받아쳐낼 수 있게 해주었고, 거기다가 전투기에 내장된 폭탄들과 뇌격기들의 뇌격 지원까지. 당연하게도 맞으면 하나하나가 치명적인 것들이다. 


그리고, 내가 수비하는 곳의 부표가 단 하나도 터져있지 않은 것을 보면서 형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너 뭐하는 놈이냐 대체? 이런 눈.


거기다가, 중앵, 세이렌, 거기에 동황의 함대까지 모조리 박살낸 함대다. 그 때문에 세계에서 메탈 블러드 함대와 신 중앵 연합함대는 더욱 더 그 위상이 올라간 상태다. 그리고 그녀들에 대한 평가가 올라가고, 그녀들 역시 내가 작전을 할 때 마다 지휘를 받았고, 그 지휘를 받으면서 그녀들 나름대로 전략 전술에 대해서 그 개념을 잡고 자신들만의 전략 전술을 연구하곤 한다.


그리고 그걸 주기적으로 시키고 있고- 그녀들이 나에게 한 방 먹이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왜?


적어도 한 방 먹는다면 내가 키우는 이들에게 한방 먹는게 낫지, 적들에게 한 방 먹는거 보단 나으니까. 그리고 그렇다면 내 빈틈을 나도 찾아내고, 그것에 대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번에 선택한 건 압도적인 항공 전력을 통해서 압박을 가하는 거였지. 하지만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적어도 일러스트리어스, 귀녀가 있는 이상 제공권은 이쪽에 있는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거기다가, 경순양함만 4기나 있고, 브레머튼, 볼티모어, 너희들의 대공 전력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지. 게다가 볼티모어- 귀녀의 대공 화력은 상당히 뛰어나더군."


볼티모어 역시 호탕하게 웃으면서 칭찬에 감사한다. 확실히, 유니온에서 보낸 최신예 중순양함 답다. 그리고 브레머튼 역시 마찬가지. 그녀들 덕분에 론과 하인리히, 그 둘을 붙잡아 둘 수 있었던 거니까.


거기다가 항공기의 공습과 포격 좌표 송신까지. 그 모든것까지 다 완벽하게 해낸 볼티모어는 정예라는 이름에 걸맞다. 그녀에게 지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녀의 모든 장점을 전부 활용해낸 덕분에 이번 전투에서 승리를 이룩할 수 있었다.


"하하, 칭찬 고마워. 그래, 그 말대로야. 애초에 항공전투는 이글 유니온이 선도하고 있었다고?"


뭐, 호쇼, 랭글리, 그녀들을 생각해보면 이글 유니온도 항공 전투를 선도하고 있는게 맞다. 중앵도 이글 유니온에게 깨지기 전 까지는 세계 최대의 항모 전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문젠 그걸 싹 다 말아먹었다는게 문제란거지.


이글 유니온의 전략 전술이 더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그 섬나라에 갇힌 중앵에 비해서 이글 유니온이 전체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물량도, 인적 자원도 더 많았다는거다.


그녀를 포함한 그녀의 자매함들은 탑재한 항공기 수가 적다는 점이 있지만, 그 장갑항모, 폐쇄 격납고로 인한 함재기들의 보호, 그리고 무식할 정도로 단단한 장갑항모에 폐쇄격벽등으로 고폭탄 피격시의 화재 피해도 최소한으로 할 수 있었다는 것.


그 당시 빈곤한 로열의 사정상 소드 피쉬.......


이 제발 쓰레기 같은 복엽기좀 치워버렸으면 좋겠는데.



하여튼 그걸로도 큰 전과를 이루어냈고,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속 비스마르크는 그것을 하나도 격추 못하고 아크 로열의 소드피쉬 공격에 얻어맞아서 킹조지5세와 로드니한테 얻어맞아서 침몰했다는거다.


뭐, 지금은 이곳에 온 이상 내가 보유하고 있는 함재기들로 전부 다 갈아치워버린지 오래였고 우수한 대공 능력을 보여주면서 일러스트리어스와 포미더블, 요크타운은 항공 전투에서 상대편의 함재기들을 모조리 갈아내버렸다는 것.


그럼 이 다음에 할 건 간단하다. 다시 한 번 함재기들로 공격해올거다.


"함재기 공격에 대비하도록. 일러스트리어스."


"네? 하지만, 이정도면-"


"내가 아는 비스마르크와 아카기는 끈질긴 여자들이어서 말이지. 그리고, 그녀들은 다시 한 번 항공기들로 반격해올거다."


아마도 그게 최적의 방법일거다. 어지간한 탄막 공격은 나한테 통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것을 강요하도록, 난 탄막을 모조리 회피하는 전함의 기동력과 조타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고 말이다. 페터의 기동 정지에 대비해서 추가적으로 2차 추진 장치도 만들어놓고 있다.


이런 기동정지계열 약점은 기존에 활동하고 있던 엔진들만이 적용되는 것이고, 그 이후에 가동되는 장치들은 정지시키지 못한다는거다. 당연하게도 기함인 만큼 이것에 대한 대처


그리고-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공격이다.


