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 인간을 가사상태로 냉동시키는 세계적인 회사가 파산하였다.


모든 직원들은 임금체불에 질려 단체로 파업하였고


이 과정에서 냉동 시스템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않아 그대로 죽음에 이르는 이들도 속출하였다.


몇몇 곳은 인간 존엄성을 중하게 여기는 양심있는 직원들의 노고로 정상적으로 시스템을 유지하였다.


그리고 차례대로 냉동보관된 인간들은 친적들에 의해 다른 회사로 옮겨지거나 가사상태에서 풀려나 자신의 삶을 살았다.


제 4 냉동실 관리자 김얀붕

그는 월급을 지급받지 않았음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가사상태에 빠진 가족을 찾으러 오는 이마다 그에게 감사하였다.


"아이고,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임금체불로 모두가 힘든시기에 이런 고된 일을 하시다니 당신은 위인입니다. 이거라도 받으십쇼."


"에이 씨팔거! 똑바로 관리도 못할거 같음 왜 남의 집 귀한 자식을 그렇게 다루냐 이거야!"


그래도 항상 좋은 말만 오는 건 아니였다.


냉동실의 사람들은 빠르게 새로운 자릴 찾아갔으며, 모든 사람이 이 곳을 빠져나간다면 원자로의 가동을 멈추고 그의 일은 끝나는 것이다.


단 한 사람이 남았다.


그녀의 이름은 얀순.

인간을 가사상태에서 냉동시키는 기술이 발명되었을 때 부터 냉동된

제 4냉동실의 최고참이다.

그녀는 소녀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200년이 흐른 지금의 미적기준에도

미녀라 부를 수 있는 가녀린 소녀이다.


몇 주가 지나도 그녀를 찾으러 오는 사람이 없었다.

사측에서도 그녀의 친족을 추적하였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원자로를 중지시켜야 하는 순간이 왔고,

200년전에 유지비 명목으로 들어온 막대한 거금과 함께

얀순이를 해방시켜야 했다.


"얀붕이,이게 자네 마지막일이야. 끝까지 고생시켜서 미안하구만"


"아닙니다. 부장님."


"그나저나 200년전부터 그렇게나 돈이 빠져나갔음에도 막대한 돈이 남아있더군. 미납된 월급은 그걸로 충당하게. 자네이니까 알려주는 걸세. 내 마지막 배려라네."


"내가 그런 짓을 했다간 금방 들통나 버리니까 말이야 허허허."


"...알아서 하겠습니다."


얀붕이는 얀순이가 냉동된 곳으로 가서 버튼을 눌렀다.

캡슐안의 온도는 점점 올라갔으며 얀순이의 몸에 혈액이 돌면서 점점 혈색이 돌아왔다.


"와... 이러니 훨씬 예쁘네..."

얀붕이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캡슐이 열리고 얀순이는 눈을 떳다.

얀순이는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 이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평소대로 얀붕이는 모포를 덮어주려 했으나, 여분이 없어서

자신의 외투를 벗어 얀순이에게 덮어주었다.

얀순이는 얀붕이를 마치 꿀이 떨어지듯 달콤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얀붕이는 당황하여 눈을 슬쩍피했다.


"저 얀순씨...아니 얀순양? 저희 사측의 불찰에 미리 사과드립니다. 사측에선 귀하의 친족을 찾으려 물심방면으로 노력하였으나...결..ㄱ"


"에구구야~ 이제야 따스하구먼"


"...?" 얀붕이는 순간 귀를 의심하였다. 어릴적 돌아가신 증조할머니의 입버릇과 같은 말투를 앞에 서있는 아름다운 소녀가 구사한다는 것이

어색하였기 때문이다.


"금년이 어찌 되능가?"


"저..2XXX년..."


'그래, 저 아이는 200년만에 해동된 사람이야. 교과서 옛날소설에 나오는 말투를 그대로 구사해도 이상할게 없지. 침착하자...침착...'


"그나저나 이 외투가 꼬슬꼬슬허이 전신을 녹여주는게  내 마음까지 녹여버리는구먼♥"


"그,그게 무슨 말씀..."


"잠바에 남은 자네 체온이 내 몸과 마음까지 따스하게해준다는 것이지♥"


"하하하, 감기에 걸리니까요. 제 의무죠. 하하..."


"아직 밖은 오슬오슬할턴디, 나가 임자 몸에 딱 달라붙어도 되겠능가?♥"


"오슬오슬, 달라붙어...?"


그 순간 얀순이는 까치발을 들고 얀붕이의 고개를 양손으로 잡아 자신의 얼굴에 맞대었다.

그리고 혀를 휘감았다.


'츄릅♥츄릅♥ 츄릅♥  쮸욱'


"저,저기...그만하십쇼...!"


"혀가 까슬까슬하니 기분좋쟈?♥"


얀붕이는 무언가 크게 잘못됨을 느꼈다.

그러나 보살필 사람 하나 없는 이 소녀를 이 사회에 무사히 적응시키는 것이 마지막 업무,

그 일이 끝날때까진 얀붕이는 얀순이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200년뒤의 사람이 지금 현대인이 쓰는 말투를 듣게 된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어

쓰게 되었습니다.

반응이 좋다면 이것도 수능끝나고 쓰겠습니다.

다만 특유의 말투때매 연재속도가 많이 더딜 수 있습니다.

야갤에서 할카스말투 열심히 연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