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붕아 정말 혼자 갔다 올 거야? 누나가 지금 할 것도 없고… 같이 가줄 수 있는데.

뭐 네가 못 미덥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정말 걱정돼서 그래… 응?”

“아니 무슨 내가 사지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어~기 마트 하나 갔다 오는 건데 왜 그래~

아무튼, 같이 가는 건 됐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지금 말해. 또 이따가 전화해서 고생시키지 말고.”

“응? 딱히 그런 건 없으니까 빨리 갔다 오기나 해.”

“어휴…알았어.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딴 길로 새지 말고 바로 와야 한다?”

딴 길로 샜다가 괜히 꼬리치는 년들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 그런 건 미리미리 차단해야지.

@@

“이제 사라는 건 다 샀고. 오랜만에 아이스크림이나 사갈까? 누나가 좋아했던 게 여기 있던 거

같은데. 아~ 근데 시간이 시간이라 남은 게 있으려나~ 싶은데.”

“역시나 역시지.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어쩌지? 그냥 갈까…”

“저기~. 혹시 뭐 찾고 있는 거 있어?”

“넷? 아… 아이스크림을 찾고 있었는데요…”

“아이스크림이면…혹시 이거 찾고 있었니?”

“네. 그게 맞긴 한데요…”

“그럼 네가 이거 가져갈래? 난 이거 아니어도 괜찮거든.”

“어… 감사하긴 한데… 그래도 괜찮나요?”

“응? 내가 먼저 말하지 않았던가?”

“아… 그럼. 감사합니다!”

방금 저 아이 내 동생뻘 되는 거 같은데. 되게 귀엽네, 성격도 착하고. 아아~ 저런 동생 하나만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

아까 그 누나, 우리 누나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던데. 되게 착하고 예쁘셨지~

여태껏 우리 누나도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그 누나는 무슨 모델 일 하시나?

암튼 담에 또 만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집에 도착했는데.

어라 누나가 또 왜 저런다냐? 뭐가 화난 거 같은데?

“어...음… 다녀왔습니다?”

“너… 왜 이리 늦게 왔어? 도중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 별일은 없었는데. 그냥 아이스크림 좀 사다가 늦었어.”

“아이스크림은 뭔 아이스크림이야. 내가 너 딴짓 하지 말라고 했지? 어?”

아니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무섭게시리.

“아니… 누나랑 같이 갈 때마다 이거 샀으니까… 나름대로 생각해서 산 건데…”

“그…래? 누나가 그것도 모르고… 멋대로 화내서 미안해.”

“아니. 뭐 바로 사과하면 그걸로 됐어.”

“근데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거 하나사는 데 시간이 그렇게나 걸려?”

“어? 아~ 사실 말이지 아이스크림이 남은 게 없었거든? 그래서 이걸 어쩌냐~ 고민하고 있었는데”

“응? 아이스크림이 없었다고? 그럼 이건…”

“내 말 좀 들어봐. 그러니까 내가 거기서 고민하고 있는 게 다른 사람한테도 보였나 봐~.

어떤 사람이 와서 자기는 괜찮다면서 양보해 주더라니까?”

“그래? 되게 착한 사람인가 보네. 어떤 사람이었는데?”

“으음… 일단 기억나는 건 누나 또래의 누나였고, 그 다음은”

‘누나’면 우선 여자네? 시발 또 어떤 년이 내 동생을…

“그다음은?”

“그… 엄청~ 예뻤어!”

??? 시발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건가?

“엄청… 뭐라고?”

“진짜. 엄청 예뻤다니까? 과장이 아니라 정말 모델인 줄 알았어~. 역시 속마음이 예쁜 사람은

바깥 외모도 예쁘다니까? 비교하는 거 같아서 미안하지만 누나보다 예뻤다고 생각해”

“그래? 그렇다라…”

시발 내가 이래서 혼자 보내기 싫었는데. 혼자 보낸 내가 병신이지 시발.

담부턴 절대로 혼자서 안 보내야지.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으려나~.”

그 말은 들은 순간 내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