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35편) : https://arca.live/b/yandere/28353204

시리즈 일람 : https://arca.live/b/yandere/26457677


출처 : https://www.pixiv.net/novel/series/1568103


주요 등장인물 :


심볼리 루돌프 : 주인공의 담당 우마무스메, 학생회장, 얀순이


트레이너 (남) : 주인공, 얀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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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모습으로 학원 내를 어슬렁거리고 있다간 머지 않아 신고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우마뾰이 당했을 법한 트레이너가 어슬렁어슬렁 거리고 있어요! 라던가 그런 방향이겠지만.


 그 후, 밤색 털의 우마무스메와 헤어지고나서, 허둥지둥 사건현장을 크게 우회하듯 트레이너 기숙사로 돌아가, 찢어진 셔츠를 갈아입는 데에 무사히 성공하여, 샤워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계속 기숙사에 돌아가고만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계속해서 트러블이 발생하는 게 잘못된 거다.

 나쁜 건 저 편에서 찾아오는 트러블 쪽이지, 나한테 책임은 거의 없는 거 아닌가, 라고 뻔뻔하게 나오고 싶은 때도 있다.

 또한, 이건 업무를 땡땡이 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처치를 행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업무의 일환으로써 카운트 할 수 있을 터이다.


 아무리 제대로 세탁한 예비용 추리닝을 빌렸다고는 하지만, 소유주는 루돌프다.

 코를 가까이 해 봐도, 플로랄한 세제의 향기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무리 학습능력이 낮기로 정평이 나있는 나라고 해도, 어젯 밤부터 실컷 '냄새' 관련으로 험한 꼴을 봐 왔으니 학습은 한다.


 낙관적 예측에 기반하는 '위험운전'이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틀림 없다.

 도로를 단지 차로 운전하는 것 보다도 훨씬 사고율이 높은 장소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방어운전'을 마음에 새기지 않으면, 앗차 하는 순간에 여러가지 의미로 직장을 잃고 만다.

 인간에게는 알 수 없는 향기라고 해도, 우마무스메한테 걸리면 그 특유의 후각으로 알아 채 버릴 가능성이 있다.

 어젯밤이나, 오늘 아침 처럼.


 험한 꼴을 보고 나서 다음에 주의를 할 기회가 오는 게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도 없지만, 그건 즉, 바로 복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잊기 전에 실천한다는 것으로, 기억에 남기 쉽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건 다행인 점이다.

 잊어버렸을 때에 찾아오는 사고는, 대체적으로 첫 번째보다 피해가 커지니까.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솔직히 버틸 수가 없다고 하는 진심도 있지만.





 추가로는, 그 밤색 털의 우마무스메를 품에 안고 있었기 때문에, 보다 한층 더 위험물이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자각하는 증상은 없긴 하지만, 위기감 만큼은 있었기 때문에, 주의에 주의를 기울여 제대로 몸을 씻는다.

 냄새제거 효과가 있는 비싼 바디워시를 자포자기 기미로 마구 누른 건 말할 것도 없다.



 과거에 높은 냄새제거 효과와 향기 성분의 조합으로 인하여 '홀아비 냄새가 나는 아저씨도 우마무스메의 향기가 나는 바디워시' 라고 하는 제품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동료로부터 체취 제거와 안전 확보를 위해 추천 받아, 실제로 사용해 보았지만, 확실히 이불에서 학원 안에서 자주 접하는 향기가 풍겨 나와, 놀랐던 기억이 있다.


 뭐, 그런 향기를 풍기며 출근했을 때, 루나가 냄새와 외견의 갭 때문인지 고양이가 '뭐지….' 라고 말하는 것 같은 플레멘 반응이라도 일으킨 듯한 얼굴을 하면서 몹시나 얼굴을 가까이 해 왔기 때문에, 봉인이라 칭하고는 화장실 수납장에 박아 놓고 있다.

 루나가 그런 반응을 했다는 건, 즉 내 체취 자체는 훌륭히 없어져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와서는 다른 우마무스메가 냄새를 묻힌 거라고 착각받을 염려가 있다.

 봉인을 해제할 날은 오지 않겠지.





 또한, 아무래도 그대로 돌려주는 것도 뭣한 루돌프의 추리닝은 현재, 탈의실에 둔 세탁기 안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

 세제는 평소의 배 정도를 투입했다.


