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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을 다 먹고나서, 나는 휴대폰으로 온 어떤 인물로부터의 메시지를 보고, 자리를 떴다.


 시각은 오후 1시 전. 오늘의 1회전이 되는 게임까지는 1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미안하지만 좀 빼게 해줘. 숙소 방에서 합류해도 상관없을까?"


"아아 괜찮다고. 난 1학년을 데리고 뭔가 적당히 체험학습이라도 하고 올게"


 선배로서의 보살핌을 맡아주고 있는 하시모토에 감사하며, 휴식 공간이라고 쓰여있는 휴게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금방 도착하자, 나를 불러낸 인물은 2인용 소파에 혼자 앉아, 따분한 듯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거기에 또 한 명 있었던 것 같고, 그 쪽은 서서 창밖을 보고있다. 조합을 봐도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저한테 무슨 용건입니까, 나구모 선배"


"용건? 뭐 용건이란건 아니지만, 이야기는 있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 끝을 이용해 가볍게 이쪽을 부르는 몸짓을 했다.


 거기에 따라 눈앞의 빈 쇼파에 허리를 내린다.


 창가에 서있던 인물, 아사히나도 그 타이밍에 이쪽을 돌아보았다.


"얏호, 아야노코지 군"


 그리고 그 자리를 떠나, 나구모를 소파의 오른쪽 끝으로 보내고 억지로 옆에 앉았다.


"어떤 특별시험일까 기대해봤더니, 설마 단순한 교류회일 줄이야. 솔직히 실망이다"


 정면에서 마주한 첫 마디는, 이번 합숙에 대한 낙담이었다.


"정말 나는 운이 없어"


 자신의 불운을 한탄하며, 작게 미소를 지으며 나구모는 가볍게 머리를 흔든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질려하면서 팔걸이에 팔꿈치를 괴고, 거기에 가볍게 뺨을 얹은 나구모.


"확실히 작년의 혼합합숙과 비교하면 큰 스케일 다운은 부정할 수 없네요. 그렇기때문에 특별시험이 아니라 교류회라는 걸로 평가한 것이겠지만"


 작년은 퇴학 리스크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페널티조차 명기되어있지 않다.


 크게 낙담하는 나구모의 기분도 모르는 건 아니구나.


"하지만 미야비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 합숙 시기가 시기니까"


"......뭐 그렇지"


 2월에 들어간 지금, 전학년을 포함한 하드한 특별시험은 상상하면 너무하다고 아사히나는 말한다.


"작년처럼 3학년 전원이 참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테니까 말이지"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나구모도 그것을 인정한다.


"우리 3학년의 상당수는 이 시기 수험이나 취직활동을 안고 있으니 말이지. 이미 진로가 정해져 여유가 있는 학생 말고는 합숙의 참가는 할 수 없다. 아무리 대가로 프라이빗 포인트가 주어진다고 말해도, 일분 일초를 아끼지 않는 녀석이 많을테니 말이지"


 3학년 학생은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룰로 프라이빗 포인트를 나구모가 모아서 관리. 2000만 포인트까지 모으면 누군가가 A클래스로 뽑히게 된다.


 그러나 이번 보수는 양도 불가에 쓰임새도 케야키 몰 내에 한정되고, 더욱이 액수도 큰 것은 아니다.


 진학 하나만을 고른다해도, 대학 사정에 자세히 아는건 아니지만, 선행해서 행해지는 사립 입학시험이 행해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1월 하순경부터. 국공립이 되면 2월 하순인가. 지금이 2월 상순이니까 앞으로 실전을 기다리는 학생 쪽이 많다고 생각된다.


 그런 가운데 후배를 돌보기 위한 3박 4일은, 너무나 큰 대가다.


"작년은 1월 정도 합숙 시기가 빨랐는데, 그렇다해도 3학년 학생은 꽤 큰일 아니었나요?"


