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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6561636


일일천추 一日千秋

하루가 천 년 같다는 뜻으로,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 

또는 뜻대로 만날 수 없는 초조함을 나타내는 말.





『수고를 끼쳐 죄송합니다』


「아뇨아뇨, 그럼...」


통화를 끊고 한숨 한번.

오늘은 아그네스 타키온 씨의 검사로 외출한 걸로 알고 있었기에 연락이 있다면 「무슨 일이 있다」던가, 혹은 다른 용무일 테지요.


예상이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은 것에는 안도를.

그리고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적인 대응으로 계속된 것에는 아쉬움을.


......감사제의 상연물로 모의 레이스인가요.


끊어진 전화를 아쉽게 바라보면서도 머리는 명확하게 움직입니다.

확실히 감사제는 갑작스럽게 뭔가 시작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스케줄은 나름대로 버퍼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병렬로 여러 개 움직이고 있지만요.

그리고 이번 모의 레이스에 출전하는 것은 이른바 스타 중 스타.


――심볼리 루돌프 씨.


황제라고 불리는 칠관 우마무스메.

트윙클 시리즈라는 일선에서 거의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그 영향력도 인기도 아직 일선인 그녀.

최근에는 오로지 뒤에서 트레센 학원을 지지하는 것에 진력하고 있는 그녀가 팬 서비스로서 모의 레이스를 실시한다고 한다면, 수많은 우마무스메 팬들은 너도나도 몰려들 것입니다.

출전하는 면면은, 미데뷔의 우마무스메도 있습니다만, 나리타 브라이언 씨, 토카이 테이오 씨, 메지로 맥퀸 씨. 그리고, 아그네스 타키온 씨. ......호화로운 인원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겠죠.


이 제의를 거절할 이유는 학원 측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왜, 이 시기에?

자신의 명성을 모르는 그녀가 아닙니다.

만약 당초부터 그 예정이 있었다면 일찌감치 결정하고 홍보도 했을 테죠.

너무 강해 응원받기 어렵다는 평가도 일부 있지만 그녀의 집객력은 절대적. 거기에 명문의 우마무스메들이나 입학 전부터 팬들의 평판이 높지만 미데뷔인 우마무스메까지 출전한다면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가치도 높습니다.


......그걸, 트레이너 씨가 잊고 있었다?

아니, 그럴 리가요.

생각나서 황급히 설명한 느낌도 아니었고 애초에 그 사람이 심볼리 루돌프 씨의 일로 실수할 일은 뭐, 우선 없죠. 화가 나지만요.


휘갈겨 쓴 메모에서 서류로 모의 레이스의 희망 인원을 정리해 갑니다.

출주 예정은 심볼리 루돌프 씨, 토카이 테이오 씨, 아그네스 타키온 씨, 골드 쉽 씨, 타마모 크로스 씨, 나리타 브라이언 씨, 메지로 맥퀸 씨.....인가요. 오십음도 순으로 하다 보니 성격이 드러나네요.

그렇다 치더라도 어느 분이나 시대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뿐이군요.

이게 우연히 모일 수 있는 건가요?


뭔가 조금 찜찜하네요.


요즘 그녀의, 아니 그녀들의 움직임은 여러 가지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트레이너 씨의 「복수담당」 발표 이후로 계속.

황제의 지지자로 생각되던 토카이 테이오 씨도 트레이너 씨에게 딱 달라붙어 있고, 그렇게 되면 심볼리 루돌프 씨로서는 정신이 없겠죠.


현재 제가 파악하고 있는 범위에서는 심볼리 루돌프 씨, 토카이 테이오 씨, 아그네스 타키온 씨의 3명은 확정. 나리타 브라이언 씨도 꽤 따르는 모습.

그리고 골드 쉽 씨....는, 잘 따르고 있습니다만, 그건 어떨까요.

메지로 맥퀸 씨는 정보가 적습니다만......글쎄요. 트레이너 씨가 주신 보고서에는 야구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목표를 잘못 잡은 것 같기도 해요.



트레이너 분이 관여하지 않는 곳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정황 증거로부터의 추측이 아니라 감입니다.

생각할 것도 없이 뭔가 있네요. 확실하게.


일단 이사장님 귀에는 들어가야......어라? 이사장님......

......아아, 『세 번째』.


그런 건가요? 그래서 레이스를.

그 심볼리 루돌프 씨도 그 압력을 뛰어넘을 수 없었다는 말일까요.

이사장님께 알려 드리고 회장을 억누르고, 홍보 개요를 만들고... 앞으로 며칠밖에 남지 않았는데, 정말.

이 정도로 스스로 해 주었으면 하는데요, 라고 분개하려고 했습니다. 그때.



―――문득.



귀에 익은 멜로디가 귀에 울렸습니다.


꽤나. 그야말로 벌써 몇 년째 듣지 못했던 벨소리.

아직도 개별로 설정해 놓은, 그 시절 그대로의 내가 생각해도 상당히 미련이 남아 결국 단말기가 바뀌어도 똑같이 설정했던 그 곡.


둘이 들었던, 그 노래.

반사적으로 들어 올린 단말기에는 메시지 착신 통지.



『오늘 밤 다시 방에 묵게 해주세요』



무뚝뚝한 메시지.

그런데도 그런 메시지가 도착한 건 도대체 얼마 만의 일이었던 걸까요.

완강하게 업무 연락 툴만 사용해놓고 이제 와서.


뛴 심장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천천히 문자를 써갑니다.

정말. 하려던 말도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잖아요.


『알겠어요. 열쇠는 나중에 전해주러 갈게요』


아니.


문자를 지운다.


아니.


문자를 지운다.


아니.


그런 짓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요?

마지막에는, 읽음 표시가 떴을 텐데도 답장을 보내지 않는 제 행동에 초조해하며 무심코 송신을 눌러버리고.


아아, 왠지 정말 휘둘리고 있구나, 라며

완전히 약해져 버린 저는 다시 한 번 한숨을 쉬고 단말기를 집어넣었습니다.


자, 제대로 해야죠.

이사장실의 두꺼운 문을 강하게 세 번 노크합니다.

안에서 돌아온 누구냐는 목소리에, 표정도 마음도 바꾸고.


「실례합니다. 이사장님께 말씀드릴 것이―――」










『좋아. 열쇠는 나중에 줄게』

정말. 제가 생각해도 한심한 문자가 지금 저의 한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