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전편: "뭐? 숙제를 도와달라고?" - 얀데레 채널 (arca.live)







"......."


도저히 담아둘 수 없는 불편함에, 내 의식이 심연 속에서 끌어올려진다.


"으...."


마치 기절 할 것만 같은 몽롱한 의식 처럼, 여러겹으로 일렁거리는 시야가 기분을 나락으로 끌어내린다.



".....?"


제대로된 사고가 돌아가기 시작 할 때 쯤 비로서 현실을 마주하게된다.


"...!"


그리고 그것을 인지한지 늦어봐야 1초


"뭐야?! 여긴 어디야?!!"


너무나도 낯선 장소에 당황스러움이 파도 처럼 몰려온다.


"으윽 ㅡ!"


여긴 어딜까... 어쩌다 오게 된 걸까.


어느것도 떠오르지 않아, 마지막 기억마저 희미했기에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몸을 움직여보았지만...


덜컥!


".....?!"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유로워야 할 손 발은 허공을 뻗치다 무언가에 걸려버리고 만다.


"뭣..."


그제서야 현재의 상황을 알 수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지금 나는, 침대에 묶여 있었다.


손과 발은 수갑으로 채워져, 각 모서리에 고정되어 있었고 당현한거겠지만 내 힘으론 도저히 풀 수 없을만큼 견고했다.


말 그대로 감금되버린 상황...


그것도 단단히 구속되어 있어서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납치라도 당한건가?

그렇다면 대체 누가 무엇을 원해서 ㅡ


드르륵 ㅡ!


"?!"


내 처지를 깨달으려던 순간, 귓가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오는데...




마치 묵직한 철문이 육중하게 열리는 느낌이었다.


"....."


그리고 소리가 발생한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제서야 금고 같은 문을 발견 할 수 있었으며 누군가에 의해 반쯤열려있는 듯 했다.


"......!"


그리고 느껴지는 인기척....


지금 저 너머에는 내게 이런짓을 한 사람이 있다는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


그렇기에 나는 숨을 죽이며 경계하는데....



"어라? 일어났네?"


대체 어떻게된 일인건지... 그곳에선 내가 아는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배...?!"


다름 아닌 루나 선배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 마냥 철문을 열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루나 선배?! 이게 무슨 일 ㅡ"


도저히 가늠 할 수 없는 상황에 그녀에게 지금의 혼란스러움을 물었지만...


".....!"


그녀의 낯짝을 보자마자 비로서 떠오르고야 말았다.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 기억....








'죄송하지만 그만해주셨으면 해요.'


나는 분명, 선배의 집착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뒤를 돌아봤다.


평범함이라곤 도저히 생각 못할 부담스러운 행동들을 멈춰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잠들어라.'


너무나 무방비했던 내게 찾아오는 경고 없는 한 마디.



'ㅁ.. 뭣...'


'몸.. 이...'


'대.. 체.. ㅁ....'


그녀에게서 차가운 목소리가 떨어지고 나서 내 의식은 순식간에 어두워졌었다.


"........"


그것이... 정신을 차리기 전, 마지막 기억....


머리가 좋진 않았지만 바보는 아니였기에 알 수 있었다.


다름 아닌 루나 선배가...


"선배... 이게 무슨 짓이죠?!"


나를 납치한 거라는 걸 ㅡ


덜컹! 덜컹!


"왜 저를 이런 곳에 감금시킨건가요?! 당장 풀어주세요!"


극도로 몰아치는 흥분감에 발버둥을 치며 그녀에게 책임을 물었다.


"으으윽!!!"


도저히 담아둘 수 없는 분노에 짐승 처럼 이를 갈며 그녀에게 원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ㅡ


"싫어... 그야 풀어주면, 롤랜드는 내가 아닌 다른 여자한테 가버릴거잖아..."


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도저히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았다.



"네? 그게 ㅡ"



"사랑해..."



"네....?"


정말로 뜬금없고 동시에 갑작스러운 사랑 고백.


심각한 사태에 비장한 표정을 짓게 되는 나와는 다르게 루나 선배는 수줍게 얼굴을 붉히더니 흐름이 이상해진다.


"사랑한다고, 줄곧... 너만을 좋아하고 있었어."


