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너를 고용 할 순 없어. 신원 확인이 안돼서 말이야."


내 정보가 담김 이력서를 흩어본 중년 남성이 한숨을 내쉬며 일자리를 거부하셨다.


"하지만 사장님... 제발 고용해주시면 안돼겠습니까...?"


이게 몇 번째인지 모를 상황에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으며 비굴하게 굴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눈 빛은 매몰찼다.


"아니... 간절하고를 떠나서, 조회해보니 5년도 더 전에 죽은 사람이라 확인되는데 어떻게 맘 편히 써주겠나?"


어떻게보면 당연했다...


"애초에 너 정체가 뭐야? 우리나라 사람으로 확인되지 않다거나 하는 이유는 몰라도 몇 년전에 죽은 사람이라는 사유는 살아생전 처음인데?"


나는 신원상으로... 5년 전에 죽은 사람으로 처리 되었기 때문에 이런 의심스로운 눈초리가 쏟아지는건 너무나 당연한 대우였다.


있지도 않는 신분을 내미는데 어떻게 신뢰 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해도 뻔뻔한 태도였다.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안되겠습니까?! 열심히 일 할 자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나는 무엇이라 잡아야 할 정도로 삶에 위기를 느끼고 있다.


"부탁드립니다 사장님!!"


결국 초조함을 견디지 못하고 남자에게 무릎을 꿇으며 매달려도봤으나 ㅡ


"이거 왜 이래?! 이거 사실 간첩아니야?! 신고하기 전에 당장 나가!"


결국 그는 불길한 분위기에 되리어 화를내며 문적박대를 해버린다.


"으윽..."


오늘도 비참한 하루에 괴로운 신음을 내뱉으며 목적지가 없는 발걸음을 계속해서 내딛는다.



어쩌다 내 일생이 이렇게나 떨어져버렸을까...


더 이상 바닥이 없을 것만 같아도 매일 새로운 심연이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


이럴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남는 거였는데....


원래부터 인생이 이랬던건 아니었다.


고달픔에 정신이 나가버려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나는 이 세상의 이치로는 설명 할 수 없는 일을 경험했었다.



바로 다른 세계로의 전이.



흔히 이세계 전생 이라고도 말하며 여러 매체들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에 간적이 있었다.


기술력은 이 세상보다는 퇴하했으나 마법이 존재하며, 인간 외에 여러 신비하고 추상적인 지성체들이 존재하는 세계,


서브 컬쳐를 조금 봤구나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려지는 바로 그런 세계에 간적이있었다.




불과 5년 전, 고등학생이 되기도 전인 어린 나이였을 땐 나는그저 평범한 학생에 불과했다.


황소의 무수한 털 중에 한 가닥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흔하고 전형적인 청소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날.... 길을 가던와중 트럭에 치이게 되고, 인생은 급변하게 된다.


급격하게 어두워지는 시야 끝에 빛이 다시 스며들었을 땐 낯선 숲속에 와있었고.


처음에는 마냥 혼란하기만했지만 현실을 깨닫는 것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내가 이세계로 전이했구나.'


그래서 그 후로는.... 정말 내가 살았던 인생만큼이나 흔한 소재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원인불명의 이유로 다른 세상으로 오게되고 어떨결에 영웅으로 거듭된다는 뻔한 전개.


시작은 미숙 할 지라도 끝에는 세계를 위협하는 마왕을 무찌르고 영원한 평화를 이세계에 가져오리라는 의무를 짊어지게 되며 여정을 시작했다.





그래도, 전개는 물보듯 뻔 했지만 그 과정만큼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으니.


무려 4년이나 걸렸다.


결코 짧다곤 할 수 없는 시간들이 나를 관통하고.


그런 시간 속에 수 없이 방황하고 여러 시련들을 이겨내며 겨우겨우 품었던 의무를 완수한 끝에 신화 같은 이야기를 써내는데 성공했다.


너무나 힘들었고 또 여러번 꺾이고 싶었지만 계속해서 딛고 일어나, 결국엔 모든 것을 이겨냈다.


만악의 근원이었던 마왕을 쓰러뜨리고 모두와 행복하게 웃는다는 내용.


정말 흔하디 흔한 이세계 소설이였다.


그리고 그런 흔한 이야기가 대부분 그러했듯, 다른 세계에서 온 이방인은 보통 자신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 이젠 어느정도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이질적인 이 세상을 떠나고 싶었다.


내가 본례있던 세상으로 돌아가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일상 속에 다시 녹아들고 싶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다시 흐를동안 방법을 모색한 끝에 드디어 찾게 되었다.