"요크 타운 부탁해도 되겠나? 이번에 귀녀에게 보호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명령이라면, 그것에 따를뿐입니다. 어째서 그것에 대해서-"


"부탁을 하느냐 묻겠지. 간단하다. 전선이면 난 죽음을 각오하라고 말하는 셈이니까. 그리고, 귀녀의 데미지 컨트롤 능력을 믿고 있다."


"......이상하신 분."


그리고 요크 타운은 그것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 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명령하면 따르는 게 당연하다는 듯 말이다. 


"어쨌거나 귀녀들은 내게 대여된 몸이라는 거다. 적어도, 병기로 자신을 취급한다면, 그 병기가 다시 주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이번 훈련은 그것을 겸한다고 생각하면 좋다."


"지휘관님은, 엔터프라이즈가 말한대로군요."


".......그녀가 나에 대해서 뭐라 할 지는 딱히 궁금하지 않다만."


그리고 그것에 요크 타운은 빙긋 웃고는 그것에 대해 말했다.


"그 아이가, 한 남자를 마음에 품게 된 게 왜 그런가 했더니.......후훗- 정말로, 지휘관님은 다정하신 분이에요."


.......한때 조국이었던 나라와, 그 군대, 그것에 동조한 민간인들을 쓸어버린 놈한테 그런 소리라. 웃기는 소리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요크 타운은 내가 생각한 그것을 지적하고는 말했다.


"그 사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리고, 그 상황에서 저희 지휘관님도 같은 선택을 했을거에요. 내 나라, 내 국민이 아닌, 타국에서 정치적인 이유, 개인적인 이유들을 들어서 도와주러 온 이들을 포격하고, 정보를 파는 뒷공작, 배신을 저질렀다면- 그리고 그런 이들과 아군의 목숨, 그것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희 지휘관님도 같은 선택을 했을거에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막았어야 했고 말이야."


그리고 이것에 대해서 누구도 동정도, 위로해선 안 된다. 그 상황을 만들어내고 막지 못한 것으로도, 책임의 소지는 충분하니까.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것에 일러스트리어스 역시 내게 말했다.


"그걸, 책임져야 할 사람을 찾아야 하는건가요."


"책임져야 할 사람을 찾는건 인간의 본성이다. 그리고, 그건 단순하게 그런 대 참사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조아리는 게 아니라, 그에 맞서는 모습이자, 인간의 의지니까."


언젠가 그것에 대해 내가 심판을 받는다고 한다면, 난 주저없이 거기에 나설 생각이다. 허나, 지금은 아니다. 아직은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고, 반드시 이뤄야 하는 일이 있다. 아직, 내가 심판을 받아들일 때가 아니다.


"훈련은 계속해서 진행된다. 한 쪽이 모두 뻗을 때 까지, 기동에 문제가 있다 싶으면 주저없이 말하도록. 알겠나."


"알겠습니다."


뭐, 이제부터는 우리가 공격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저쪽에서도 작전 논의가 계속되는 모양이고, 당연하게도 아카기는 물론이고 비스마르크, 오이겐에 페터, 아마기 모두가 모여있다.


그래, 그렇게 궁리하고, 또 궁리해보길 바란다. 그래야지 이걸 하는 의미가 있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내 함대를 격퇴해내고 버텨냈다는 것에 아직도 얼떨떨해 하는 일러스트리어스에게 말을 건다.


"정신 차리도록."


"아, 지휘관님- 그, 그게.....조금은, 이런 기분- 처음이라서."


"........전에 정신 나간 거 처럼 굴더니 오늘은 멀쩡하군. 아니면 전투 상황에서야 더 진정이 되는 타입인가?"


"그, 그렇지 않아요!!"


"뭐, 그렇다해도 별 상관은 없다. 오히려 전투 상황에서 침착하면 좋은 법이니 말이야. 어딘가의 누구는 그 성질을 누르느라 상당히 고생하는 모양인데 말이야."


"누굴 이야기 하시는 걸까요 지휘관님~?"




그리고 그것에 포미더블이 나를 향해 살짝 미간을 좁히며 말한다. 뭐, 대놓고 네 성질 더럽다! 라고 이야기하는데 화가 안나면 이상하겠지. 헌데 뭐, 그래서 뭐 어떻단건가.


"별 의미는 없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선 조금 더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흥분해봐야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니 말이야."


"흠, 흠-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레이디에게 신사로써 그런 말을 하는건 그렇지 않나요!"


"난 신사가 아니다. 게다가, 멋대로 그쪽에서도 흑기사니 뭐니 이상한 말 붙이는데, 난 어디까지나 군인 김해진 제독일 뿐이다."


모항에서도 마찬가지고, 로열은 물론이고 사르데냐, 중앵에서까지- 불패의 사신이라는 건 단 한 번도 패배한 적 없이 몰아붙이고 다녔다는 의미에서 붙인 칭호지만, 솔직히 그것도 조금 부담스럽다. 아직까지 눈에띄게 손해를 낸 적도 없었지만, 당연하게도 승리할때나 의미가 있는 말이니까.


