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역전물이다. 설정충 버릇 못버리고 또 이상한 설정까지 섞었다. 설정 어차피 크게 중요한것도 아니니까 너무 신경써서 이해하려 할ㄹ요도 없다.




어느날 자취방에서 일어나 tv를 보니 세상이 변해있었다.

[남자는 무능하니 집안일이나 해야하고 여자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한다]

[여자가 남자를 성추행했으나 무죄로 판결]

[위대한 유전자인 알파에 대하여]

[우등한 베타화 열등한 감마의 차이점]

라면을 먹다가 사례가 들릴만큼 사회가 변해있었다.

난데없이 여자이게만 알파라는 신인류가 탄생한다질 않나, 여자는 베타, 남자는 감마라며 신분제마냥 사람을 대놓고 차별하기까지 한다. 남존여비 시대에도 이정도로 성별의 격차가 크지는 않았을텐데. 어디사는 씹덕새끼가 하는 망상도 이정도는 아닐것이다.

어찌저찌 사회가 하루아침에 변했다고 해도 뉴스속 세상이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니 내가 받을 눈초리는 그다지 변할것 같지도 않다. 어차피 고졸백수인 나에게 돌아오는 시선과 경멸뿐이니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방구석폐인이 되버려 집에서 인터넷이나 하는 밑바닥인생. 그게 나다.

한창을 중얼거리다 불현듯 머릿속을 번뜩이는 생각이 있었다.


이런세상이면 나라도 아다딱지는 뗄 수있지 않을까?


세상이 바뀌고 나서도 여전히 나에게 야스는 중대사항이었다. 여자에게 아무리 차여도 너무나 찌질했던 나는 차마 매춘을 할 생각은 못했으니말이다.

하지만 이런 세상이라면, 여자가 남자를 덮치고도 세상이 여자를 감싸는 이런 세상이라면. 아무리 찌질한 나라도 여자를 꼬실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마친 나는 다 먹은 라면을 정리했다. 그후 나름의 몸단장이라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샤워를 한다음 얼굴에 로션이라도 바르고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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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이미 저녁이었다. 해가 지고 깜깜한 하늘이 차가운 바람과 나를 맞이했다.

밖에서 보는 세상은 확실이 이질감이 느껴졌다.

회사에서 퇴근한듯한 모습의 사람들은 대부분 여자였고 술집에서 소리치며 웃고 소리치며 대화는 사람들도 대부분 여자였다.

반대로 거리에서 보이는 남자들은 다 어깨가 굽어있었다. 쳐진 어깨에서 자신감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눈에서 생기가 느껴지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위축되고 경직되었으며 억눌려있다는게 보였다.

여자에게선 남자에게나 느껴질법한 분위기. 남자 특유의 무심하고 투박한 분위기가 여자에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치 세상의 주인공은 자신이라는듯한 오만함까지. 남자들을 볼때마다 눈동자에 맺히는 감정은 나에게도 익숙한 것이었다.

경멸.

그제서야 나는 세상이 변했다는걸 인식할 수있었다. 그리고 내 아다탈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도 박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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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둘러보며 다시 원룸으로 돌아가려하자 누군가 눈에 밟혔다.

더러운 길바닥에 앉아있는 여자였다.주변에는 술이 굴러다니는걸 보면 아마 한잔 걸친거겠지.

여자를 응시하다 이내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술에 취한듯 멍한 얼굴이지만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멍한게 아니라 넋이 나갔다 해야할까. 그리고 초점없이 허공을 응시하는 눈. 그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데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죽은 물고기가 저런 눈동자를 했던거같기도 하다.

그제서야 여자에게 왜 관심을 가졌는지 자각했다.

내가 부모님을 잃어버린날 울고불고 소리치다 결국 술에 잔뜩 취해 바닥에 주저앉아 흐느끼던 모습이 그녀에게 겹쳐보였다. 이젠 가족을 볼 수 없다는 비참함과 상실감, 외로움. 이젠 세상에 나 홀로 남았다는 고독감.

저 여자의 감정은 나랑 다를지언정 본질은 같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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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날 이해하지 못했다.
누구도 날 받아들이지 않았다.

갖고 싶은건 반드시 가져야해.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다른사람의 손에 들어갈거라면 차라리 부숴버려야해.

내건 오로지 나만의 것.
타인의 손길이 닺는다 생각하면 혐오감이 들어. 결고 타인이 더렵히도록 두지않아.
나만을 향하는 그 순백의 마음을 영원히 간직해줘.
오직 나만을 위하는 존재로 있어줘.