내가 있던 세계로 귀환 할 수 있는 방법 ㅡ


정말 온 세상을 뒤졌다 할 수 있을 정도로 힘겨게 찾아낸 고대 전이 마법으로 원레 세계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된 나는 더 이상 이곳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곧 바로 이 곳을 떠날 준비를 했다.


지금까지 신셔졌던 여러 조력자들에에게 바치는 작별인사와 매 순간을 함께하며 목숨을 공유했던 동료들의 대한 감사 인사.


내가 떠오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영영 떠나버린 다는 것을 알렸다.


많은 사람들이 내 귀환에 그저 아쉬워하기도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으로 묻어두고 기꺼히 떠나보내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도 그분들에게 신세를 지고 여러모로 도움을 받으면서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한동안 자리잡았었다.


특히 ㅡ


"여러번 말하는거지만... 역시 너가 남았으면 좋겠어..."


정말... 소중한 시간을 공유했던 동료들과 영영 헤어진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파왔다.


당연하겠지만 4년이라는 여정을 나 홀로 보내지는 않았다.


때론 보살펴주고 때론 의지하는 든든한 동료들이 항상 옆에 존재했다.


또 그렇기에... 진지하게 이곳에 있을까하는 고민도 하고 말이다...


"왜 굳이 가려는거야? 내가 정말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데..."


기사단장 마리스 아르드바


"쥰님...! 꼭 떠나야만하나요...? 그냥 이 곳에 함께 머물 수는 없나요?!"


성녀 실리아 히스토네


"너는 영원한 이별을 선고했지만... 그래도 난 언제까지고 너만을 그리워하고 기달릴게..."


대마법사 라우리 베네딕트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순간도 나를 져버리지 않으며 올곧이 봐라바주었던 그녀들과 헤어지려하니 조금은 흔들리기도 했다.


"미안해... 다들...."


그래도 만남이 있기에 이별 역시 존재하는 법.


"그래도 나는 가야 할 것 같아..."


너무나 섭섭했지만 그런 마음을 타이르며 작별해야 했다.



"그럼, 안녕...!"


그렇게 모두와 이별을 고하며 이세계를 떠나, 다시 현실로 귀환하게 되었다.





하지만....




"......."


현실이 이렇게나 잔혹할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남는거였는데....




"드디어 돌아왔어...!"


여러 생사를 넘나들며 겨우겨우 내가 원래있던 곳으로 돌아왔지만 ㅡ



"잠시만... 저건 난데...?"


4년이라는 공백의 시간동안, 원래 세상은 이미 나의 자리를 지워놓은지 오래였다.


"여기에서 나는 죽은거야...?!"


내가 있던 세상에서의 나는, 이미 4년전에 사고로 죽었다고 알려졌으며 장례까지 치뤄졌다.



"너 누구야...?"


절친했던 친구들은 물론이고...



"누구세요...?"


"정말 못알아보겠어? 엄마 아들이잖아...!"


심지어 유일했던 가족들 역시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저희 아들과 정말 닮으신 것 같은데... 죄송하지만 저희 아들은 이미 4년 전에..."


"....."


정작 당사자가 앞에 있음에도... 알아보지 못하고 눈물만 떨구시는 엄마의 표정을 넋놓고 볼 수 밖에 없었다...



그 후로 1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나조차도 기억나는 것이 없을 만큼 외로운 시간이 흘러가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을까...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정신을 차렸을 땐 나락 밑바닥까지 떨어져 있었다.


무엇을 하려고해도... 이미 죽어있는 내 신분으론 무엇을 하든 문제가 발생한다.


신원 확인 불가하다며... 모든 것이 틀어져버린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왜 그때 예상을 했으면서도 굳이 떠났던거야..!!!"


지난 날의 선택을 후회하며 아무리 스스로를 혐오해도 시간은 되돌아가지 않았다.


평소 늘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이 이젠 너무나 방대하고 영겁처럼 느껴져서 괴로웠다.


"......"


끝을 모르고 떠러지기만하는 인생.


"아...."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현실.


"이제 그만할까...?"


그저 모든것이 허무하고 안쓰러웠다.


"상당히 높네..."


그 때 길 조심만했더라면...


괜히 폰을 하다 걷지만 않았더라면...


차라리 그 날 꽤병이라도 부리면서 등교를 거부했더라면...


여러 생각이 오가며 그저 후회만을 하며 제일 높아 보이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발 아래에 펼쳐진 밝은 세상.