아군을 구원해낸것도, 아비터 - 엠프레스의 천라지망을 뚫기 위해서 죽을 각오로 싸워서 후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불패의 사신이라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지. 


로열에서는 흑기사라고 부르고, 사르데냐에서는 나를 [마르스]라고도 부르고 있고, 특히나 메탈 블러드에서도 SeeTiger, 바다 호랑이라고 부르는 등........


듣기만 해도 온 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다. 포미더블은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눈빛을 빛낸다. 


"의외네요. 그런쪽에 면역이 있는 줄 알았는데."


"군인은 군인일 뿐이다. 애초에 군인이 그런 낯간지러운 이름으로 불려봐야 뭐하나. 거기다 군인에게 필요한 건 작전 수행 능력뿐이다. 그것 외엔 아무것도 필요 없지."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포미더블이 날 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한다.


"흑기사님?"


"........"


욱 씹-


당연하게도 여기서 욕을 내뱉을 뻔 했다. 가까스로 참는다. 아무리 그래도 여기서 욕을 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어지간해서 내가 여자들에게 욕은 안한다.


.....슈피겔 마이어. 그 미친인간만 빼고 말이다.



"아하하하하~ 정말이지! 웃긴 표정! 지휘관님- 이 호칭이 정말로 싫으신건가요?"


"........헛소리 말고 작전 준비나 하도록. 지금쯤 독이 바싹 올랐을테니 말이야. 아무것도 못하고 박살나기 싫다면, 정신 바짝차려라."


"네~네~ 그러고 말고요."


포미더블은 약점을 잡았다는 듯 키득거리고 있고, 벨파스트는 물론이고 셰필드도 미묘하게 웃음을 띄고 있었다. 그리고 볼티모어 역시 키득거리면서 내게 말을 걸어온다. 어쨌거나 그녀 역시 이번 훈련의 MVP다. 거기다가 여유롭게 저 멀리서 수비 준비에 들어선 메탈 블러드, 중앵 함대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는 녀석.


주말 사이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놀고 있는거 보면 사회성 하나는 정말로 끝내주는 녀석이다.


"헤헤~ 흑기사님이라니~ 멋진데? 리노가 들었다면 정말로 히어로의 상이라고 하면서 좋아했을거 같은데~?"


".......애틀란타급 경순양함, 리노 말하는건가? 그 히어로물 광팬(Geek)?"


"보통 덕후(Nerd)라고 말하지 않아?"


"둘 다 혼용 가능한 의미지. 뭐, 광팬이건 덕후건, 만약에 함께 싸울 기회만 된다면 아무래도 좋다."


기본적으로 나는 취향은 존중하니까. 그리고 Geek이나 Nerd나. 어느 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뭐, 광팬이나 덕후나.


이미 그것에 관련된 사람이 내 주변에 한 명 있다.


"어딘가의 감독관은 온갖 병맛섞인 것들을 다 찾아보고 다니는데, 그런거 정도야 허용가능한 범위지."


"헤에~ 그럼 리노가 엄청 좋아하겠는데? 볼티모어, 그렇지?"


"......뭐, 우리 지휘관은 너무 들이민다고 좀 안좋아하긴 하지만 확실히, 김 제독- 당신이라면-"


"자, 거기까지. 그리고 리카르도 제독 역시 훌륭한 지휘관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그런게 싫은 사람도 있는거니까."


할거 다 하고 있다면 뭘 해도 신경쓰지 않는다. 군율에 저촉되는 행위만 아니라면 말이지. 어쨌거나 잠깐의 작전타임. 당연하게도 이미 공격 방식은 정해뒀다. 


물론 내 공격 방식은-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가볼 생각이다.


"작전명은 3연벙이다."


"......3연 뭐라구요?"


"3연벙 말이다. 3연벙."


뭐, 과연 이걸 어떻게 막아낼려나. 부디 날 실망시키지 말아주기 바란다. 뭐, 아마도 막아낼거라고 생각은 한다. 그리고-


"그것이 막힐때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볼티모어가 날 향해 묻는다. 


"물론 막아낼거다. 그녀들은 그런여자니까. 그리고, 아마도 압박도 모조리 박살내겠지. 내 예상대로라면 말이야."


"그럼?"


"아마도 포위섬멸을 하려고 하겠지."


"........뭐야 그건. 그럼 빼야 하는거 아냐?"


그래, 그 말대로다. 하지만, 후퇴는 없다. 


"따라서, 그 이후의 행동은........"


그리고 나의 그 다음 말을 경청해서 듣는다. 볼티모어도, 일러스트리어스도, 요크타운도 내 지시를 듣는다. 물론, 그것에 대해서 매사추세츠가 의견을 내었다.


"우와, 진짜 고약한 작전이네."


"그럼, 그 전까지만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건가?"


"그럼.......가능할까요?"


가능하다. 그리고, 아마 당하고 나면 혼이 쏙 빠질거다. 그래도 그것으로 인해 그녀들이 승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난 그녀들의 행동을 제한하지 않을거다. 그야 그럴게, 이런일에 특화되어 있는 존재만이 가능한 이야기니까. 