"그랬다고 생각해. 3학년 안에서는 교과서를 들고 왔던 사람도 적지 않았던 것 같고.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느슨해진 걸까하고 나는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호리키타 마나부의 세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당히 고생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혹은 학교측이 뭔가 구제 조치를 준비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것도 알 수 없다.


 느슨해졌다고 말해도 바쁜 시기. 이 교류회에 참가하는 3학년들은, 진학이나 취직처에 목표가 붙어있는 학생에 한정되어 있다고 봐도 좋다.


"교류회에 참가하는 3학년 학생은 자주적인 것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쪽의 질문에 아사히나가 응응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각 클래스로부터 5명씩 희망자를 모아서 말이지. 20명이 안된다해도, 그 경우는 그룹의 수를 줄여서 조정할 예정이었던 것 같아"


 학교측도 3학년에의 걱정은 확실히 하고 있다는 것이겠지.


"지금까지 듣지 못했지만, 나구모 선배들은 졸업 후에 어떻게 할 건가요"


 흐름 속에서 물어보자, 그 질문에 놀랐는지 나구모가 고개를 든다.


"알고 싶은건가?"


 흥미를 느낀 것이 기뻤던 것일까.


 여기서, 왠지 모르게, 아니라고 답하면 삐질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여준다.


"나는 대학에 진학한다. 말해두지만 A클래스의 특권을 쓸 생각은 전혀 없다고?"


 즉 실력으로 합격을 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것이다.


"나도 미야비와 함께 대학 진학. 라고 말해도 미야비와는 다른 곳이지만 말이야. 저번에 치른 대학 입학시험 공통 테스트의 자기채점도 남달랐고, 내 레벨로는 무리일까나. 일단 A클래스로 졸업하게 된다면, 학교의 힘을 빌려서 억지로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으-음, 그래도 아마 안될까나"


 구체적인 대학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나구모가 치르는 대학은 상당히 레벨이 높아보인다.


 무리하게 제 실력 이상의 일을 하려고 애쓰지 않을 방침인 아사히나의 판단은 올바르겠지. 고육의 힘으로 무리하게 자기 수준보다 높은 대학에 들어가도, 입학 후부터 여러가지 리스크를 동반한다.


 A클래스의 특권은 전에 케세이도 말했듯이 취업 관련으로 활용하는 것이 베스트다.


"나는 A클래스의 특권 그 자체에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다. 어째서인지 알겠나?"


"스스로의 손으로 목표를 취할 힘이 있으니까, 겠죠"


"내가 지금의 3학년을 지배해 압도적인 존재가 된 것도 이것이 이유의 하나다. 졸업 시에 B든 D든, 자신의 힘으로 희망 대학에 들어가, 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지"


 아사히나가 일부러 싫은 놈을 보는 눈으로 나구모를 보고있지만, 일단 사실이겠지.


 "대세가 일치단결해서 나구모 선배를 B클래스로 떨어뜨려봐야 효과는 없겠네요. 그럼 모티베이션도 오르지않고, 유지하기도 어렵다. 그게 지금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긍정하듯이 나구모가 끄덕였다.


 다만, 물론 A클래스의 특권은 있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걸 메인 축으로 두고있는지, 어디까지나 보험 정도의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지의 차이다.


"참고로 미야비가 가는 대학에는 호리키타 선배도 있어. 어디까지나 좋아한다는 이야기지"


 자신이 가고싶은 대학, 이 아니라 호리키타 마나부가 있는 것이 그 대학으로 정한 이유인가.


"내버려 둬. 이왕이면 너도 내년 수험으로 같은 대학으로 와라. 환영한다고"


"간다면 공통 테스트에서 상당히 노력하지 않으면 힘들테지만......말이지"


"그럼 사양하겠습니다. 저의 학력으로는 꽤나 힘들거라고 생각해서"


 솔직하게 내 말을 받아들인 아사히나와 달리, 나구모에게는 통하지 않았던 것 같다.


