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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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피아에 퇴고 좀 해서  올림 거기서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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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서약반지입니까?"


"으앗!?"


운좋게도 큰 일없이 한가한 날들이 이어지는 어느날, 지휘실에서 약간의 업무를 마치고 아무생각없이 멍때리고 있는 나의 뒤에서 댄들라이가 불쑥 말을 걸어 놀라 뒤로 자빠져 버렸다.


"이런, 아프시겠네요"


"너 때문이잖아..언제온거야? 깜짝놀랐네"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말라 하셨으니깐요"


"내 앞에선 괜찮아"


"자신의 앞에서만 모습을 보여달라니 독점욕이 강하시네요, 흔한 로맨스 드라마 남자주인공 같았습니다."


"요즘 지휘실이 아니라 숙소에만 있더만...하루종일 그런것만 보고있었어?"


"상당히 재미있는 것들이 많더군요, 특히 여자 주인공이 참지 못하고 돌변해서 주변을 파탄내는 극단적인...."


"아니..그렇게까지 자세하게 말 안해도 돼"


차가운 바닥에 슬슬 한기가 올라와 일어나려 자세를 취하자 댄들라이가 말없이 손을 내밀어 붙잡아 주었다.


"고마워"


부축을 받고 자세를 고쳐앉자 댄들라이는 의자에 걸쳐놓았다 떨어진 코트를 줍고는 방금 세탁한듯 은은한 향이나는 다른 코트를 의자에 걸쳐놓았다.


"....빤적도 없는 코트가 어느센가 빨려있다 했더니 너가 바꿔놓은 거였어?"


"네, 지휘관님은 세탁 할 수고를 덜고 저는 계속 옷을 빌려입을 수 있으니 윈윈이네요"


"어차피 한꺼번에 빨아서 귀찮을 일은 없을텐데, 안그래도 돼"


"싫습니다"


내 말을 단호하게 거절하고는 바꾼 코트를 몸에 걸치고는 냄새를 맡으려는듯 소매에 코를묻고 숨을 깊게 쉬었다.


"..내 몸에서 냄새가 많이나나? 나름 신경쓰고는 있는데"


"상관 없습니다, 오히려 조금 덜 신경쓰신다면 좋을 것 같네요"


"응? 어..."


"그것보다 그 반지는 무슨일인가요?"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에 대화를 그만두려하자 다시 반지로 화재를 돌렸다.


"이게 뭔지 알아?"


"다른 지휘부 인형들이 끼고있는것을 봤습니다."


"다른 지휘부를 어떻게 봤..아니 알 것 같네..그냥 들키지만 말아줘"


내 의문에 짓궂은 미소를 짓기에 질문을 포기하고 한숨을 쉬었다. 세상의 상식을 막 알아가는 이 아가씨에겐 궁굼한게 너무 많을테니 서버 cctv 자료 해킹정도는 그냥 넘어가도 될것이다, 어차피 그녀라면 들킬일도 없을테니깐


"그 부분에 대해선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나름대로 나를 안심시키고 댄들라이는 앞에 놓인 반지를 살짝 집어 눈 앞에 가까이 대고 구경했다.


"그보다...이렇게 가까이에서 본건 처음이네요..어떤 인형과도 서약을 하시지 않더니 이제서야 마음이 그럴 마음이 든겁까?"


"그런거 아니야, 다른 지역 지휘관이 너도 한번 해보라고 억지로 쥐어준거지"


구경이 끝난듯 돌려준 반지를 작은 상자에 넣어 책상 밑 사물함에 넣었다.


"혹시 아무와도 서약하시지 않는 이유가 결국 인형은 인형이다, 그런건가요?"


"질문이 짓궂네, 그런거 아닌거 알잖아"


"농담입니다"


곤란해 하는 내 표정이 재미있는듯 작게 웃었다.


"제가 추측해 보자면 오히려 인형을 너무 아껴서 이런건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끄응...."


내 뇌는 분명 사람이건만 마치 인형 마인드맵을 해킹한듯 정확하게 내 마음을 꽤뚫어본 덕에 약간 부끄러운 마음으로 댄들라이의 시선을 피했다.


"그래도 마구잡이 식으로 서약을 남발하는 다른 지휘관들 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성격 때문에 전술인형들이 목숨 받쳐 지휘관님을 따르는거겠죠"


"....응..고마워"


장난스런 말로 나를 곤란하게 하던 그녀가 평범한 칭찬을 해오는 것이 왠지 부끄러워져 평범하게 대답해버리자 그 모습에 만족한듯 몸을 휙 돌려 책상 너머의 소파에 앉더니 눈을 감았다.


평소의 댄들라이는 저렇게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있는게 일상인 경우가 많았다.


처음엔 신경쓰였지만 어차피 이해하기 힘든 존재인 만큼 무언가 하고 있겠거니 라는 생각으로 익숙해져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남은 업무로 돌았다.


"....! 지휘관님"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댄들라이가 약간 당황한 목소리로 눈을 떳다.


"무슨일이야?"


"혹시 반지를 책상에 두고 지휘실을 비우셨습니까?"


"음...아까 한 1분정도 비운 것 같은데..."