아마 당하고 나면 많은 교육이 될거다. 애초에 내가 이걸 하려는 목적은 오로지 교육이 목적이고, 내 지랄맞은 전략전술에 얼마나 대응 가능하냐, 너희들은 여기서 뭘 보고 뭘 어떻게 생각할까? 난 그게 매우 기대된다.













".......헤에, 이런 거군요. 지휘관님의 전술이 말이죠."


한편, 작전 타임동안 비스마르크는 물론이고 아카기는 이 맹렬한 공격을 받아내는 김해진 제독의 지휘능력과 대공에 철저히 대비한 모습. 거기에 압도적인 함재기 숫자를 기반으로 해서 몰아붙였건만-


설마 이번에도 기함이 나서서 대공화력을 쏟아낼 줄은.


거기다가 로열 네이비의 대공 능력을 우습게봐도 너무 우습게 봤었다. 거기다가 오딘의 위치를 끝까지 확인하면서 그녀가 있는 위치 정 중앙만큼은 끝까지 회피해냈고, 그 결과 오딘은 이 전투에서 큰 활약을 못했다.


일러스트리어스가 있어서 그 실드를 꺠부수고자 했던것인데. 당연하게도 비스마르크가 아카기에게 말한다.


"아마도 그는 우리가 함재기 공격을 계속 해올걸 예상할거다. 따라서 포격전으로 가는게 좋다고 본다만."


"아뇨, 포격전은 이미 그 약점이 드러나있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포격전이 아니라 제공권을 되찾기 위한 것. 그리고 어지간한 포격은 전부 일러스트리어스가 흡수해버릴거에요. 말 그대로, 지휘관님은 방패로 저희들을 공격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에요."


그런 관점이었던가. 그리고- 그에 따라서 아카기는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지휘관님은, 저희들을 조금씩 갉아먹으려고 들거에요. 유리하게 전면전투로 박살낼 수 있을 때 까지 말이죠. 거기다가, 함부로 주력함이나 론, 하인리히, 오이겐 같은 중순양함들이 앞으로 나선다면 곧 바로 포미더블의 기동정지, 거기에 매사추세츠의 초중철갑탄으로 리타이어 될거에요. 항공전으로, 가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 알면서도 이 선택을 강제한다는 것. 페터가 견제한다는 것,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함재기 소모가 극심해진다는 것.


그리고 거의 모든 함종들의 정보를 다 꿰고 있고 그 탓에 그동안 자신이 지휘해본 적 없는 함대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완벽하게 그녀들의 특징에 맞게 그녀들을 배치하고 지휘하고 있다. 무서운 남자다. 정말로 사랑스러운 남자.


그렇기에 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그에게 생각지도 못한 것을 선사해주고 싶었다.


아마기 역시 아카기의 말에 동의했다.


"후후, 아군의 희생을 줄이고 적의 출혈을 강제하는 극단적인 방법이라니, 이걸 직접 당하게 되니 상당히 매운 맛이로군요. 무다구치가 그에게 그토록 얻어터질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다시 한 번 알게 되는군요. 갉아먹으려고 든다고 하더라도, 선행 준비는 필요한 법이죠."


".......그렇다면, 아예 처음부터 그걸 시도하지 못하게 박살내는거야. 그리고, 지휘관이라면 분명 손해를 막으려고 들거고. 요크타운, 그녀가 제일 먼저 나올걸? 지휘관이라면 말이야."


그리고, 항상 지휘관이 모든 함선들의 제원, 스펙을 상세하게 숙지하고 있는걸 본 오이겐이 아마기의 의견에 살을 붙인다.


"그렇다면, 요크타운을 제일 먼저 리타이어시키는거야. 그걸 포기하진 않을거야. 하지만, 그만큼 우리도 당할 각오는 해야해. 그 엔터프라이즈의 자매함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지휘관이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하더라도 아마 우리의 목표물을 파괴할 생각부터 할걸? 뭐, 우리가 괜히 불패의 사신의 [마녀]들이라 불리는게 아니야. 그리고......이런식으로, 우리는 그의 빈틈을 찾아서 한방 먹이고, 그는 그 빈틈을 찾아서 막아놓고, 오히려 우리들을 더 거세게 압박해나가지. 후후후- 꽤 재미있는 일이라고? 그래서 말이야- 난 그 지휘관이- 저기에 있는게 매우 마음에 안 들어. 빨리 끝내버리고 싶거든."


알만하다. 그야 로열과 이글 유니온, 그 사이에서 어느세 거리를 좁힌 로열측에서 살갑게 다가오는 것, 그리고 또 이상한 호칭을 들었는지 인상을 구기는 지휘관의 모습을 보면서 오이겐은 후훗- 하면서 다음 계책을 준비한다.


어차피 그는 우릴 떠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당하게 실력으로 증명해주리라. 너희들은 아직 그를 안을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걸, 그리고 그 실력차이를 뼈저리게 알려줄거다.


여기서의 금기.


어떤 방식이든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방식은 금한다. 미끼로 내더라도, 반드시 구원병력을 준비해 둘 것. 어느 하나라도 잃지 않는다.