"본제에 들어가자고. 솔직히, 이번 교류회에서 얻을 수 있는 건 프라이빗 포인트뿐으로 잃는 건 없다. 그러니까 진지하게 하는 놈이 적은 자리다. 내게 있어서는 자극이 부족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존재 자체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게임이라도 대결은 대결. 그게 마지막 기회가 될 거라는 건 착각이 아니겠지.


"그 말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류회에서 저와의 승부를 하자, 고?"


"그런 거다"


 3학년에게 있어서 대가도 적은 이 교류회.


 나와의 대전을 실현하기 위해, 일부러 나구모는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있던 아사히나가, 확하고 나구모한테 얼굴을 가까이했다.


"역시 그런 이야기? 아야노코지 군에게 심한 짓을 하면 안된다구?"


"너가 동석하겠다고 말한 것도, 아야노코지를 지키기 위해서인가? 꽤나 상냥하구나"


"그도 그럴게 아야노코지 군 아무것도 나쁘지 않은 걸. 미야비에게 눈독 들여졌으니 불쌍하잖아. 애초에 왜 미야비는 아야노코지 군을 집요하게 노리는거야?"


 옆에서 어깨를 밀어넣을 기세로 나구모에게 덤벼드는 아사히나.


 하지만 그 일이 조금 나구모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반 웃음을 지으며 파고든다.


"호리키타 스즈네가 학생회에 들어간 건 어째서인지, 나즈나는 알고 있나?"


"어째서라니, 오빠의 뒤를 쫓았다거나 그런 느낌이잖아?"


"달라.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들어갈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 거야? 그렇다고하면 동기는?"


"눈 앞의 이녀석 말이지. 아야노코지가 스즈네를 이용해 나를 감시하게 한거야"


 에? 하고 아사히나가 잘 모르겠다는 모습으로 멍하니 입을 연다.


"나를 나쁜 학생회장이라고 판단해서겠지만, 결국 그런 일은 없었겠지?"


 물론 나구모의 행동에는 지나친 장면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호리키타 마나부가 강하게 경계할만한 문제 행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네요. 오히려 나구모 선배가 한 일은 학교에 좋은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좋든 나쁘든 너는 호리키타 선배한테 너무 감화된거 아닌가?"


 입학 전의 나는 타인과의 교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호리키타 마나부의 존재에 상상 이상으로 영향을 받고 있던 것은 확실하다.


 안정을 선호하는 마나부와 변혁을 선호하는 나구모. 원래부터 2개의 사상이 어울릴 리가 없다.


"일단, 호리키타 선배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았으니까"


"인정했나"


"이제와서 부정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니까"


"자, 잠깐 기다려. 에, 뭐, 뭔가 좀 내가 생각한 인식이랑 다른데?"


 나와 나구모를 번갈아 보면서, 황급히 아사히나가 입을 연다.


"죽은 표정 짓는게 버릇이 되고, 뒤에서 여러가지 수를 쓰고있었지. 아무튼──"


 한 번 사이를 두고, 재차 나구모가 물어온다.


"나와의 승부를 받을 마음은 있다고 봐도 되겠지?"


"교류회에 준비된 룰과 보수 이외에 조건을 붙일 필요성은?"


"여러가지 생각은 했지만 그건 없다. 적어도 학생회장을 맡았던 내가, 개인적인 이유로 너를 함정에 빠뜨리면 모가 난다"


 같은 학년도 아닌 양자가 큰 페널티를 서로 건다면, 학교 측도 좋은 표정을 짓지 않을 거라는건 나구모가 말한 대로다.


"애초에, 승부라기에도 말이 지나치다. 약간의 내기를 하자는 얘기지"


"내기, 입니까"


"아아. 만약 그 내기에서 이긴다면 너에게는 그만한 축의금을 마련해줄거야"


"이쪽은 져도 프라이빗 포인트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편안하겠지?"


 승부나 내기라기보다, 이제는 놀이의 일환에 가깝다.


 그러나 나구모만 불리한 것은 좀 걸린다고 하면 걸린다.


