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태어났을 때크게 결핍되어 있었다.

태어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을 찾았지만그를 보살펴야 하는 어미는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있었다어떤 사람도 그 근처에는 없었다.

 

그렇게 그는 빈민으로 살아갔다빈민가에서 태어났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태어난 지 5년이 지날 때까지 빗물을 먹고 남는 음식을 먹으면서 생활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활을 한 적이 없었지만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어린 나이에서 5년은 인간을 그 생활에 완전히 젖어들게 하기에는 넘쳤으니까.

 

그 날도 비쩍 마른 다리를 이끌고 남는 음식 하나 얻어볼 수 없을까 해서 근처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기묘하게 조용한 날이었다.

그런 와중에 철퍼덕 하는 소리가 났다큰 창관 방향이었다.

 

너 같은 아이는 널렸어자꾸 실수만 하고...이제 꺼지렴.”

안돼...케흑...제발...”

 

한 아이가 진흙탕에 쓰러져 있었다아마도창관에서 쫓겨난 걸까.

창녀의 아이가 여급으로 일하는 건 흔한 일이었다...

그리고 쫓겨나는 일도 흔했다보통은 자신의 자식이라는 개념은 없었으니까...

어린 아이에게도 냉혹하다.

 

흐윽...흐극...흐읍..”

 

조용한 날이어서 그런지 그 울음소리는 더 크게 들렸다.

그나마 여급의 삶은 나은 편이다밥은 주니까.

근데 이제는 비참한 빈민이 되어 버렸네.

 

그는 천천히 아이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울고 있는 아이 앞에 서서나지막하게 내뱉었다.

 

몇 살이냐?”

흐으...흐윽...”

몇 살이냐고.”

...네 살...”

나보다 어리네많을 줄 알았더만.”

 

그녀는 화낼 힘도 없어보였다뺨이 부들부들 떨리는 게 보였다.

별로 그도 더 말하고 싶진 않았다.

 

갈 데가 없냐.”

흐으...네에...”

“...내 집에 와라형편이 좋은 건 아니긴 한데...”

“,,,?, 흐그윽...”

 

그는 손을 뻗었다.

처음 말을 걸었을 때와 전혀 다르지 않은 톤으로.

고저차가 아예 없는 듯한 목소리로.

 

그래도 널 키워주마쓸모가 있어야 할 거다.”

 

그녀는 그의 손을 보고만 있었다.

그 손을 뿌리칠지 고민하는 건가아직 빈민이 안 되어봐서 그런가.

말을 더 해야 넘어오나하고 고민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

 

개미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손을 뻗어왔다.

이윽고 손이 닿았다그리고 그 둘은 기묘한 결속감을유대감을 느꼈다.

무슨 감각인지그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완전히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유대감이란.

 

이름.”

“...마리아....,.”

가자.”

“....”

반말해도 된다.”

“....”

 

그녀는 그의 등을 보면서목을 매만졌다.

무언가 매여있는 듯한 감각이었다.

그리고그 등을 쫓아갔다.

 

능력은 잘 먹혔을까알 수는 없었다시간을 지나야만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호감도가 계속 일정비율로 증가하는 능력이라는 건그가 태어났을 때부터 알고 있었던 능력이었다.

그리고 그 능력 때문에 그는 그녀가 쓸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빈민가에서 이렇게 사는 건 솔직히 지긋지긋했다탈출을 목표로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호감도에 비례해서 그 대상의 강함 또한 상승하는 효과는 상당히 유용해 보였다.

그래도 호감도가 높으면 이 녀석이 나중에 출세하면 나한테 뭐라도 떨어지겠지하는 계산적인 생각으로 그는 그녀를 받아들였다

말하자면 실험양이나 모르모트에 가까웠다그녀한테 친 작업이 좀 잘 먹힌다면능력을 더 사용할 수도 있겠지.

지금 내 코가 석자라서 그건 안되지만...”

일단 지켜 봐야한다는 것만은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