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화


2화


3화


* 이번 꺼는 얀데레짱 만화를 좀 참고했음. 물론 참고만 한거고 베낀건 아님



"...아, 그러시구나 친구"


"네! 고등학교때부터, 누구보다 친한 친구죠"


서로 통성명을 나누던 두 여자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얀진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 반가워, 손을 내민것처럼 보이지만. 얀순은 당장에라도 눈앞에 보이는 이 여자를 죽여버린다는 살기를 품고 있는 것이었다


"어 이참에 잘됐네. 얀진아, 말한 대로 여기는 우리 사무소 첫 히어로이자 우수 사원인 얀순이야. 얀순아, 여긴 프로 히어로인 얀진이야. 서로 이창에 친해져봐"


이를 알리 없는 얀붕은 이참에 잘됐다는 듯, 얀순의 화를 돋구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얀진 선배님"


"에이 선배는 무슨, 언니라고 불러. 얀붕이와 친한거면 나랑도 친한거니까~"


아 빨리 앉아, 같이 밥 먹자, 얀진은 얀순에게 같이 밥을 먹자고 제안했다. 얀순은 괜찮다고, 배 안 고프다고 했지만 얀붕도 같이 먹으면 좋잖아 라며 얀순을 앉게했다


"아주머니, 여기 쭈꾸미 1인분 추가요"


얀진은 얀순에게 자신의 옆에 앉으라고 했지만 얀순은 그것만은 양보 못한다는 강한 눈빛으로, 얀붕의 옆에 철썩 붙었다


"윽 얀순아 미안한데 좀 답답해서"


"사장님, 죄송한데 저 기분 별로니까 이러고 있을거에요"


"..아하하, 둘 사이가 많이 좋아보이네, 마치 '사귀고' 있는 것처럼"


사귀다, 그 세글자의 얀순은 폭탄이 터진 것처럼 흥분하기 시작한다. 하나의 도화선이 불타는 듯, 그녀가 가장 원하고 갈망하는 상태이기도 한.


얀붕은 그러나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저 친한 것뿐이야. 사귄다고 하기엔 얀순이가 너무 아까운걸. 나 말고 더 좋은 사람이랑 만나야지"


얀붕의 말에 얀순은 심장이 찢어지는 감정을 느낀다. 자신의 일방적 사랑을 끊임없이 표출하고 다가갔지만, 상대는 자신을 이성으로써 보지 않고 있다. 얀순은 허탈함과 배신감에 배덕감에 휩싸인다


"그렇구나....다행이네"


"응? 뭐라고 했어?"

"아무 말도! 음식 나왔다 먹자"


얀순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한다. 이 앞에 서 있는, 자신보다 좀 더 예쁘고 몸매도 좋은 선배 히어로가, 자신의 미래의 서방님인 얀붕이와 사귀고 있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다행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보았다. 안타깝다는 듯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퍼지는 걸


얀순은 여자의 촉인지 히어로의 감인지 모를 본능으로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얀붕이 사귀지 않은 걸 좋아하고 있다고


-


얀순이는 계속 얀진이에게 냉담하게 굴며,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듯 했다


얀진이가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무슨 말을 해도, 계삭 '네', '그런가요', '아니요'

이런 식으로 대놓고, 난 너와 대화하기 싫다 는 걸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참다 못해 얀순이에게 부탁이니까 좀만 더 친근히 대해달라고 부탁해보았다


"사장님... 그치만"


"얀순이가 낯을 많이 가리는 건 이해해. 그래도 얀진이는 되게 좋은 친구야. 얀진이도 널 되게 마음에 들어해. 그러니까 얀순이도 좀만 경계를 풀고 대해주면 좋겠어"


진중한 내 부탁에 얀순이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 무의식적으로 얀순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말 뜬금없이, 얀순이의 이런 모습이 귀여워 하면 안되는 짓을 했다는 생각에 바로 손을 떼고 사과를 했다