"..그리폰 불만 게시판이 불타고 있네요"


"응? 맨날 눈감고 뭐하나 했더니 계속 그런거나 하고있었니?"


그리폰 불만 게시판이라는 존재는 알고있지만 인형들을 배려해 굳이 들여다보지는 않고 있었지만 설마 댄들라이까지 하고있었다니


"저는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그것보단.."


댄들라이가 소파에서 일어나 내 앞으로 다가오자 앞에있는 컴퓨터 화면에 그리폰 불만 게시판이 접속되고 있었다.


마우스와 키보드는 건든적이 없것만 자기혼자 착실히 일을 수행하고 있는 컴퓨터에 대한 의문은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미안한데 나는 이거 안보기로.."


"잠깐 본다고 무슨일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이걸 보세요"


어느세 내 옆으로 다가온 댄들라이가 화면에 놓인 빼곡한 글 들 사이에서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실시간 그붕이 ㅈ됐다....? 우리 애들이 이런말을 쓴다고..?"


"이정도면 순한편이죠"


약간 충격받은 나를 무시하고 댄들라이는 가리킨 글을 클릭했다.
이번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마우스는 쓰지 않았지만 정상적으로 글이 로딩됐다.

"...어..."

작성자가 mdr로 되어있는 그 글에는 내 책상 위에 있는 반지가 찍힌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잠시 자리를 비우신 사이에 MDR이 다녀갔나 보네요"


"우리 지휘부 총 인원이 저만큼이 안되는데 이 조회수가 말이 돼?"


조회수 3000 명백히 우리 지휘부의 인원을 훨씬 뛰어넘은 숫자다.


"전자전 성능이 좋은 인형들이 장난을 친 모양이지만 관심을 많이 받고있는건 부정 할 수 없습니다."


"..곤란한데.."


해명글이라도 쓸까 키보드에 손을 얹었지만 새로고침을 누를때마다 미친듯이 올라오는 글들을 보고있자니 쉽게 끝날 일은 아니였다.


"조금 늦었지만 제가 임시조치를 취해 놓았습니다, 좋은 소식과 나쁜소식 뭐부터 들으시겠습니까?"


"좋은 소식부터.."


"서버 접속 로그를 분석해서 이 글을 본 인형들의 기억 데이터를 전부 삭제했습니다."


"그럼 끝난거 아니야? 나쁜소식은?"


"성능이 좋은 인형들까지 처리하지는 못했습니다, AR소대 404....리벨리온 소대도 마침 지휘부에 와있네요"
 

"뭐...그 애들이라면 괜찮아, 이런거에 관심 가질 이유도 없을테니깐"


"진심이신가요?"


"응"


"....어쩔땐 지휘관님이 정말 바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너무하네....무슨소리지?"


갑작스래 들어오는 디스 뒤, 쿵 쿵 하며 묵직한 뜀걸음 소리가 가까워졌다.


"아마 이런 일에 관심없는 분들 중 하나가 온 것 같네요"


-쾅!


댄들라이의 말이 끝나자 마자 문이 부서질듯 강하게 열리고는


"지휘관!!!!!!"

간단한 수색임무에서 복귀한 HK416이 상당히 험악한 얼굴을 하며 지휘실에 들어와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작전중에 문제ㄹ..큭!?"


큰일이 있는가 싶어 일어나려하자 어느세 내 앞까지 다가온 416이 내 멱살을 강하게 잡고 벽에 밀어붙혔다.


"4..16.."


순간적으로 등에 강하게 느껴지는 충격에 숨이 멎었다.


"저에게 설명해야 하는 일이 있지 않나요?"


"일단 이것부터..!"


잡힌 멱살을 놓기 위해 416의 팔을 잡았지만 그녀의 팔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런 외모를 하고있어도 결국 전쟁터에서 싸우는 로봇이였기에 인간인 나와의 힘차이는 당연한 일이였다.


"댄들라이!"


도움을 청하기 위해 옆에있던 댄들라이를 불렀지만 그녀는 어느세 전술인형에겐 보이지 않게 몸을 감추고는 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미소가 무슨뜻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적어도 이 상황을 도와주지 않겠다는 뜻은 확실했다.


"갑자기 개 이름은 왜 부르는거죠..?"


그 상황에 416은 심기가 더 불편해진것인지 목소리와 팔에 더욱 힘이 들어왔다.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년이랑 맨날 붙어있더니 결국 정분이라도 난건가요!? 그래서 그 반지도 산거고?"


오해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다시 나를 벽으로 밀어붙히는 충격에 입이 막혔다.


"어머, 우리 416이 화가 많이 났나보네~"

등의 통증을 느끼며 잠시 숨을 멈추자 뒤이어 UMP45가 문으로 들어왔다.


"45....416 좀 말려줄래?"


"미안하지만 그건 보수를 받아도 불가능 하겠는걸"


45는 차고있던 총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왜냐면...나도 지금 화가 꽤 많이 나있으니깐"


싱글싱글 웃던 표정을 싹 거두고 가늘게 뜬 오른쪽 눈으로 나를 보는 날카로운 시선에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오늘 하루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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솦붕이 복귀하고 무지성 416개조 달렸다

사통소자 너무 부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