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붕: 끄...으으ㅡ으으극...

죽기 싫은데에에해엑ㅔㅔㅣ

그래도 더 이상은 못버텨ㅓㅓㅓ어ㅓㅓ


죽기 싫다 하지만 죽고싶다

아무리봐도 모순돼 보이는 말이지만

양립 가능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편해지고싶지만 죽고싶어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않을테니까


얀붕: ㄸ..떨어지면 얼마나 아플까

무서워.. 너무 무서우ㅝㅓㅓㅓㅓ


그렇다 무섭다 

그러나 옥상 위에서 보이는 운동장보다 무서운 현실이 

아직도 내겐 1년하고도 7개월이나 남아있었다


얀붕: 싫어..싫어어어허ㅓ허ㅓㅓ어헝


어디서부터 잘못된것일까

부모에게 버림 받은것?

160도 되지않는 발육부진이라 고아원에서도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것?

그럼에도 꼴에 친구라고 생각해서

고아원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간것?

실수로 일진과 부딫힌것?

급식을 받다 넘어져 일진의 여친에게 음식을 쏟은것?

일진패거리들이 담배피는걸 보고 도망가려다 뛰는게 선생님한테 걸려 일진들까지 걸린것?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중요한건 중학교 입학 이래로 이미 1년이 넘도록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왔다는것이다


얀붕: 그래... 떨어져봐야 죽기보다 더 하겠어?

죽지도 못하는 지금보단 훨씬 나아...


지난 1년의 고통들은 나에게 있어선 죽음보다 끔찍한것이었다

매 수업시간마다 일진들이 손수 마련해준 압정이 들어있는 방석위에 앉아서 수업을 들어야했고

점심을 먹을때는 젓가락 대신 커터칼 심을 썼으며

책가방에는 못을 넣어두고있었기에 등교,하교때마다 내 등은 못에 박혀야했다

노파심에 말하지만 이것들은 당연한 그러니까 기본에 불과했다

모든 학교생활에 깔고가는 것이었던것이다

내 배에 담배로 지져진 그림,심심하면 뽑히는 발톱과 손톱들과는 별개의 일이었다


얀붕: 이제.. 괜찮아...


고아원 출신의 나에게 얼마나 상처를 입고 돌아오든 신경써줄 사람은 없었으며 

일진들의 부모님은 검경등 고위층에 있어서 죽을 용기로 찌른 신고는 악수로 무마됐고 

그날 방과후에 내 오른쪽 눈엔 컴퍼스가 박혔다


얀붕: 제발..제발 다음생이란게 있다면

사랑받는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다리에 힘이 풀리며 시야가 뒤집혔고

난 추락했다

2초 남짓한 시간이 지나고 

곧 아무것도 보이지않게 되었다








얀붕: 으...나..난 죽은건가?


??: 그렇단다 가여운 아이야


아무것도 없는 컴컴한 어둠속에 새하얀 날개와 금발을 휘날리며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 말했다


얀붕: 다..당신은 누구죠? 혹시 천사..?


얀신: 내 이름은 얀신 이 세상의 신이란다


아무것도 보이지않던 어둠을 새하얗게 만들정도의 후광을 보이며 얀신이 말했다


얀붕: 야..얀신님 그..그럼 전 어떻게 되는건가요..?


얀신: 부모에게 버림받고 일평생 괴롭힘을 당하며

살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더구나


얀붕: 마..맞아요


일진들에게 고통받던 생각이나 난 고개를 떨궜다


얀신: 가여운 아이야 네게 선택권을 주마

어떻게 태어나고싶니?

세상을 다 가질 정도의 부?

사람들을 조종하는 권력?

모든 생물들이 반하는 외모?

어떤걸 원하니?


너무나 엄청난 이야기에 난 할말을 잃었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찰나

내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얀붕: 사랑..


얀신: 음?


얀붕: 다 상관없어요... 뭐든 괜찮으니까

사랑받는 사람으로 태어나고싶어요


얀신: ...정말 그거면 되겠니?


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얀붕: 네 제 평생의 소원이었으니까요


얀신: 알겠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렴


얀붕: 가..감사합니다...


얀신: 이리오렴


난 얀신에게 다가갔고 얀신은 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얀신: 부디 행복하길...









그렇게 온 몸이 녹을듯한 따뜻함이 끝나고 내가 눈을 떴을땐 난 침대위에 있었다


얀붕: 허억!

어떻게 된거지... 여긴 어떤 세계고 난 어떤 사람인거야...


얀신은 분명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유추할수있는게 적었다


얀붕: 이..일단 밖으로 나가보자


시계는 7시를 조금 넘어있었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보니 아침이 분명했다

꽤 넓고 아늑한 방을 나가려던 찰나

거울을 본 나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얀붕: 이게 대체...


160도 되지않았던 내 키가 훨씬 작아져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150도 되지않을듯한

140대의 내가 있었다


얀붕: 모두에게 사랑받는다면서 이게 뭐냐고!!!!