"아 미안 얀순아, 그러니까 내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그러나 얀순이는 기쁨, 아니 그걸로도 모자르고 황홀감에 빠진 표정으로 내가 만진 부위를 매만지며 헤헤 거리고 있었다


"사장님... 손 부드러워요"


"아 아니 정말 그게 아니라"


"저기 미안한데 나 냅두고 둘이서 꽁냥대는 거 그만해줄래? 모쏠은 서러워서 살겠나 정말"


-미안, 그...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둘이 얘기나누고 있어-


미안한 마음과 부끄러움에 도망치듯 화장실로 들어왔다


세면대 물을 틀어 세수를 하고, 거울을 빤히 쳐다봤다. 자신이 위선적으로 구는 건 아닐까. 사귀고 있는 사이가 아닌 여자에게 내가 괜한 어장관리를 하는 걸 아닐까. 이렇게 여지를 줘선 안된다. 얀순이는 나 같은 사람보단 더 좋은 남자를 만나야 하기에


이따 정중히 얀순이에게 사과하기로 하고, 화장실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나가보니 얀진이는 이미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미안, 모처럼 같이 노는건데"


"아냐! 어차피 나도 곧 업무하려 가야 되가지고. 그럼... 다음에도 또 보면 좋겠다 그치?"


"그러게..."

수줍게 내게 말을 하는 얀진이에게 똑같이 화답해주었다.


"그럼 다음에 보자"


얀진이가 손을 흔들며 식당을 나갔고 나 또한 한참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얀순이가 있는 쪽으로 갔는데, 얀순이가 뭐가 이상했다. 분하고 열받는 일이 있었는듯, 주먹을 꽉 쥔채 자리에서 요지부동인 것이었다


"그.. 얀순아, 혹시 화 많이 났니?"


"...아니에요."


분명 뭔가가 있었다. 아까도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이렇게 분노를 하진 않았는데.



-



'헤헤... 행복해, 사장님이 날 쓰다듬어주셨어. 사장님의 손길 부드러워, 사랑스러워. 이대로 더한것도 해주셨으면'


사장님이 여자와 단둘이 데이트를 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멍청히도 사장님이 만져준 것에 화가 풀려버렸다.


사장님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을 때 이미 손주들 결혼식까지 보고 올 정도로, 내 머릿속 인생은 빠르게 흘렀다


사장님이 당황하시며 화장실에 가시고 난 뒤 난 사장님의 옛 직장동료와 단둘이 남게 되었다.


비록 이 년과 같이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일도 없지만 사장님의 간곡한 부탁이기에 어쩔 수 없이 대화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까 그 미소의 의미도 알아볼겸이기동 했고


"얀순씨, 얀순이는 얀붕이를 좋아하는 거지?"


상당히 적극적인 여자라 벌써부터 말을 놓게 되었다


"네, 사장님은 제 구원자이자, 제2의 가족이에요. 사장님이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으음 그럼 아쉽게 됐네"


"뭘 말씀이시죠?"


"얀붕이는 훠얼씬 예전부터 내가 좋아해 와서 말이야~"


갑자기 눈이 아파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얀붕 사장님과 같이 있을 때와는 달리, 그 간악하고 여우 같은 눈매가 날 덫으로 끌고 있었다. 


"뭐라고요?"


"얀붕이는 말이야, 누구보다 앞장서서 사람들을 구출하고, 제일 몸을 불살랐어. 자기 자는 시간, 먹는 시간 줄이면서까지 사람들을 구하려 했다고. 그런데도 사람들은 잘 알아주지 않았어. 멍청한 개돼지들이 오히려 얀붕이를 욕하고 있었지"


"얀붕이가 갑자기 일을 그만두고 잠적을 했을때, 내 짝사랑도 끝이구나 했어. 이럴꺼면 학교 다닐때 고백할걸, 같이 밥이라도 먹자고 하는건데. 이렇게 친구 사이로 끝날꺼였으면 더 일찍 마음을 전하는 건데 하고 매일 울면서 후회했어"



이젠 한 마리의 구미호가 여우불을 두른듯, 날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리고 3년만에 극적으로 내 첫사랑을 만났는데, 어디서 굴러들어온 여자가 내 자리를 위협하네?"


