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 이렇게 나와계시면 안 돼요.

목도리도 없이, 패딩만 믿고 움직이시면 감기에 걸릴 거라고요?

아, 성당은 어때요?

크리스마스는 아니지만, 행사 준비를 위해 많이 모여있으니까 따듯하게 되어있을 거에요."

마리는 내 뺨에 얹었던 손을 떼며, 나를 이끌었다.

그녀를 뒤따르려 했지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잠깐, 자기는-"

아.

맞아.

나는 나의 연인과 함께 길거리에 나왔다.

...그리고 차인 채로 혼자 걷고 있었다.

문득 숨이 막혀 온다.

"..요!"

"...눈 떠요!"

숨을 쉴 수 없다.

마리가 나의 목을 조르고 있었으니까.

아, 잠시 의식을 잃은 건가?

"저를 봐요, 저만을... 저만을 보겠다고 했는데...!"

"크윽..."

"어째서인가요? 선생님께 저는 어린아이의 장난같은 것이었나요? 어째서죠?"

"마... 리...!"

짜악-

순식간에 시야가 돌아갔다.

"...차였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그 전부터 선생님은 저희 마음을..."

"미안해, 마리. 너도, 불가능하는 걸 알고 있었다고-"

"아니야!"

마리의 목소리는 차라리 비명에 가까웠다.

불 꺼진 성당, 차가운 공기.

그 사이에 무엇보다도 어둡고 차가운 것은 그녀의 감정이었다.

"아아... 아아아...!"

"마리."

"...말씀하세요, 당신을 찬 그녀에게 모셔다드릴까요? 아니라면 복수라도 원하시나요?"

"사랑해, 네가 원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집워치워요."

"그리고 미안해."

"당연히, 그래야죠."

끼익-

철컥.

성당의 문이 잠겼다.

"이 성당은요, 일종의 기지였던 적이 있어요."

마리는 바닥을 발끝으로 몇번 쳐보는가 싶더니, 닫힌 바닥의 통로를 열였다.

"아까의 말이 사실이라면... 들어와요."

"잠깐, 이건...!"

"역시."

그녀의 나지막한 한숨.

"그냥, 처음 생각한 것 처럼... 선생님을 먼저 배웅하고 따라가는 편이 나았을까요."

등을 타고 오한이 퍼짐을 느꼈다.

처음 생각할 대로라는 건 내 목을 조른다는 것이고.

저 말은 결국 동반자살이라는 뜻이었으니.

"들어갈게."

"하아... 잘 생각하셨어요."

마리와의 감금 생활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