그 방침을 세운 지휘관이니, 생각보다 엄청난 맹공이라면, 당연하게도 전략을 긴급 수정할거다. 당연하게도 그 합류 자체를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래~ 지휘관의 말대로라면- 아마 그는 [벙커링]을 시전할거야."


"벙커링?"


Bunkering.


당연하게도 그건 본대가 진입하기 이전에 병력들을 적전 앞에서 알박기를 시전해서 해상에서 벙커링을 시전하는 전술. 당연하게도 이게 뭔 짓인가 하겟지만, 항상 보면 그가 하는 행동은 벙커링이나 마찬가지다.


지휘함, 기함이 직접 적진에 돌격하고, 후속 병력, 지원이 올때까지 버티고, 그걸 호위하는 중순, 경순과 구축함들의 돌격.


그리고 그걸 일상처럼 저지르는 사람이다.


거기다가- 그는 이걸 계속해서 압박하려고 들거다.


"그걸로 계속해서 압박하려고 하겠지. 하지만, 우릴 얕보면 곤란하다고? 후훗-"


그리고, 그 말대로-


오이겐의 예상대로 요크타운을 필두로한 벙커링이 시작되었다. 






당연하게도- 그건 막혔다. 기본적으로 적 함재기들의 지원, 그리고 함재기들이 요크타운을 통해서 폭격과 뇌격기를 지원해주고, 요크타운의 뛰어난 데미지 컨트롤 능력으로 계속해서 버티고, 또 버티고, 볼티모어와 브레머튼의 호위까지 받아가는 그 엄청난 벙커링 능력.


거기다가 쓰러질 것 같으면서도 계속해서 얻어맞을때마다 함재기들로 반격하는 모양새에 아군 메탈 블러드 함대원들, 중앵 함대원들에 아이리스 리브레까지.


장 바르의 포격으로 마침내 요크 타운이 격침 판정을 받는다. 모든 의장 기능 정지 확인. 그리고, 그것을 뒤에서 지원해주던 기함 비스마르크, 거기에 매사추세츠와 일러스트리어스급 자매함들의 분전, 치열한 제공권을 잡기 위한 전투, 비스마르크에 무식하게 달아놓은 대공포들에 의해 제공권을 잡는게 힘들었다.


스위프트 슈어의 분전, 거기에 벨파스트의 맹렬한 저항까지.


벙커링을 시도하고, 당연하게도 그걸 초반에 무사히 격퇴시킨 상황.


당연하게도 여기서 제약사항을 생각해본다면, 이글 유니온에 로열 네이비의 함대는 총합 10기, 전함 1기, 항모3기, 경순양함4기, 중순양함2기에 기함 비스마르크까지. 총합 11척이다. 그리고 이 숫자는 항상 불패의 사신이 좋아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11척의 함대만으로 세이렌의 대군을 모조리 쓸어버린 사례, 거기에 한 척도 잃지 않은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이 압도적인 병력들을 가지고도 불패의 사신, 김해진 제독이 이끄는 로열과 이글 유니온 함대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는것만 봐도 그의 지휘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었고, 요크타운을 끈질기게 공격한 끝에, 겨우 격침으로 끝나고, 이후에 매사추세츠가 장 바르를 맞이한다.


"헤에- 너와는 싸워보고 싶었어. 장 바르."


"흥, 순순히 격침 판정을 받는게 좋을거다. 인디언!"


전함 두 척의 무자비한 격돌. 그리고 그 격돌과 함께 즈이카쿠와 쇼카쿠의 무자비한 함재기가 일러스트리어스와 포미더블을 습격해온다. 비스마르크와 스위프트 슈어, 벨파스트의 대공사격으로 끝까지 보조해놨고, 당연하게도 격침되어야 할 요크 타운이 끝까지 버텨내는 모습에, 소류와 히류, 아카기와 카가, 거기에 다이호에 시나노까지. 그 수 많은 함재기들이 몰려나와서야 겨우 격침판정을 받았다.


물론 의장은 아직 기동하고 있었고, 체력도 남아있었지만 더는 그녀에게 남아있는 함재기가 없었고, 당연하게도 격침 판정으로 휴식. 마지막까지 비스마르크로 그녀를 호위하고 지켜낸 걸 보면, 진짜로 그가 그 누구도 버리지 않는다는 말 그대로.


당연하게도 뭐, 이미 더 이상 할 수 있는게 없으니 격침판정 받고서 퇴장했지만, 아마 실제 전투에서 그녀는 수많은 세이렌들을 맞이하고 버텨낼거다.


그리고 그녀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한 덕분에 그는 많은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모의전 30분 경과 이후-


".......면목없습니다. 주인님, 결국 격침당했습니다."


"으, 미안- 지휘관- 다 파괴...못했어."


주력함선들이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동안, 셰필드, 헬레나의 기습 침투. 당연하게도 벙커링에 대처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모든 전력을 다 부딪쳐온 메탈 블러드와 중앵 함대까지.


당연하게도 이 역시 불패의 사신의 전략이리라. 셰필드, 헬레나. 그 둘의 잠행. 그리고 그 결과로 10개의 목표중 무려 8개를 박살내는 공적을 이뤄냈고, 당연하게도 다 파괴시키지 못했다는 것. 마지막 하나가 파괴되기 직전에 됭케르크가 그것을 잘라냈기에 수비전에서 패배는 면했다.