"솔직히 말할게... 지금까지 전부 연기였어."


갑자기 나를 사랑한다느니 연기였다느니....


"너에게 쌀쌀맞은 태도도 진심이 아니였고, 너의 존재를 귀찮아했지만 사실은 너와의 시간이 무엇도 대체 할 수 없는 행복한 순간들이었어..."


"진실은 어둑하고 말라가는 내 세상에 한 줄기의 빛과 소금이었는데..."


한 순간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여러 사실들이 머릿 속으로 흘러들어오자 현기증이 느껴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너가 다른 여자와 있을 때.... 그리고 나에게 경멸 섞인 눈 빛을 보냈을 그 때..."


"그 때는 정말 내 세상이 문너지는 것만 같았어."


"너를 잃고 싶지 않아서...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붙잡고 싶어하는 마음에 ㅡ"


"지금.... 이렇게 감금해버리고 만거야."


그녀는 울적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만행을 어떻게든 포장시키려는 듯 보였지만...


"웃기지마요!"


"....!"


나는 그런 가식적인 분위기에 화가 치밀어오른다.


자신이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어떻든 이런 범죄가 정당화 될 순 없었다.


"당장 풀어주세요!"


필사적으로 아련해보이는 그녀의 분위기에 오히려 화를 내며 목소리를 높인다.


"하아....."


그러자 루나 선배는 아쉬운듯 한 숨을 내쉬더니, 이내 연기 같은 표정이 사그라지고...


"뭐, 어느정도 예상은 했어."


예상 내에 문제라는 것 마냥 비아냥을 내뱉더니 섬뜻한 미소를 머금는다.


화악 ㅡ


"윽?!"


이내 그녀가 내게 손짓을 하며 알 수 없는 분홍 연기를 방출했고


"으아.....?


그걸 들여마시자 몸에 급격한 변화가 밀어닥친다.


"하아... 하아..."


정말... 아주 조금 흡입한 것 뿐 인데...


"후훗, 상태가 어때~?"


그 효과는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두근 ㅡ!


"......!"


너무나도 심하게 뛰기 시작하는 심장,


극도의 긴장감이 아닌 다른 것에서 비롯된 두근거림.


"선배... 대체 ㅁ..."


의식이 몽롱한듯 나른해지는 몸과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지는 체온.



"하아 ㅡ"


살아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 몸을 휘어감는다.


"아아..."


여러가지의 감정이 뒤섞이며 정신이 혼미에지지만 그런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자, 그럼... 준비도 된 것 같으니 시작해 볼까? ♡"


지금 내 몸을 지배하는 것은 딱 두 가지 ㅡ



"선... 배...?"


바로 쾌락과 두려움이었다.





◆◆◆




"와~ 이거 봐바 롤랜드, 너의 것이 이렇게나 씩씩해졌어!"


루나는 색기로 가득찬 요염한 얼굴로 입 맛을 다시며 롤랜드의 남성을 툭툭 건드린다.



"선배... 그만...."


그녀의 손가락 끝이 닿을 때 마다 롤랜드는 몸을 경련시키며 밀고들어오는 쾌감을 저항하고자 했으니...


"....!!"


아니... 어쩌면 자신이 감당 할 수 없는 쾌락의 파도에 흽쓸려, 몸부림 치는 것 일수도 있었다.


"괴로워? 내가 도와줄까...♡"


마치 서큐버스 처럼 음란한 웃음기로 그녀의 입김이 롤랜드에게 닿을 정도로 가까이한다.


"으윽...!"


그저 숨결이 스쳐지나가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쾌락이 동반되는지, 이를 악물며 버티려고 한다.


민감해진 정도는 정신적이 겨우겨우 버틸 정도였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 기절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기절하지 못하는 성고문의 극치였다.


"그... 그만둬... 주세요..."


롤랜드는 닮고 닮아, 먼지 처럼 사라지려는 이성을 어떻게든 붙들며 용기를 짜내지만...


"말은 그렇게하면서, 사실은 기분 좋아지고 싶은거 아니야?"