 "그렇다면 거절할 이유는 없지만, 이번 룰이라면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요. 선배는 리더라서 게임에 직접 참가는 할 수 없으니까요"


 학생을 지휘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키류인, 요는 3학년이다.


 그리고 싸우는 것은 1학년과 2학년.


 서있는 스테이지가 최초부터 다르다.


"아니면 교류회 같은 건 무시하고 뭔가 다른 방법으로 승부하실겁니까?"


 이 체험시설에는, 그것들을 실현하기 위한 장소나 도구가 확실하게 갖추어져 있다.


"교류회를 무시한 장외전도 나쁘지 않지만, 그러면 이 합숙에 고집할 필요도 없어진다"


"확실히. 학교라면 모종의, 더 제대로 된 대결도 실현할 수 있으니까요"


"학교가 교류회를 하라고 말한다면, 형식상 그 룰에는 따라야겠지"


 그렇게 말하고, 나구모는 그대로 이어간다.


"처음은 너에게 리더를 맡겨서 1학년과 2학년을 지휘하여 승부하는 것도 생각했다"


 겉으로는 3학년의 키류인 선배가 리더지만, 실제 임명이나 지시를 내가 내린다.


 그리고 게임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그런 흐름을 상정했었던 것 같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뭐 그렇구나. 하지만 그걸 성립시키려면, 그룹의 인사권부터 주어져야 공평하다고 할 수 있겠지?"


 스스로 그룹 멤버 전원을 정한 나구모. 한편으로 키류인 선배가 독자적으로 정한 그룹 멤버를 맡기는 형태가 되면, 확실히 공평한 스타트라인은 아니다.


 실제로, 우리들 하급생은 버스에 탈 때까지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게다가 뚜껑을 열어보니 참가자 전원과 싸우는 룰. 줄줄이 3일간이나 해서, 결국 직접 대결이 1회 밖에 없다고 하니까 분위기가 깨지겠지? 그래서 여기는 차라리, 같은 조건에 연연하는건 그만두자고 생각한 거다"


 그렇게 말하고, 나구모는 검지 손가락을 나에게 향한다.


"너는 모든 게임에 참가해라. 그리고 3번 지는 시점에 너의 패배다"


"그룹의 승패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고?"


"아아. 키류인의 그룹이 19연패 해도, 너가 누구에게도 지지않고 이기면 된다고"


 총 19경기. 그 위에 개인으로 17승이 조건이라는 건가.


"2번 져도 된다니, 꽤나 상냥하시군요"


"승패를 조건으로 해서 초전부터 져버리면 흥이 깨져버릴수도 있잖아? 조금이라도 오래 남아있는 편이 끝까지 즐길 수 있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즐기기 위해, 3패라는 라인을 설정했다고 나구모는 말한다.


"에──? 그런건 아야노코지 군이 너무 불리하지 않아? 트럼프라던가 완전 운이고"


"져도 이 녀석이 잃을 건 없다고? 룰을 정할 권리는 당연히 이쪽에 있다"


"아-, 뭐 그런가....응, 그건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불만은 있는 것 같았지만, 아무리 가혹한 내용을 부딪힌다 하더라도, 이쪽이 짊어지는 리스크가 0이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그대로다.


"내가 바라는 건 아야노코지의 패배뿐이니까 말이지. 이쪽이 이길 확률이 높은 요구를 하는 건 당연하지. 그 대가로 프라이빗 포인트를 내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졸업 직전에 하고 싶은 일이, 후배를 멀리하고 괴롭히며 넘어뜨리려는 걸로 괜찮은 겁니까" 


"네 취급은 그 정도로 적당해"


 어떤 형태로든, 다소는 나구모가 생각한 형태로 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3월에 들어가면 나구모도 졸업해버리니까 말이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쪽도 사양하지 않고 그 배려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쪽이 승낙한 것으로 나구모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응한다.


