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벌써 3개월이 지났다. 


3개월이라는 시간이 결코 긴 시간은 아니였으나, 어느정도 몸은 나았고, 어느새 나에게도 입영통지서가 날라왔다.


뭐..주변 사람들한테 군대에 관련해서 물으니 뺄수있으면 최대한 빼라고. 안가는게 니 시간이랑 몸아끼는 기회라고 말하지만 세라가 날 잊으려면, 그리고 내가 세라를 잊으려면 이만한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입영통지서가 날라왔다는 사실을 최대한 숨긴채 오늘도 유세라의 애정공세를 그저 한쪽으로 흘릴뿐이다. 그녀를 무시하는것이 나에게 있어서 최고라는것을 알았기에, 그저 그녀가 하는말에 대충대충 대답하는것이 내 일상이었다.


그리고 입대하기 한달전. 이젠 1분 1초가 소중하다. 그녀를 떠올리지 않기위해 많지는 않았지만 게임하면서 알게된 형들이랑 술을 먹기도했고, 진짜 오랜만에 기타도 쳐봤다. 어쩌면 내가 내 인생을 살면서 가장 무언가를 많이했던 기간인것 같았다. 


그런 시간을 반복하다보니 결국 입대일이 다가왔다. 

평소에 잘숨겨서 그런건지, 아니면 유세라 얘가 더럽게 눈치가 없는건지는 몰라도 세라는 내가 입대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거 같다. 집에서 나서기전에 혹시 모르니까 자취방 비번도 새로 바꾸었고, 대학도 휴학신청을 해놨다. 그리고 알바도 그만두었다. 


뭐..세라가 내 부대에 면회하러 찾아올지도 모른다는게 제일 무섭긴하지만 그래도 하루중 유세라와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거 자체가 나에게 더 중요할거같았다. 


마지막날엔 아는형집에서 다같이 내 머리를 깎아줬다. 나도 3mm머리가 되서 정말 이상했지만 이렇게 다같이 좋은 시간을 보내는것이 나에겐 유세라와 함께했던 순간을 잠시동안 잊을수있을정도로 행복했다. 


이젠 나도 가는구나..





 2019.03.08~2020.10.11

훈병 최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