그외의 외모는 크게 달라지지않았다

축 쳐진 눈,작지만 오똑한 코,작은 입등

찐따의 표본이라고 할만한 전생과 달라지지않은 이목구비였고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피부가 백지에 가까울정도로 하얗게변했으며 피붓결도 훨씬 좋아졌다는것이다


얀붕: 이..이럴때가 아니야

일단 나가봐야...


급하게 문을 열고 방문을 나서려던 그때


??: 어디가니~?


키가 180은 넘을듯한 긴 생머리의 여자가 내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얀붕: 누..누구세요...?


얀혜: 오늘 고등학교 입학한다고 긴장해서 그래?

하나밖에 없는 누나도 못 알아보면 어떡해?

얀혜누나잖아~


이상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얀신은 사랑받는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준다면서

왜 아기때부터가 아니라 갑자기 고등학생으로 환생시켜준거지?

그리고 전생에선 중2였던 내가 왜 고1이 된거지?

그리고 피붙이 하나 없던 내게 누나?

정말 이 머리 길고 큰 여자가 내 누나라고...?


얀붕: 미..미안 잠이 덜 깨서...


일단 익숙한척을 해야한다

전생에 그렇게 아픈꼴을 당한 나로써는

장단에 맞추는것밖엔 할수가없었다


얀혜: 그래? 그럼 먼저 씻고 내려가있어

누나가 아침 만들어줄게~


아침을 만들어주는 누나라니 

정말 얀신이 말한대로 사랑을 받긴 하는모양인가?


대충 씻고 식탁에 앉아서 본 뉴스의 내용은 충격적인것이었다


아나운서: 남여 인구비율이 사상최초로 10000:1을 돌파했습니다

기존 남자비율이 높던 고연령층들이 잇달아 사망함에 따라 점점 더 심각한 여초화 상황이 지속되고있는데요

70여년전부터 계속되는 심각한 여아집중 출산문제는 아직까지도 실마리가 보이지않는 상황입니다


사랑을 받는다는게 이런 뜻이었나?

비상식적이긴 하지만 뉴스의 말대로라면 충분히 이해가 갔다

뒤이어 나오는 뉴스들을 보니 더더욱 신빙성이 있었다

뉴스 말미에 나오는 스포츠뉴스를 보니

여자선수들의 소식뿐이었다

또한 드문드문 뉴스에 나오는 남자들의 모습과 여자들을 비교하니 나만 특별히 작은것이 아니라

여자들의 체격과 운동능력이 남자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세계인것이다


얀붕: 얀신.. 뭔가 특이하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설마 이런 세계일줄이야...


얀혜: 뭐라고 얀붕아?


얀붕: 으앗!!


그새 누나가 아침을 차려온것이다


얀혜: 얀붕이 너 어제 잠을 못 잤나보구나?

입학식이 긴장되는거야?


얀붕: 으..응...


사실 그 말도 맞았다

학교에서 좋은기억이 없던 나였기에

고등학교 입학식이 부담되는건 사실이다


얀혜: 얀붕아 괜찮아 누나가 있잖아...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누나는 얀붕이만 있으면 돼..


얀혜누나가 날 꽉 껴안으며 말했다

그런데 부모님이 이번에도 없어?

얀신은 아무래도 정말 악취미가 있는것같다


얀붕: 고마워 누나...


그렇게 아침을 먹고 누나와 같이 학교로 출발했다

학교는 걸어서 5분거리에 있었는데

학교에 가는길에 누나가 수험얘기를 꺼내며

대학에 대해서 말했다

올해 국립대에 들어가면 가정형편에도 부담이 안된다나?

아무래도 누나는 3학년인것같다

그런 이야기를 하던도중 학교에 도착했다


얀혜: 무슨 일 있으면 꼭 누나한테 연락 해!

누난 얀붕이 밖에 없으니까!


얀붕: 알았어 누나!


웃으며 3학년 교실로 가는 누나를 배웅했다


얀붕: 어디보자 내 이름이...

난 1학년 3반이네?


그렇게 찾아간 1학년 3반엔 입학식날이라 그런지

이미 거의 모든 아이들이 와있었고

뉴스가 허풍이 아니라는걸 증명하듯이

반에 남자는 나 밖엔 없었다

대충 빈 자리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교실 뒷문에서 한 여자가 들어왔다


얀붕: 크다...


190은 훌쩍 넘을듯한 키에 짧은 단발머리를 한

여자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 안녕?


얀붕: 아..안녕...


나에게 인사를 건낸 여자의 이름표엔

얀진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얀진: 그거 알아? 우리 학교엔 한 학교에 한명 있을까 말까한 남자가 3명이나 있어


얀붕: 저..정말...?


얀진이의 눈빛이 빛나고있다


얀진: 그래서 이번에 우리 학교 경쟁율이 

전국에서도 최고였대?!


얀붕: 그런데 그게 왜...?


얀진: 머리가 나쁘네


얀붕: 으..응..?


얀진이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반애들 거의 전원이 일어나 날 둘러쌌다


얀진: 아다때기 좋다고 골빈년아


얀진이가 오른손으로 내 목을 조르고

왼손으로는 내 자지를 만지며 말했다









이번건 꽤 장편이 될것같음

아직 얀순이도 안 나왔고...

아무튼 시험끝났으니까 이제 사료공장 다시 돌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