"하지만 나를 위한 것은 아니지..."


미련 없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ㅡ




화아아악 ㅡㅡ!!



알 수 없는 섬광이 내 시야를 덮쳐버린다.



"으윽?!"


너무나도 밝고 저항 할 수 없는 눈부심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고...






"쥰...?"


"어... 어....?"


다시 눈을 떳을 땐 ㅡ


"라우리....?"


정말 오랜만이고... 그렇기에 반가운 얼굴이 내 앞에 서있었다.






"설마...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거아니지...?"


도저히 실감 할 수 없는 현실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순간 내가 무엇을 보고있는지 몰라, 눈을 비비고 깜빡이기도했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5년 전에 헤어졌던 동료 중 한 명.


정말로 소중했고 여러 벽에 부딪치고 나서야 그리워졌던 얼굴을 다시 보게 되었다.


"쥰...?"


대마법사 라우리 베네딕트가 ㅡ


"쥰!!"


내 앞에 서있었다.



"보고싶었어..!!"


하지만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한동안 사고가 정지하여 그저 멍해져있었지만...


와락 ㅡ!


"....!"


정말.... 정말 누구라도 좋으니... 다시 느껴보고 싶었던 따스하고 포근한 감각이 나를 점차 현실 속으로 끌어들였다.


돌아왔어...


어떻게 된건지 모르지만 다시 이세계로 돌아왔어!!



"라우리...."


나는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안겨져오는 라우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급격하게 스며드는 안도감에 시야가 뿌얘지더니 이내 뺨을 타고 눈물이 흐른다.


"쥰....!"


그녀 역시 내 이름을 부르며 감동스러운 재회에 현실감을 더해주었다.


"보고... 싶었어....."


숯한 고생을 거치고 나서야 찾아와준 평온함에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염원을 담아 그녀를 더욱 더 강하게 안았다.

 

"나도야....!"


"정말 놀랐어...! 오늘도 너를 그리워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갑자기 너가 나타나서...!!"


그러고보니... 나도 나도지만... 그녀 역시 이 상황을 아직 덜 이해했겠지...


서로오게 설명할게 너무나 많겠지만..


"쥰..! 쥰!"


지금은 이 안식을 즐기고 싶었다.





◆◆◆




"쥰? 이제 좀 진정이 됐어?"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걱정 받는건... 1년만이였다.


그녀와 갑작스러운 재회 후, 한동안의 시간이 흘러, 겨우 진정 할 수 있었던 나와 라우리는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응... 미안해... 오랜만에 보는데 울기만해서..."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지만 그녀는 오히려 생긋 웃어주었다.


"아니야! 나도 같이 펑펑 울었고...! 무엇보다 너와 다시 만나서 너무 기쁘기만 해!"


기특한 말을 해주며 오랜만에 보는 익숙한 미소에 다시 한번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그나저나, 왜 다시 여기에 온거야? 분명 원래 있던 곳으로 가고싶다면서 떠나지 않았어?"


그리곤 이내... 당연한 의문이면서도 마음을 찔러대는 질문에 한편으론 복잡한 심정이 들게 된다...




"응... 그게 말이야."


하지만 그런 미묘한 심정을 뒤로한체, 나는 생각을 한번 정리하곤 그녀에게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지난 1년 동안, 내게 벌어진 일들...


돌아갔지만 이미 그 세상에는 내 자리가 없었다는 것과...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아둥바둥 몸부림쳤던 과정들.


지나오며 무수히 많았던 후회들과 굴렀던 고생길을 전부 이야기했다.


최대한 세세하고 떠오르는 모든 것을 그녀에게 설명했다.



"으음..."


"그렇구나...."


내 이야기를 듣는 내내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주었으며 무슨 말을 하든 심각하게 받아주었다.



"그래서... 눈을 떠보니 너의 앞이었어..."


"......"


모든 것을 설명하고 정신을 차리니, 어느센가 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랬구나... 쥰.... 그런 일상을 살았구나...."


그녀가 내 이야기를 전부 듣게되자, 재회의 화목함은 서글픔으로 변질되어 주변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어때...? 참 어리석지 않아? 내가 자처한 일에 내가 후회하고... 되리어 떠났던 곳에 다시 오고 싶어했다는게..."


나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뻔뻔함에 이를 갈며 슬퍼했지만...


"아니? 전혀 그런 생각을 들지 않는데?"


그녀는 엄숙한 표정으로 나 자신의 비난을 긍정해주었다.


"고마워...."


"아니야, 난 내 진심을 말한거니까."