그리고, 덤으로 시간초과로 요크타운과 헬레나, 셰필드 말고는 그 어떤 격침판정도 받지 않았다는 것.


도망도 치지 못하게 철저하게 포위섬멸을 통해서 불패의 사신을 밀어붙인 점, 그리고 후방에서 목표를 기습하던 특공대까지 잡아내었다는 점까지. 


그리고- 그것을 끝으로 김해진 제독은 훈련 종료를 선언했고, 그제서야 메탈 블러드, 중앵의 함대원들, 아이리스 리브레까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들에겐 끔찍할 정도의 경험이었고, 그의 악랄한 전략 전술이 얼마나 악독한지 알게되었고, 당하는 입장이 되자 그간 그의 전술에 말려서 파괴당한 이들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정말 끔찍할 정도로 악독한 전술이었다.


아마도 실전이었다면 여기서 반쯤은 비스마르크의 포격에 의해 의장이 파괴당했을거다. 간단하게 지휘하고, 병력을 배치하고 지시하는 것 만으로도 자신들은 그걸 사력을 다해서 방어해야만 했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주력 함대를 미끼로 삼고, 후방으로 침투해서 목표를 파괴하는 전술까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아카기가 유일하게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인 아이리스 리브레, 됭케르크를 내보내서야 겨우 후방에서 목표들을 파괴하고 있는 셰필드와 헬레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자비없는 포격으로 그녀들을 모두 격침 판정으로 보내버렸다.


당연하게도 남아있는 목표물, 부표의 수는 단 하나. 그것도 간발의 차로 빗나가서 겨우 살아남은 것이었다. 만약 거기서 좀만 더 늦게 왔어도, 자신들은 불패의 사신에 의해 패배했을거다. 애초에 이건 불패의 사신, 김해진 제독이 적당히 봐주면서 하고 있었던거다.


그 수많은 동황의 병력들과 병기 앞에서도 절대 굴하지 않았던 존재다. 거듭된 격전속에서도 적들의 규모까지 파악하고 다니고 그에 맞게 작전을 변경하고, 그것에 함대원들이 유기적으로 따라줬으니까. 


그리고 그것을 끝으로, 이글 유니온, 로열 네이비는 이 훈련에 대한 보고로, 단순하게 메탈 블러드와 그 함대가 강한 것이 아닌, 불패의 사신의 전략이 얼마나 지랄맞게 악랄한지를 다시 한 번 알게된 건 덤이다.











6월 26일 홀슈타인항 16:00 -훈련 종료-


훈련 통제관을 맡았던 형님의 정리로 인해서 MVP는 정해졌다.


로열 네이비 측 MVP는 일러스트리어스. 그녀 덕분에 수 많은 함재기들이 갈려나가서 제공권이 장악되는 것을 오랜 기간 지연시킬 수 있었던 것까지. 당연하게도 그녀 덕분에 아군 함대의 피해를 억제했기에 로열측의 MVP는 일러스트리어스다. 


그 다음으로는 벨파스트가 있겠다. 셰필드도 예시를 들 수 있겠지마느 아쉽게도 목표를 전부 파괴시키지 못하고 격침당했으니 실패로 처리된다. 스위프트슈어가 벨파스트의 뒤를 이었고, 포미더블은.......


.........복엽기가 문제야. 문제. 당연하게도 본격적으로 제공전 싸움에서 일러스트리어스 혼자서 어떻게 다 그 많은 함재기들을 막을까? 제공권이 제대로 잡힌 상황에서야 그 느려터진 복엽기들로 제대로 뇌격기를 쏘아낼 수 있지.


매사추세츠의 초중철갑탄 포격을 맞출 수 있게 지원해줬다는 점. 애초에 상황이 그렇게 흘러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조금 아쉬운 상황이지만 어쩌겠는가. 본인의 전과와는 다르게 역시나 일러스트리어스 언니! 하면서 자매함의 MVP를 축하해주고 있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그녀를 쓸때는 제공권을 확실하게 잡아두도록 하자. 


다음으로 이글 유니온에서의 MVP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요크타운이다. 그야 그 엄청난 데미지 컨트롤 능력으로 적을 상당히 묶어뒀고, 벙커링의 기본 역할을 충실하게 해줬으니까. 얼마나 격침이 안되었으면 아카기가 빡쳐서 자신을 포함해서 2항전, 5항전까지 모조리 다 끌고 나왔을까? 거기에 장 바르까지 나오고, 전함들도 모조리 그녀를 박살내기 위해서 포격을 가한 끝에 나는 헬레나와 셰필드를 후방타격으로 보냈다. 


아쉽게도 매사추세츠도, 헬레나도 MVP대상에 오르진 못했다. 유효타격을 제대로 주지 못한것과, 마지막에 목표를 다 박살내지 못하고 격침 판정을 받아버렸으니까.


아쉽지만 거기까지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메탈 블러드 중앵, 아이리스 리브레 함대에서는-


내 벙커링 계획을 알아차린 오이겐에게 MVP 수여.