 "물론 키류인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네가 모든 게임에 참가한다고 말이지"


 이쪽이 받아들일 제안의 수면 아래에서 교섭이 행해지고 있었던 것 같다.


"부외자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싫다면 확실하게 거절해도 좋으니까 말야? 졌을 때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졌다, 라는 사실은 남아버리니까"


 바로 나구모가 원하는 것이 그 『승리』『패배』라는 사실이겠지.


"아야노코지가 받아들인다고 했으니까 쓸데없는 말은 안해도 돼"


 메몰차게 취급된 아사히나는 불만스러운 듯이 볼을 부풀렸지만, 내가 납득한 모습을 보고 물러났다.


 "그건 그렇고 선배는 사양없는 인선을 했네요. 다른 그룹에 배정된 학생도 좀 썰렁해 하던데요"


 그 점을 지적해보자, 불만을 보이기는 커녕 당연하다는 웃음을 보인다.


"시들한 교류회에서도 승부는 승부다. 전 학생회장으로서 위엄은 보여주지 않으면 말이지"


 나와의 싸움과는 별도로, 리더로서 참가하는 교류회에서도 이길 생각인 것 같다.


 그 점은 이쪽이 굳이 몰라도 되는 것이므로, 나구모의 자유다.


"만에 하나라도 네가 연승한다고 해도, 직접 지휘해서 막을 수 있으니 말이지"


"우와. 진짜 용서가 없구나 미야비는"


"아니 그건 다를까하고. 나구모 선배의 생각 쪽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낸 다음, 상대를 그 씨름판에 끌어들일 수 있을지 없을지도 솜씨가 중요하다.


 각 그룹과는 한 번 밖에 마주치지 않는 구조와 이번 교류회의 온도감으로부터, 특정 개인이 몇 번 게임에 참가했는지는 실질적으로 밝혀지지 않는다고 해도 좋다. 그 부분도 풍향으로서 바람직하다.


 2학년으로서 그룹을 맡으면 지나치게 눈에 띄게 되지만 개인의 싸움뿐이라면 주목을 피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이 유리하게 처신할 수 있도록 무대를 정리하면서도, 이쪽에 대한 배려도 마쳤다.


"나즈나는 착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무조건 우수한지 아닌지만으로 승패는 정해지지 않는다고. 유능한 인간을 쓰려면 위에 서는 놈이 더 유능해야 평생 길들여줄 뿐이니까 말이지" 


 나구모의 말은 맞다.


 장기에서 아무리 많은 말을 준다고 해도, 말이 미숙하면 이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늦어서 미안하구나. 이미 대화는 끝났으려나?"


 휴게실에, 키류인이 모습을 보인다.


"아아. 차질 없어. 예정 대로 나와 아야노코지의 승부다. 너와 승부하려는 냄새를 맡은 키류인이 그 역할을 자처했다"


 그런 일이다, 하고 키류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무엇이라면 리더로서의 권한도 너한테 양보하마. 물론 겉으로는 내가 참가자를 선출한 것으로 해둔다. 그렇게 하면 그룹으로서도 대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일석이조라며 제안하지만, 단순히 키류인은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내 승패를 지켜보고 싶을 뿐인게 아닐까.


"과연. 거기는 좀 걸리고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어째서 A클래스의 그 3명과 그룹을 함께 했는지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하시모토와 모리시타 3명이서 편의점에 들렸을때 야마무라와 만나고, 그 타이밍에 우연히 키류인이 있었다.


 그것이 이 그룹에 선택받은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은 아닐까.


 나에게 권한을 넘겼을 때, 친분을 쌓는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한 배려다.


"나는 네 지금의 교우관계를 깊이 알지는 못하니까 말이지. 우연한 만남과, 나머지는 적당히 고르게 되었다. 그룹 내에서 불편하면 본령 발휘가 힘들겠지?"


 하시모토나 히요리가 있어준 덕분에, 스무스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 배려에는 감사합니다만 그 제안은 사양하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사람과의 교제는 서툴러서요. 후배를 이용하기는 커녕 사이 좋아지는 것도 벅찹니다"


 유감이라고 대답하는 키류인이지만, 그다지 신경쓰는 기색은 없다.