 주의에는 주의를.

 보이는 지뢰는 밟지 않는다.

 요즘 왠지 모르게 계속해서 트러블과 조우하고 있기 때문에, 내 힘이 닿는 범위에서는 철저하게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냄새 제거, 확인.





 샤워실에서 나오니, 단말기가 메세지의 착신을 알리는 램프를 빛내며 기다리고 있었다.

 '진압 완료'라고, 짧게 쓰인 메세지에,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사진 데이터를 열어 보니, 멍석말이를 당한 골드 십과 아그네스 타키온이 실로 원통한 듯이 귀를 축 늘어뜨리며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그 위에 어째선지 메지로 맥퀸까지 올려져 있어, 마치 쌀가마니가 쌓여져 있는 듯한 광경이었다.

 메지로 맥퀸은 피해자였던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수업을 내팽겨치고 골드 십을 쫓아가려고 한 건 사실이므로, 일일이 옹호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또한, 아그네스 타키온이 약간 황녹색으로 빛나고 있는 듯이 보이는 건 내 기분 탓이 아니겠지.

 어쩌면, 약물 투여에 의한 도핑으로의 대항을 꾀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문자 만으로 '수고했어.' 라고 답장을 보내는 것도 불성실해 보일 거라고 생각해서, 루돌프의 단말기로 전화를 걸어 보니, 1번의 연결음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구해 줘서 고마워, 수고 했어."

 "아아, 고맙다. 그 쪽은 무사히 기숙사로 돌아간 모양이군."


 아무래도 한바탕 날뛰어서 기분이 개운해진 건지, 말투가 평소의 그것으로 돌아가 있다.

 요즘 며칠간은 제대로 트레이닝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쓸데 없이 짜증을 쌓아 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루돌프 덕분이지."


 당연하지만, 그 밤색 털 우마무스메를 들고 도망친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게 굉장히 미묘한 판단이었다는 건 자각하고 있다.


 이미 루돌프한테는 완전히 집착받고 있다는 점은 몸소 체감하고 있다.

 아무리 기절한 상태라고는 하지만, 다른 우마무스메를 내가 안아들어서 옮긴다고 하는 건, 이성적으로는 이해를 표한다고 해도, 감정적으로는 그렇게는 못하겠지.

 실제로, 그만큼이나 사이가 좋았을 터인 토카이 테이오하고 조차, 그 심각한 삼자대면이 되었을 정도이니.


 "너를 그런 모습으로 밖을 걷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 혹시 또 쓸 데 없는 사고에 휘말렸다고 생각하면 말이지…."


 심각하게 침울한 톤의, 루돌프의 목소리.

 대체 얼만큼 신뢰가 없는 걸까, 나는.

 끽해 봤자 10분에서 15분이면 돌아갈 수 있는 거리를 혼자서 돌아가게 할 정도로 여기까지 걱정을 받다니.

 내가 봐도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높은 빈도로 사고에 휘말리겠어?"


 그러니까.

 사고에 휘말리고 싶지 않으니까, 기절해서 뒹굴고 있는 우마무스메를 무시할 건, 라고 묻는다면, 그 점에는 아니라고 응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우마무스메에게 행복'을 이상으로 걸고 있는 그녀가, 아까와 같은 위험지대에서 사고에 휘말려, 무방비 상태로 기절해 있던 우마무스메를 방치하는 걸 좋게 볼 리가 없을 테니까.


 개인적인 생각으로써는, 가능한 한 그다지 많은 우마무스메한테는 깊이 파고들고 싶지 않다.

 호감을 가지는 데에 나쁜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피해가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다.

 하지만, 봐 버린 이상, 눈치 채 버린 이상,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동은, 용서받지 못한다.





 내 신념과, 그녀의 신념이 그걸 용서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입을 다문다.

 내가 멋대로 행한 일이었고, 일일이 그 모든 걸 공유할 의무는 없다.


 "그렇기는 하지만, 너는 정말로 위태로운 부분이 있으니까,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 주길 바래."


 그녀는 총명하니까, 내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정도는 알아채고 있겠지.

 그런 상태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건, 이걸로 괜찮다는 거겠지.