그 다음에 중앵에서 이 벙커링과 주력함대가 미끼임을 알아챈 아카기가 MVP.


마지막으로 아이리스 리브레에선 적의 후방 파괴공작을 잡아낸 됭케르크에게 MVP다.


기본적으로 전략전술면에서 성과를 내거나, 혹은 치명적인 공격을 차단하거나 결정타를 먹일시에 MVP를 수여하기로 규칙을 내걸었으니 그에 맞춰서 내 벙커링 공격을 알아차린 오이겐, 그리고 주력함대가 미끼임을 알아챈 아카기, 마지막으로 후방 파괴공작을 막아낸 됭케르크, 3명이 MVP가 되었다.


어쨌거나, 만족스러운 수준이고, 난 그것에 수고했다는 말로 병력들을 치하하고, 훈련 종료를 알린다. 그리고 MVP들을 앞에 세우고 난 그녀들에게 묻는다.


"이것으로 훈련은 종료다. 어떤가, 아카기. 직접 당해보니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나?"


"......설마 주력 함대를 미끼로 세우실 줄은 몰랐습니다."


"잘 기억해두는게 좋을거다 아카기. 불패의 사신이 바로 앞에서 날뛰는데, 그거에 홀리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없을거다. 거기다가 가만 내버려두면 이 무식한 기함의 포격에 고통받는데, 이걸 참아? 아! 전함이 앞으로 나오다니, 거기에 적 사령관까지 있다? 이건 못참지! 하면서 뛰쳐나와서 달려드는게 일상이다.


당연하게도 거기서 빤스런 치고 적의 이목을 끄는건 얼마든지 가능하고, 거기에 주력함대까지 날릴 수 있다는 유혹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이걸 조금만 늦게 알아차렸다면 그녀들은 전부 자유시간 박탈당했을거다. 


그야 다 내가 사용했던 전술에서 사용하는거니까. 당연하게도 알아차렸고, 파괴당했어도 대응하려고 했다면 없던일로 할 셈이었다. 그리고 오이겐도 그걸 떠올리지 못한것에 대해서 독이 오른 상태다. 웃고는 있지만- 날 바라보는 눈빛엔 도전욕구를 숨김없이 보이고 있었다.


"후후- 정말이지, 그 고약한 전술 뿐만 아니라 거기에 후방 침투까지. 덕분에 나도 또 한 번 배웠어."


"좀 더 영리해지고 영악해지는 게 좋아. 오이겐. 그런 의미에서 아카기, 잘도 알아챘군."


그리고 아카기를 본다. 허나, 이런 전술을 택한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런 전술을 선택하시는 건- 실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거겠죠. 그렇죠?"


"혹시나 불만사항이 있나?"


"지휘관님의 몸이 더 소중합니다. 그러니- 제고하셨으면 합니다. 그 전술은 위험합니다."


"미안하지만 그 의견은 각하다. 그리고 귀녀들만 전쟁터로 보내고 나 혼자 안전한 곳에 있을 생각은 없다. 싸워야 한다면 군인으로 싸울 뿐이다. 알겠나? 따라서 항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발언은 못 들은걸로 하겠다. 알겠나?"


그리고 그것에 아카기는 나의 발언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마지못해 수용한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지휘관님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것만큼은,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물론이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싸우다 죽는 것 겁내는 겁쟁이로 죽을 생각은 없다."


"포기해, 지휘관은 이런쪽에서 완고하니까."


그리고 오이겐이 그것에 키득거리면서 아카기를 향해 말한다. 그리고 아카기는 그것에 미간을 붙잡는다. 하기야 이게 참모들의 머리를 붙잡게 만드는 행동이란 거고, 내가 죽으면 전체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거지만 그렇다고 해서 병사들이 죽어나가는데 끝까지 뒤에서 보고만 있던 쓰레기들같이 싸우고 싶진 않았다.


나는 인류의 대 세이렌 전선의 최전방에 서 있고, 내 목숨으로 승리 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것이다.


.......아직도, 똥별 새끼들 지휘에 죽어나간 사병들의 얼굴이 눈에 어른거린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나에게 미안하다며 죽어간 그 녀석까지.


그걸 생각하면, 도저히 뒤에서 지휘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마지막으로-


됭케르크가 내 앞에서 꼼지락거리면서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 지, 지휘관- 나- 잘했으려나?"


수줍은체로 MVP선정에 쑥스러워하는 아이리스 리브레의 됭케르크. 그리고 그녀의 신속한 사격 덕분에 후방 파괴 공작을 겨우 저지할 수 있었던 걸 생각하면 충분히 잘했다. 어쨌거나 목표를 사수해내고, 적의 공격을 저지해내고 격침시켰으니까.


순양전함의 빠른 기동력으로 후방으로 돌아가서 목표를 파괴하고 있는 셰필드와 헬레나. 후방을 수비하고 있던 Z46, Z23을 무력화시키고 목표를 파괴하려는 그 둘을 저지하고 겨우 목표를 지켜낸 것 만으로도 그녀는 MVP자격이 충분하다.