내 모든걸 줄테니 너도 너의 모든걸 나에게 안겨줘.


나를 봐주는 사람도,
-이런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

나만을 바라봐주는 존재도,
-이런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내 것도 세상에 없다.
-내가 소유할수 있는 사랑-


자신의 사랑이 타인에게 보답받지 못한다는걸 안 순간부터 세상은 그저 무채색의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그러다 어느날 꿈속에서 붉은 실을 보았다.

마치 어릴때 들은 이야기처럼 붉은실이 나를 운명으로 이끌어주는걸까.

날이 밝자마자 붉은실이 이어져있던 곳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꿈속의 기억은 그리 선명하지 못했고 난 처음 보는 장소를 정처없이 해매다 절망했다.

꿈은 그저 환상에 불과한가.
난 이제 영원히 무채색의 세상을 살아가야하나.
그저 사랑을 갈구하다 비참히 생을 마감하는걸까.

약간이나마 세상을 흐리게 해주는 술도 오늘만큼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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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여자를 집에 데려오자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일어난 여자는 여기가 어디냐머 소리를 지르고 난 당황하는 여자를 달래려다 여자에게 신고 당해서 경찰서에 끌려가고 결국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

아, 안돼!

역시 다시 내보내야겠다. 어디 경찰서에 대려다 놓아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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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남자가 보였다. 그리고 남자의 약지에 묶인 붉은실을 보자 몸이 달아올랐다.

머리가 띵해지고 가슴이 타오르듯 뜨거웠다. 몸이서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 남자를 범하고 싶다.
쾌락에 허덕이는 얼굴이 보고싶다.
나만을 바라보며 울먹이는 눈이 보고싶다.
이 순백을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고 싶다.

이 남자를 덮치면 덮치는 그 순간 만큼은 오로지 나만을 봐줄거란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남자를 바닥으로 끌어당겼다.

남자가 넘어지자 입술에 눈이 갔다. 머리속에서 무언가 떠오르기 전에 난 이미 남자의 입에 혀를 집어넣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혀는 말캉거리고 침은 달았다.
남자는 얼굴을 븕히고 울먹이며 무어라 말하려했지만 나는 그모습이 끝도 없이 흥분됬다.

남자의 말이시작되기 전에 다시 입을 맞추고 혀를 섞으며 양팔을 한손에 제압하고 옷을 벗겼다.
단추를 풀기가 답답해 옷을 찢어버리자 미증유의 쾌감이 느껴졌다.

한 존재를 지배한다는 정복감, 그리고 충족감과 만족. 마지막으로 이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더 큰 욕망.

남자의 첨단이 하늘을 향했고 나는 그걸 보며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아아 분명 운명이다.
운명의 붉은실이 날 이끌어준거야.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않겠어.
내 낭군님, 나만의 장난감, 영원한 나만의 것.
결코 놓지 않아, 놔주지 않을거야, 오직 나만을 보게 만들어줄게, 타인에게 넘기지 않아

눈물이 맺힌 그 눈동자, 흥분해서 홍조가 떠오른 얼굴, 울먹이는 표정. 그 모든게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가 없어. 아니, 참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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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따먹혔다. 그것도 존나게 따먹혔다. 너무 쥐어짜여서 내 주니어가 쓰라리다.
이 세계는 여자가 침대위의 주도권까지도 쥐고있는건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여자가 환하게 웃으며 내 빰에 키스마크를 남기고 밖으로 나갔다.

....존나 예쁘다. 내가 저런 여자로 동정을 졸업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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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사랑의 러브러브 짐자리를 끝내자 남편의 뒷목이 빛나더니 분홍색 하트가 새겨졌다.

설마하던 오메가. 심지어 어제가 발정기였다니. 붉은 실이 없었더라면 나말고 다른년이 남편과 몸을 섞었으리라.
하지만 알파인 나는 이미 남편의 몸에 표식을 남겼고 표식은 이세상 무엇으로도 끊어낼 수 없는 견고한 관계를 뜻한다. 즉, 그 누구도 우리의 사랑에 간섭할 수 없다.

이제 남편은 오직 나만을 바라보고 나만을 생각하는 나만의 사람이 될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다.

사랑스런 남편이 깨어났다. 상황파악을 못한건지 어벙한 얼굴이 귀엽다. 사랑스러운 얼굴에 찐한 키스마크를 남겨주고 밖을 나왔다.

세상이 아름다운 색으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