"그야, 너의 남성이 쾌락에 목말라서, 자극해달라는 것 마냥 귀엽게 팔딱팔딱 거리잖아....♡"


그의 몸은 이미 본능에 충실하여, 그녀에게 위로해 달라는 듯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으음....♡"


이내 그녀는 야한 숨소리와 함께 롤랜드의 것을 입에 물었고 ㅡ


"하윽?!"


그는 처음으로 민망한 목소리를 내버린다.



츄릅 ♡ 츄 ♡ 츄하...♡


이내 욕망에 충실한 끈적한 소리가 멜로디 처럼 연주되기 시작한다.


"하아♡ 하아...♡ 츄릅...♡ 어떄..? 내 입안은 따듯하고 기분 좋아? ♡"


롤랜드의 것을 계속해서 핥고 달래며 그저 순수한 본능이 시키는대로 그에게 봉사한다.


" ㅡㅡㅡ?!!!"


그러자 그는 소리 지를 틈도 없이 계속해서 들이닥치는 쾌락에 계속해서 몸을 진동시킨다.


"마음껏 느껴줘....♡ 내 혀로 계속계속 흥분해줘. ♡"


"후훗♡"


하지만 그의 괴로워하는 신음 조차 음미하는 것 처럼 미소지으며 계속해서 혀 끝으로 핥기 시작한다.



"선배... 나 그러다가... 가요....!"


견딜 수 없는 자극에 그가 인내의 한계를 드러내는건 그리 오래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으니,


'아... 이제 못버텨... 이렇게 된거, 차라리... ㅡ'


롤랜드는 이미 반쯤 단념해버린체 결국 쾌락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안돼요~♡"


꽈악 ㅡ


"....?!"


이미 분별 할 수 없는 이성에 진작에 마음이 꺾였어도 마음대로 쾌락을 누릴 수 없었다...



왜냐하면... 


꽈악 ㅡ


절정을 누리려던 찰나, 그의 요도는 거친 힘에 의해서 막혀버렸기 때문이었다.


"이건 보상이자 훈육이야, 너가 원해도 내가 허락하기 전 까진 기분 좋은 쉬야는 안돼...♡"


짖궃은 장난기, 동시에 진심으로 그를 정신적으로 몰아넣으려 했다.


"하아...♡ 추릅♡"


루나는 계속해서 그를 자극해서 몇 번이고 절정의 순간을 맞이하게하지만.


"에잇 ㅡ!"


"으윽...."


주먹을 꽉 쥐듯 힘을 줘버리면서 어떻게든 그의 쾌감을 틀어막아 버린다.


"어때, 롤랜드~ 사정하고 싶어?"


"지금까지 나의 마음을 신경쓰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고 애원하면 기분 좋아질 수 있는데?"


루나는 롤랜드에게 기회를 제공하듯 잠시 행위 멈추고 수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으으... 저는 ㅡ"


참고싶지 않아도 이미 참을대로 참아버린 그에게 이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허나...


"......."


정말 의미 없는.... 차라리 없느니만도 못한 이성 조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것 일까?


"윽...."


그는 곧 바로 대답을 뱉어 낼 것 같으면서도 한 동안 망설이게 된다.


"호오..."


그런 그의 모습을 루나는 흥미로운듯 잠시 흘겨 보더니.


"시간 초과."


이내 그에게 사형 선고와도 같은 말을 뱉어 버린다.



"자, 시간 끝, 이제 엄청 힘든 시간의 시작이야~♡"


그의 두려움을 이끌어내는 의미심장한 말 까지 하며 그를 공포에 떠는 얼굴로 바꾸어버린다.


"자.. 잠깐만요!! 할 게요! 이제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까 ㅡ"


롤랜드는 그제서야 후회하며 절규하듯 외치지만...


"후훗♡ 늦었어."


그녀는 더욱 더 심술궃은 미소로 그의 남성을 어루만진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자극해 볼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듯 고민하는듯한 자세를 취하며 잠시 뜸을 들이기 시작하더니.


"아! 이건 어떨까~? ♡"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표정이 한층 더 요염해진다.


"자, 이렇게 구멍을 살짝 넓혀서~"


그녀가 살짝 요도를 넓히자 롤랜드의 것이 더욱 떨기 시작했고


"많이 아쉬웠나봐. ♡"


그 사이에선 계속해서 사정하지 못해, 아쉬웠는지 끈적한 쿠퍼액만을 뿜고 있었다.