1년 전에도 변함 없는 상냥함에 나는 그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였지만 그녀는 손등을 어루만져주며 위로해주었다.


"그나저나 너는 어떻게 지냈어? 그리고 다른 애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 마리스하고 실리아말이야. "


내가 너무 감정을 실어 이야기한 탓에 무거워진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조금은 활력이 깃든 목소리로 그녀에게 근황을 물어보았다.


"응... 그게 말이지..."


허나 그녀는 되리어 암울해져 버리더니,


"자, 이걸 봐줄래?


사진 몇 장을 내게 건내주었다.


"이건..."


그리고 그 사진 속에는... 충격적이면서도 어쩌면 당연한 모습들이 담겨져있었다.


"그게 마리스하고 실리아의 현재 근황이야."


마리스는... 자신과 같이 어떤 갑옷을 입은 남자와 다정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고, 실리아 역시 어떤 남자 대신관에게 반지를 건내 받고 있었다.


"둘은 너가 떠나자마자 금세 잊어버리고 다른 남자와 이어졌어."


그러자 라우리는 살짝 증오가 섞인 말투로 둘의 근황을 말하더니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렇게 너 없으면 안된다 해놓고 말이야..."


라우리는 그녀들을 별로 좋게 생각하고있진 않은 것 같지만... 적어도 나는 이해는 갔다.


그야 이미 떠나버린 남자를 언제까지고 붙들고 괴로워하는 것 보단 새 사랑을 찾아서 행복해지는게 어쩌면 현명할테니까.


"그래? 조금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지."


한편으론 찡한 느낌이 들면서도 결국엔 그녀들을 이해하며 넘어갔다.


"그러면 너는?"


"으음... 내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 기억나?"


조금 가물한 느낌도 있지만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영원한 이별을 선고했지만... 그래도 넌 언제까지고 나만을 그리워할꺼 ㅡ"


그때 그녀가 울먹이면서 해주었던 말을 되돌려주는데...


"라고 했잖 ㅡ"


"어....?"


그 순간 가슴이 다시 한번 뭉클해지는 기분이 들게 된다.


".....?"


어째서인지 아까와는 사뭇 다른 의미로 심장을 움켜쥐는 감동과 함께 미안한 감정이 내면 깊숙한 곳 까지 각인되기 시작했다.


"잠깐만..."


그리고 동시에...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라우리... 너 그게 대체 무슨 꼴이야....?"


그녀의 모습은... 1년전과 비교하면 너무나 망가져있다는 것을...


"......"


눈섭밑에 그윽하게 새겨진 다크서끌과 한 동안 관리를 받지 못했는지 건조한 피부.


더군다나 제대로 씻지도 못했는지 폐인 처럼 흐트러진 머릿결이 이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설마... 저거 전부 마법서야...?"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마치 어지럽히듯 주변을 매꾸는 여러 종이들과 두꺼운 책들.


연구실이자 집이었던 그녀만의 공간엔 오로지 '고대 전이 마법'과 관련된 서적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이제... 알 것 같아...?"


"맙소사..."


이러힌 것들을 종합해봤을 때... 지난 1년간 그녀가 어떻게 지냈는지 자연스레 그려지게 되었다.


설마 라우리는... 내가 영원한 헤어짐을 고했음에도...


"아까 말했지? 너가 돌아와서 너무 기쁘다고..."


끝까지 나를 그리워하려 했던거야?


다른 이들은 각자 새로운 행복을 찾아 나를 지워냈는데...


"대체 왜... 어째서..."


그녀는 죽는 그 순간까지도 나를 추억하고자했다...


그런 생각이 들게되자 상상도 할 수 없는 죄책감이 나를 무너뜨렸다.


"어째서라니 ㅡ"


하지만 그녀는 나와는 다르게 다시 미소를 지으며 내 품에 안겨들었다.


"너를 사랑해서이지."


짧지만 내 마음을 후벼파는 한 마디 ㅡ


"나를 사랑... 한다고...?"


"마리스나 실리아는 몰라도... 나는 오로지 너 뿐이었어."


"그녀들은 일찍이 다른 남자들에게 가버렸지만 나는 무덤까지 너를 안고가려고 했어."


"그야.... 난 오직 너만을 사랑하니까... 그녀들 처럼 다른 남자와 이어지느니 차라리 이런 삶이 좋다고 판단했어."


그리고 이어지는 고백에 어린애 처럼 울고 싶을 만큼 죄악감에 시달리게 한다.


"하지만 나는 ㅡ! 너를 무참히 떠났는데...! 어째서...!"


