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데레에게 납치되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시점


얀데레의 무리한 고문과 갖은 기행들 때문에 몸이 많이 

망가져 있었어


온몸에는 못이 박혀있거나 못에 뚫려 생긴 바람구멍들


너무 많이 맞아서 생긴 검은 멍자국이나 찢어진 살가죽


이미 오래전에 상실된 왼쪽 눈


차례대로 잘려나간 손목과 발목 그리고 나를 속박하기 

위해 살속으로 파고든 쇠사슬


하지만 내 몸이 무너져가는 원인은 이런 얀데레의 괴롭힘이

아니라 원인을 모르는 병이었어


의사를 부를수도 없던 노릇이라 약국에서 사온 약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어


상황이 심각해진걸 느낀 얀데레가 고문을 그만두고 

온갖 정성을 다해 나를 간호해 보려 했지만 내 병은 점점

악화되어만 갔어


하루에도 몇번씩 피가섞인 구토를 하고 열때문에 사경을 

해매고 괴로움에 몸을 펄떡이고


자기를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리지만 않았어도


폭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내 사랑을 얻을수만 있었어도

내가 지금처럼 이렇게 고통스러워할까?


얀데레는 나를 살릴 수 없다는 무력함에 훌쩍이면서 

닭똥같은 눈물만 흘리고 있었어


그렇게 그렇게 몇날 며칠이 지나고 목이 메마른 숨만 내쉬고

초점은 맞질않고 사경속에서 여자친구을 찾으며 심장의

박동이 점점 느려지는걸 느끼고 있었어


내 곁을 지키던 얀데레는 내가 곧 죽을거라는걸 짐작했는지

발을 동동 굴려대면서 


"안돼 제발...죽지마..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했는데 저기 제발 뭐라고 한마디만 해줘 네가 떠나버리기전에 

내게 하고싶었던 말 뭐든 좋으니까 제발.."


라며 애원하고 있었어


얀데레의 애원하는 소리에 잠시 사경에서 돌아온 나는 

남은 힘을 쥐어짜내 얀데레에게 마지막으로 남길 말을 내뱉어




"이 해충같은년아 널 안볼수만 있다면

뒤져서 지옥에 떨어져도 상관없으니까....씨발 좆같은년..ㅎ"




평소같으면 그 더러운 혓바닥을 청소시켜 주겠다고 

입에 망치를 휘두르거나 혓바닥을 칼로 긁겠지만 

의외로 얀데레는 덤덤하게 내 이야기를 듣고있었어



하고싶은 말을 해서 속은 시원한데 뭔가 속은 찜찜했어



얀데레는 지금껏 본적없는 차가운 표정으로 내 팔에 주사를

놓고 있었거든 


약물이 팔을타고 들어오자 나는 곧바로 영면에 빠져들었어





아마 조금 긴 시간이 흐르고 눈을 떠보니 감금된 지하실과

같은 풍경이 보였어


몸에는 활기가 돌고있고 열이 나거나 구토를 하고싶지도 

않았지만 불길한 예감이 내 등쌀을 타고있었어


내 곁에는 얀데레가 톱을들고 헤실헤실 웃고있었거든


얀데레는 내가 깨어난걸 확인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듯

웃음을 멈추고


"잘잤어?그동안연기하느라힘들었지?우리개새끼그렇게

시커먼본심을숨기느라어떻게참았어?사경해맬때도내가아니라그개년이름을부르고있더라?내가그렇게미웠어?내가이렇게

네모든걸관리해주고있는데전혀감사하지않은거지?그렇지?

씨발새끼야이씨발좆같은새끼야역시넌여기서나가면안되겠어

내가더확실하게나만바라보고그년도확실히잊어버릴수있게

치료해줄테니까우리강아지도힘내서치료받자알았지?이씨발새끼볼수록꼴받게하네좆같은새끼좆같은새끼좆같은새끼

도망갈다리랑팔도남아나지않게모조리잘라버릴거니까

아프다고엄살부리면안돼알겠지?날사랑하니까그런것쯤은

버틸수있는거지?미안해미안해미안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사랑하니까          마취는 안해도 되겠지?"




쓱        싹     쓱   싹  쓱 싹쓱싹쓱싹쓱싹쓱싹쓱싹쓱싹쓱싹





허벅지를 파고드는 얀데레의 톱질에 몰려오는 고통을

피하기위해 나는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행복한 망상으로 

도망치고 있었어




물론 내 개짓거리를 눈치챈 얀데레가 내 뇌속을 헤집어놓아

망상속 여자친구를 죽여버리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