"그럼 이 곳을..."


이내 루나는 검지를 세우며 굽히고는 ㅡ


"얍 ㅡ!"


그 사이를 살짝 찔러본다.



"으읍 ㅡㅡ!!... ㅡ?!!"


그러자 롤랜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경련을 일으키니, 침대가 크게 삐걱거린다.


"어라? 혹시 롤랜드는 이런게 취향이였어? ♡"


그의 반응에 루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또 그 말을 반증하듯 그의 남성은 아까보다 더욱 커졌으며 더욱 힘찼는지 조금이나마 하얀 액체가 세어나왔다.


"그렇다면..." 


드디어 약점을 알아내서 크게 웃는 루나는 사악하게 씨익 웃더니...


"이렇게 문질문질~♡"


지문과 손톱 사이의 부위로 계속해서, 그리고 아까와는 다른 고문 방법으로 그를 애태워버린다.


"아 ㅡㅡ! 악...!!!"


그러자 괴로움을 넘어 그 너머의 영역에서 비명을 질러버리는 롤랜드.


"선배! 죄송해요!!!"


이제 어떠한 자존심도 남아있지 않는 그는 곧바로 절규하며 용서를 빌게 된다.


"잘 못했습니다!!"


 

"제가 전부 잘 못했습니다 선배!! 선배 말곤 다른 여자 쳐다도 안보고 선배만을 사랑할테니까 제발 가게해주세요!!"


이미 모든 것이 무너져내려버린 그는 단어 조차 가리지 못할 수준이었으면 추한 단어를 남발해댔다.



"그래? 그럼 ㅡ"


그의 대답에 지금껏 드러내지 않았던 황홀경에 찬 표정을 지은 루나는...



".....?! ㅡㅡ!!"


드디어 그의 쾌락을 허락하였다.


"으읍...♡ 츄릅♡ 움아...♡"


루나는 오랜 괴로움 끝에 결국에는 분수 처럼 터져나오는 끝부분을 물어버린다.


"진해...♡"


그리곤 아기씨를 전부 마셔버린 루나는 만족스럽게 웃어버린다.



"하아... 하... ㅡ"


드디어 절정에 달한 롤랜드는 마치 실이 끈긴 인형처럼 추욱쳐져버리며 눈을 감았지만...


"아직 안 끝났어♡"


"으익?!"


마법인지 기술인지... 아무튼 그를 다시 억지로 각성시키며 본격적인 연회를 시작하려 한다.


"나는 제대로 못 즐겼다고? 롤랜드만 그리 기분 좋게 싸버리고 기절하면 섭섭하지...♡"


그녀는 이전부터 대부분 풀어져있던 겉옷을 손쉽게 거둬버린다.




.....



3회



"하아...! 선배! 저 더 이상은...!"


"아직 멀었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각오해...♡"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5회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리 긴 시간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롤랜드에게 있어선 아득하게 느껴지겠지...



9회



"........"


"나만을 사랑해줘! 너만을 사랑하는 나를 영원히 안아줘! ♡"



휴식은 없었다.


계속되는 연회의 연속이었다.



들리는건 한 쌍의 남녀가 모든 것을 드러내며 욕망대로 교미하는 끈적한 소리.




여자는 폭주하여 끝 없이 웃고 있었으며 멈출 줄 모르는 축제를 만끽한다.






16회




"아... 정말.... 한... 계...."


계속 되는 행위, 그리고 그 끝.


"후아...♡ 배가 빵빵해♡"


16번이 되고 나서야 드디어 한계를 모르던 질주가 멈추게 되었다.


"헤헤♡ 가득 받았어, 이정도면 임신 확정이겠는데...♡"


결과에 행복하며 미소짓는 소녀.


"아기방이 꽉 찼어. ♡"


자신의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그려지는 미래에 기뻐한다.



하지만 남자는...


"으... 어...."


그녀가 그러든가 말든가.... 당장이라도 과로사 할 것만 같은 미약한 신음소리를 마지막으로 내더니...





"..........."