결국 죄책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가녀린 소녀 처럼 몸을 오무리며 절규하는데...


"쥰?"


그녀는 되리어 상냥한 목소리로 내 시선을 빼앗았다.


"라우리...?"


"기왕 이렇게된거 권해보는건데..."


그녀는 자신에게 미안해 할 필요 없다는 것 마냥 진심으로 기뻐하며 손을 내밀어준다.


"나랑 살지 않을래? 나는 정말 괜찮고... 너도 있던 세계가 싫어진거 같으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함께 행복을 꾸려보자."


"하지만 난 ㅡ"


"그럼 지금부터라도 나를 사랑해줘, 그거면 되니까..."




"나와 같은 인생을 걸어주지 않을래?"




"......"


그 말을 듣자 내 안에 무언가가 끊어져버리고야 말았다.



"으읍 ㅡ?! 쥰?!"


주체 할 수 없이 타오르는 가슴에 행동이 앞서버리고 말았다.


"으음... 헤에에...♡ 이렇게 거친 행동을 하는거 보면 내 제안을 받아들인거로 알고 있어도 되는거지...? ♡"


그녀와 나의 혀가 한동안 휘적거리며 차가운 공기를 대피기 시작한다.


"사랑해...♡ 예나 지금이나... 너를 느낄 수 있든 없든 그것만은 변하지 않아 ㅡ♡"


나를 통제 할 수 없어...


지금 내 앞에서 사랑스러운 말만하는 이 여인을


가만히 내버려두고 싶지 않겠다는 생각만이 차올라서 ㅡ


더욱 거칠게 다루고 싶어...


"라우리... 나도 사랑해...."










◆◆◆



사실 이건 옛날부터 준비해온 내 오랜 계획이였다.



마왕을 쓰러뜨리고 그 창고에서 발견된 한 마법 스크롤.


금지된 정신계열 마법을 알게되었다.


바로 대상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악몽으로써 꾸게하는 마법 ㅡ


현실인지 꿈인지 도저히 가늠 할 수 없는 생생한 두려움에 받는이의 정신을 망가뜨리는 금기를 알게 되었다.





'내가 저번에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했지?'


'계속 떠나겠다고 말은했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해.... 만약 돌아갔는데 모두가 날 반기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같은거.'


도박이긴했지만... 결국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가 내가 예상하는 것과 같아서 다행이야.


사실 쥰은 애초부터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아주아주 깊고 긴 잠에 빠진 것 뿐.


그는 1년이라고 했지만 실제 시간으론 고작 3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한 현실을 덮어버리기 위해서 그에게 조작된 사진도 보여주었다.


마리스와 실리아는 다른 남자에게 이미 마음을 돌렸다고 했지만, 현실은 쥰이 정말로 떠난줄 알고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나 하나 좋자고 3명 모두를 거짓된 세상 속에 던져버린 셈이었지만.


그래도 상관 없어.


나는 정말로 쥰이 없으면 살 수가 없으니까.



"하읏?! ♡ 헤에...? 으에...♡ 쥰... 마음껏 사랑해줘...♡"


그녀들이 언젠가는 이 사실을 알게 될 가능성도 있긴 있었다.


"아앗♡"


그렇게된다면 눈에 불을 켜며 나를 어떻게든 죽이려들겠지.


"좋아...♡ 낳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낳아줄게♡"


하지만 상관 없어.


"그러니까 지금 너와 나의 아이를 만들어줘...♡"


그 때 쯤이면 나와 쥰은 이미 먼 곳 까지 와버린 바람에 돌이킬 수도 없는 상태일테니까.



아무리 독한 그녀들이라도 참아 사랑하는 남자를 절망 속에 밀어넣고 싶진 않을거니까.


아니... 오히려 독한 년들이기에 건들지 못하겠지....


설득하려해도 이미 내게 의존해버려서 나의 목소리 말곤 안들릴거야.


결국 쥰은 나만의 것이 된거나 다름 없어.


나만이 사랑 할 거야.


"사랑해, 라우리... 이젠 너 밖에 없어..."


"나도 마찬가지야...♡"



언제까지고 ㅡ










내가 2월 7일 입대인데

위치가 거의 최전방인데 그것도 모자라서 내가 사는 곳 기준 거진 끝에서 끝으로 가는 꼴이라 가는데에만 6시간 걸림;;


그래서 전 날에 미리 올라가자고 결정이나서 아마 이게 내 라스트 댄스일거임





"얀붕! 나의 최후의 사료다!!"



"받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