그 년은 웃고 있었지만 그 미소에는 음영이 지고 있었다


"얀붕이와 헤어진 날, 내 마음도 정리했어. 그래, 이럴꺼면 나 없이도 행복하게 살라고. 난 널 그리워하며 살테니까. 어떤 여자를 만나도 행복하라고 기도했어"


그 여자는 포크를 들고 내 눈을 찌를듯 가까이 가져다댔다


"꼭 행복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너 같이 극성 집착녀가 들이대고 있는데. 내가 포기할 것 같아?"



커다란 늑대가 양을 잡아먹으려는 듯, 쥐고 있는 포크가 내 동공에 살짝 닿았다



"절대 너 같은 놈한테 얀붕이를 뺏기지 않을거야"


이 여자, 얀붕 사장님을 노리고 있는 거다


벌컥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마자 포크를 치우고 다시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아 얀순아 오늘 너무 즐거웠다! 그치?"


소름돋을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 이 정도면 여우주연상이 가능할지도 



그 년이 사장님과 인사를 나누며 나간 후에도 여전히 난 분함을 못 이겼다.


기싸움에서 완전히 제압당한 느낌이었다



-



얀붕은 얀순은 달랠 겸, 주변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얀붕은 공기를 들이쉬며 자연을 만끽하고 있지만, 옆에 있는 얀순은 그저 불안하고 걱정되기만 한다


"얀순아, 왜 그래?"


"아,아니에요. 그냥 몸이 좀 안 좋은 것 같네요"


얀붕은 혹시 아까 그 자리가 불편해서 그런 것일까 라고 생각하였다. 어쩌면 계획되지 않은 만남 탓에 부담을 느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얀순아, 혹시 아까 부담스러웠다면 미안해. 얀진이가 워낙 좋은 애라 너도 마음에 들어할거라 생각했어"


"아니에요. 얀진 선배도 좋은 분이더라고요"


얀순은 당장에라도 그 구미호년에게서 떨어지라고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으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넌 정말 좋은 사람인것 같아. 널 알게 되서 기뻐"


얀순은 그 말에 설렘을 느꼈지만 곧 체념했다. 그가 얘기하는 기쁨은 사랑의 기쁨이 아니란걸 알기에. 하지만, 아까 얀진의 태도와, 그 목적을 들은 뒤 얀순은 자신만이 얀붕을 구할 수 있다 생각하였다. 절대로 그런 구미호 같은 여자에게 자신의 사랑을 빼앗길 수 없다 생각했다


"네 저도요♡"



얀순은 지금보다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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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의 사무소와 다르게 으리으리한 고층 빌딩, 각 층마다 수백명의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꼭대기 층에서, 한 남자가 간사한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고 있다


"얀붕이를 만났다고?"


"응! 얀붕이랑 같이 밥도 먹고 놀았어! 그리고 우연히 걔네 소속히어로인 얀순이도 만났고"


얀순, 그 이름에 남자는 잠시 입을 다물고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이내 잘 됐다는 듯, 크게 웃었다


"그래? 오랜만에 본 친구인데 나도 봐야겠네, 이번 행사에 초대시켜야 겠어"


"와 좋다 좋다. 고마워 얀돌아!"


얀돌은 전화를 끊고 사진을 쳐다봤다. 그 사진은 고등학생 시절 얀붕과 얀순, 그리고 그런 얀붕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본인의 사진이었다


"고맙긴 뭘, 내가 더 고맙지.... 오랜만에 보겠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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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등장한 얀돌이, 과연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얀붕이가 ㅈㄴ 쓰레기처럼 보이면 정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