이내 방전이 되듯 쓰러지고 말았다.

















◆◆◆




"으..."
















"음......"














........








지금의 나는 암흑 속에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심연 속에 박혀 있는 것 같았다.


뭘까... 이 기분...



마치 공허의 가운데에 서있는듯한... 서늘하면서도 포근한 감각은...



그리고....


"ㅡㅡㅡ !"



저 먼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뭐지?








"ㅡㅡㅡ ㅂ...!"


뭔가 처음 들어보는건 아닌데...








"...... 빠 ㅡㅡ!"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뭔가... 다급해하는 것 같기도한데...






대체 누가 나를 그렇게나 부르는 ㅡ






























"아빠 ㅡㅡㅡ!!!"



"커헉...!!!"





배를 강타하는 묵직한 일격에, 나는 제대로 사고 할 수 없었던 심연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아빠! 일어나!"


누구를 닮아서 이리도 뒤 없이 행동하는지...


"헤헤~"


하지만 이내 그런 고통따윈 잊어버릴 만큼 귀여운 목소리와 사랑스러운 감촉이 내 배위에서 문질거린다.


성인이 되던 해에 낳은 소중한 나의 딸, 줄리아.


오늘도 엄마의 부탁을 받고 나를 깨우러왔는지 싱글벙글해 있었다.


"아이고...."


"벌써 아침이야!"


"그래... 알았어요, 우리 딸~..."


겨우겨우 등을 때며 몸을 일으키는데, 


"아빠 악몽 꿨어? 표정이 어두워!!"


나의 딸이 얼굴의 안색을 보더니 갑자기 경악하게 된다.


거울을 안 보고 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리 심각하진 않을텐데...


"세상에!"


줄리아는 별거 아닌 것에도 격한 반응을 보이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또 그렇기에 우리 딸이 귀여운 매력 포인트 중 하나였다.


"으응? 뭐... 아마도...?"


그나저나 7년도 더 지난 일을 왜 지금와서 다시 보는건지....


그리우면서도 부끄러웠던 장면을 봐버려서, 오늘 아침은 딸이 깨웠음에도 썩 좋지 못한 시작이었다.




하지만 ㅡ


"그럼 내가 위로해줄게, 뽀뽀 쪽~"


"잘 생기고 멋진 아빠, 힘내세요~"


음... 방금 불쾌한 아침이라고 한 말.... 취소해야겠네.


역시 어떤 악몽이라 할 지라도, 아빠의 입장에선 이런 대우를 받으면 최악도 최고가 되버린다.


세상에서 가장 이쁜 우리 딸.


"엄마가 아침 밥 다됐다고 이만 깨우라고 했어~"


그 아기작이한 몸을 내 품에 던지며 전력으로 비비니 기분이 고양된다.


"하하, 간지러워 욘석아~"


"하지만 아빠 폼은 좋은 냄새나고 계속 안기고 싶은걸?"


정말, 누굴 닮아서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말만 하는건지.


"자, 그럼 일어나 볼까?"


그 작고 소중한 몸을 품에 안으며 들어올린다.



덜컥 ㅡ



침실문을 열고 거실로 향하게 되자,


"으음~"


콧 끝을 간지럽히는 향기로운 음식의 냄새들.


"아, 당신 일어났어요?"


방금 전만해도 트라우마의 장면을 봐버렸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아내가 내게 생긋 미소지어주고 있었다.


"아침 식사가 거의 다 됐으니, 조금만 가다려줘요!"





◆◆◆




오늘도 평범하고 다를 것 없는 광경이었지만 그렇기에 나에게는 작은 천국이었다.


"역시 당신은 못하는게 없네~"


온 가족이 앉아, 나에게 있어 최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는 맛있는 음식들로 보내는 아침.


오늘도 진심으로 감탄하게 되는 아내의 솜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훗, 많이 먹고 힘내야죠!


라고 하는 순간... 보란듯이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버리는 아내...


"하하... 이상한 뜻은 없는거 맞지?"


"후훗, 글쌔요~?"


저 본심을 알 수 없는 짖궃은 표정...


이거... 100%였다.


그 때 만큼은 아니지만 오늘 밤은 조금 불편할지도...?