"물론이고 말고. 귀녀의 공적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결정적으로 함대가 승리하는데 기여했으니 말이야. 그리고, 이것에 있어선 아마도 오이겐, 아카기, 귀녀들보다 순위가 높다. 이것에 동의하나?"


"물론, 애초에 머리쓰는 사람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더 공적이 높은 편이니까."


"물론입니다. 그녀는 확실히 성공했고, 그것에 대해선 이의는......없습니다. 아마도 말이죠. 후후후후후-"


....없긴 개뿔. 뭐, 그래도 파악해냈다는게 중요하니 그녀도 충분히 그 역할을 완수해냈다.


"그, 있잖아! 지휘관- 나, 이번 주말에, 기대해도 되는거지? 그렇지?"


"......"


시선이 뜨겁군. 당연하게도 그걸 잔뜩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리고 일러스트리어스 역시 마찬가지. 요크타운은 뭐......애초에 그쪽에 관심도 없을거니 논외로 치자. 있다고 하더라도 굳이 그녀들에게 강제하진 않을거다.


어쨌거나 치하를 해줄건 해줘야지.


"그리고, 일러스트리어스. 역시나 로열의 장갑항모. 그 대공 전투 능력은 역시나 대단하군. 덕분에 제공권을 장악당하는 걸 상당시간 지연시킬 수 있었다."


"아아, 정말이지- 제대로 한 판 하니까 우리들도 제공권을 장악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걸릴 줄은, 거기다가 경순양함만 4척이나 있는데 그걸 어떻게 뚫어? 아무리 함재기들로 공격한다고 해도, 그렇게 탄막을 펼쳐대고, 대공 전투 능력까지 뛰어나면 말이야."


"후후, 과찬이에요. 저는, 그 마저도 지휘관님의 인도가 없었다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거에요."


뭐, 그녀덕분에 상당히 제공권이 장악당하는 걸 늦출 수 있었다. 제한된 전투시간내라면 그녀만 있어도 어느정도 제공권을 잡을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중앵과 메탈블러드쪽 항모가 더 많아서 중과부적으로 밀리기 마련이니까.


"그리고........조금은 부럽네요. 지휘관님의 지휘를, 저희는 완벽하게 따라오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로 패배했다는 것도 변하지 않아요."


"그런거 치고는 잘 싸우던데? 애초에 우리 지휘관의 지휘가 너무 가차없는거라고? 그리고 거기에 따라오지 못하면 따라올 때 까지 닦달하니까. 우리도 10년전에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렇지?"


"그때 너는 제멋대로 구는 사고뭉치 그 자체였지."


당연하게도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오이겐은 많이 정숙해진거다. 그리고 지금도 장난은 치긴 해도 그렇게 심한 장난은 안치는거고. 


어쨌거나 로열, 이글 유니온이 합류한 이후 치룬 첫 번째 합동 훈련. 그리고 이걸 통해서 많은걸 배웠길 바란다. 이번 훈련을 통해서 내 지휘를 받은 로열, 유니온도 훈련이 종료되고 나서 메탈 블러드, 중앵, 아이리스 리브레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고, 특히 장 바르와 매사추세츠는 아직도 으르렁거리고 있다.


.......뭐, 됐다.


저것도 그냥 진심으로 으르렁 거리는 게 아니라 호승심 탓에 저리된거니, 그걸로 문제삼을 필요도 없으니까.


그리고 형이 나를 향해 다가온다. 그리고 내 어깨를 붙잡으며 말한다.


"수고했다 임마. 그나저나, 로열이랑 이글 유니온도 데리고 잘도 이렇게나 밀어붙이네. 오히려 더 잘 알고 있으니까 두들겨 패는거냐?"


"그런것도 있고, 난 이걸로 그녀들이 나 없이도 스스로 전술을 고안해서 작전을 치룰 수 있게 하는게 목적이거든. 내가 언제까지 붙어있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함대를 쪼개야 하는 떄가 올 수도 있지. 그때를 대비한 훈련이고, 덤으로 기강이 헤이해질때 기강 잡기용이기도 하지."


".....무서운 새끼. 게다가 너 거의 반쯤 봐주고 있다고 한건데, 사실이냐?"


"진심으로 했으면 오늘 아무도 여기서 못 일어났을걸."


".......악마같은 새끼."


뭐, 아무렴 어떤가. 살아남기 위해선 나약한 인간이 아니라 악마로 불린다면, 얼마든지 그래줄 용의야 충분하다. 


"있지있지, 지휘관~ 모처럼 이렇게 전부 다 같이 모여서 훈련을 끝마쳤는데~ 오늘 저녁은 함께 술 파티라도 벌일래? 응? 술파티 하자~ 술 파티!"


그리고 오이겐이 내 옆에 와서 말한다. 당연하게도 뭐, 자율적으로 그건 알아서 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휘관도 함께 말이야. 설마~ 안 끼고 도망가려고 했어?"


오이겐이 내 손을 붙잡는다.


.........


못 도망가겠구만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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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피소드는 이번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분량조절 실패.



콩은 까야 제맛이지

콩은 까야 제맛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