 아직 미성년자이긴 하지만, 그녀의 정신성은 성인의 그것에 매우 가깝다.

 자신의 안에서 매듭을 짓고, 청탁병탄(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고 널리 포용함)을 할 정도의 도량을 가지고, 가려 쓰는 것이 가능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매듭을 빠뜨리는 사항, 그녀의 손 만으로는 닿지 않는 사항.

 그런, 그녀의 손에서 빠져나가는 몇 가지가, 아무리 해도 나와 버린다.


 그런 점은, 다름 아닌 그녀 자신이, 수 많은 꿈을 스스로의 손으로, 다리로 깨부숴 온 그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타인의 꿈을 깨부숴 버린다고 하는 딜레마.


 단념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매듭을 짓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힘을 붙이기 위하여, 꿈을 실현하여 행복을 부여잡기 위해 달리는 그녀가.

 아무리 어른으로 있으려고 했다 한들, 마음의 문제를 정리하는 건 전혀 불가능하다.


 달리는 모든 우마무스메들의 꿈을 이뤄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꿈에 도전하기 위한 도움 정도는, 나한테도 가능하다.

 아주 미약한 힘이라도, 등을 밀어주기 위한 정도는 가능한 것이다.


 그녀의 그릇에서 흘러 넘칠 것 같은 것 정도는, 가능한 한 내가 받아 낸다.


 그게 나의, 트레이너로서의 긍지. 황제의 버팀목으로서의 역할.

 우마무스메의 꿈을 지탱하는 자로서, 이상향으로 향하기 위해 스스로한테 내린 룰이다.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주제에, 새로운 담당을 가지는 것에 소극적으로 되어 버린 언저리는, 실로 나 답게도 그릇이 작다고 생각하다만.


 그렇기 때문에야 말로, 나는 말하지 않고 제멋대로 한다.

 들켰을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지.

 입에 담으면 험한 꼴을 당하니가, 그걸 공언할 정도의 배짱도 없다고 하는 게, 의외로 진실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그 쪽도 무사한 것 같아서 잘 됐네. 이따가 집무실을 정리하러…"

 "안 돼. 네 집무실은 나랑 브라이언이 정리해 두지. …오늘 만큼은 기숙사에서 얌전히 있어 주길 바래. 오전 강의가 끝나면 찾아갈 테니."


 아마도 골드 십과 분노에 미쳐 날뛰던 메지로 맥퀸이 올라 탄 시점에서, 내 집무환경은 심각한 모양새가 되어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다행히도, 노트북은 이미 부서져 있고, 필요한 서류도 모두 가방 안에 집어 넣은 상태로 나왔으니, 방이 어질러져있었다고 해도 앉아 있기가 불편한 정도로 끝났을 테지.

 따라서, 일단은 방을 정리하자고, 라고 생각했다만, 루돌프에 의하여 제지가 걸렸다.


 "과보호구만…."


 객관적인 사실을 지적받고 있을 뿐이므로, 그다지 저항할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아무리 우마무스메라고는 하지만, 연하의 소녀에게 보호를 받는다고 하는 것도 뭔가 한심한 이야기이긴 하다.

 아까의 구조요청의 시점에서, 이미 어른의 위엄 따윈 있었던 물건이 아니지만.


 "알았지, 트레이너 군?"


 평소보다 다소 강한 어조로 루돌프가 거듭 주의를 준다.

 이럴 때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행동하면, 대체적인 케이스에 있어 어째선지 거듭하여 재난을 겪고서는, 나는 단순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설교가 시작되는 것이다.

 한심한 이야기지만, 이럴 때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는게 제일이다.


 "…알겠어."

 "좋아. 그럼 나중에 보자고."










 통화가 끊기는 순간, 과보호는 대체 어느 쪽인건가, 라고 한숨을 쉰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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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가 무사히 귀환을 하고 난 막간의 이야기.

다시금 루돌프가 트레이너에 대해 얼마나 걱정과 집착을 하고 있는지를 떠올려 주게 해주는 에피소드였음.


다음 편부터는 다시 천천히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될 것임.

또한, 원본쪽에서 팬픽의 표지가 생겼으므로 시리즈 일람 페이지에 그 표지 일러스트를 적용하였음.

오타 및 오역 지적 그리고 기타 피드백은 언제나 대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