"하하..."


꿈보다는 조금 어른스러워졌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표정에 속으로 쓴 웃음을 짓는다.


"그나저나, 여보. 오늘 옛날 꿈을 꿨어."


잠시 후, 나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데.


"흠... 어떤 꿈이요?"


"그 외 있잖아... 우리 줄리아가 있어서 말은 직접 못하겠지만, 그... 처음... 말이야..."


"푸훗!"


그러자 아내는 순간적으로 기겁하더니 헛 기침을 해버린다.


다시금 생각하면 딸 앞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순환해서 말해도 이건 아니였던거 같았다.


"당신...! 우리 딸이 있는데!"


"그... 그리고... 그 때는 저도 조금 화나있었던 때라..."


일단 넘어와서, 


"으읏..."


지금으로선 자신도 부끄러운 기억인건지 루나는 뺨을 붉게 물들여버린다.



"우움? 아빠, 엄마! 무슨 일인데? 둘이 싸웠어?"


그리곤 아직 순수한 물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우리 딸이 입 안에 소시지를 넣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니란다 내 딸.. 아빠가 옛날에 엄마와 조금 다툼? 이 있었다고 해야 할지..."


"뭔데?!"


분명 악의가 없는 순수한 의구심이었겠지만...



답 해 줄리가 있나...


"좀 더 크면 알려줄게..."


아직 우리 딸이 알기엔 너무나 가혹한 현실이었기에 다음을 기약한다.



"우... 재미없어."



하지만 줄리아는 그런 내 마음도 몰라보고 볼을 부풀려버린다.


시작은 나지만 조금은 서글픈 대우...


"그나저나 당신... 어떻게 생각해요?"


그러던와중 루나가 식기를 얼굴을 반쯤가리며 나를 부르더니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져온다.


"뭐가?"


"그... 그때 저한테 당해서... 저를 싫어하는건 아닌지... 혹시라도 감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던가..."


아, 그거에 관한거?


와락 ㅡ


"우읏?"


나는 그녀가 안심 할 수 있도록 먹던 것 마저 내려놓곤 진심으로 끌어안는다.


"당연히 아니지."


그리곤 내 진실된 감정을 털어놓는다.


솔직히 처음에는 원망도 했었지만...


"우우 ㅡ 아빠! 나도 안아줘!"


막상 딸을 얻고나서, 지금은 이렇게나 행복한데 어찌 싫어 할 수 있겠나?


"당신...! 읏...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중간 과정이 험난하긴했어도, 끝엔 겸상해서 지금에 달했으니 충분했다.



"으읏... 아빠! 엄마 그만 안고 나 봐바!"


그렇게 다시금 생각을 정리하며 마저 식사를 하려는데.


"자! 잘 봐!"


내 딸이 갑자기 옷 소매를 끌며 자신을 주목 해 달라고 외친다.


"아~" 


그리곤 평소엔 엄청나게 싫다면서 쳐다도 보지 않았던 브로콜리를 포크로 집어들더니, 


"읏..."


이내 일말의 고민도 없이 자신의 입에 털어 넣는다.


"으으읏......"


줄리아는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어서인지 계속해서 쓴 맛에 얼굴을 일그러뜨리지만....


"... 자! 봐바! 먹었어! 장하지?!"


이내 보란듯이 아무것도 없는 입을 벌리며 당당하게 허리를 핀다.


싫어하는 음식을 먹었다는 것을 자랑하는 우리 딸.


"오오...! 우리 딸 장하다!"


조금 뜬금 없긴 했지만 평소 고집 부리며 편식 했던걸 먹었으니 칭찬할 만한 일이었다.


"우리 딸, 대견해!"


그래서인지 그녀가 좋아하는 머리를 쓰다듬기를 하며, 아빠 미소를 짓게 된다.


"헤헤~ 난 나중에 커서 아빠랑 결혼 할 거라, 이정도는 할 수 있어!"


누굴 닮아서 아비를 이리도 좋아하는건지.


"여보?"


"아빠!"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이렇게 한 눈에 보면, 세삼 행복하다는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원래 1화 빌런 할려했는데 미약하게나마 갑자기 번뜩여서 친가댁인데도 오기로 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