"그건 그렇고 이번 건에 키류인 선배가 물어올 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나구모와 키류인은 결코 사이가 좋지 않다. 오히려 상반된 위치에 서있으니 말이지.

 

 내가 그렇게 답하자, 키류인은 기쁜듯이 미소 짓는다.


"아무튼 승부가 실현될거 같아 다행이구나 나구모. 3학년이 직접 게임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만은 아쉽지만"


 교류회에 관하여, 거짓인가 진실인가 알 수 없는 기분을 입에 담는 키류인.


"혹시 참가할 수 있는 룰이었다면, 너는 제대로 진심을 냈을까?"


"아야노코지가 엮인 귀중한 기회다, 당연히 기대에 부응했지"


"핫. 너도 상당히 아야노코지를 높이 샀구나. 그렇다면 너와는, 이번 교류회에서와는 말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승부해도 좋다고? 같은 3학년이라면 봐줄 필요도 없지. A클래스 티켓 값으로 내기해도 좋다"


"미안하지만 사퇴하지. 그 티켓 값은 적어도 학년 전체의 피와 땀이 배어있다. 관여하지 않은 내가 받기엔 너무 무겁잖아?"


 그 키류인도 역시 자신의 패배를 고려하지 않는 강한 타입이니까 말이지. 말꼬리가 세다.


 승부하면 이기는 건 자신이라는 의사를 확실하게 담고있다.


"그건 유감이다"


 하지만 나구모도 익숙해진 것. 3년간의 교제로부터, 깊게 상대하지 않는 것 같다.


"자 그럼. 나는 일단 리더로서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한다. 나중에 또 만나자"


 간단히, 용건만 끝낸 키류인은 그대로 떠나갔다.


"여전히 후우카 쨩은 멋있네"


"어차피 여자지만 말이지"


"우와, 미야비 그거 최저인 발언. 요즘 시대에 말살되어도 불평할 수 없는 놈"


"착각하지 말라고. 나는 동성 중에서 위에 서고 싶을 뿐이다, 차별도 뭐도 없어"


 성별이 다르다, 그러니까 진심으로 뜨거워질 수 없다는 건가.


"그렇다고 해도 오해를 낳는 말투는 좀 문제가 있지만 말이야"


 그것 또한 일리가 있다. 좀 더 완곡하게 표현해도 벌은 받지 않겠지.


 내가 소파로부터 허리를 들자, 그 후 나구모와 아사히나도 일어섰다.


 3명이서 휴게실을 뒤로 한다.


"너도 이 후엔 연습이든 뭐든 해서 대책이라도 세우던가 해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 드디어 나왔다. 이제 이야기는 끝났죠-?"


 해산 직전, 복도의 끝에서 기다리다 지쳤다는 듯이 아마사와가 얼굴을 내밀고 다가왔다.


 나구모는 아마사와의 등장과 말에, 이런이런하며 뒤통수를 긁는다.


"내 지시를 못 들었던 건가? 나중에 하라고 말했지?"


"괜찮지 않나요. 시험 중에는 남의 배로 일하니까~"


"지금으로서는 그 말은 신용할 수 없군. 다음에 제멋대로 하면 차례는 없다고 생각해라"


"엄격해-앳. 알겠습니다, 제대로 말은 지키겠습니다"


"미야비, 그 아이는.....그러니까...." 


"아마사와다. 1학년 A클래스의"


"아~ 맞다. 아마사와 쨩이었지. 미야비 그룹에 불리다니 우수하구나?"


"뭐 그 정도이긴 하지만요~"


 학력, 신체능력 모두 OAA 상으로 희소한 A에 도달하는 건 이상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총합력, 그리고 재치 사고력을 가미하여 생각하면, 아마사와는 반드시 뽑혀야 할 필두 후보는 아니다.


"이 녀석은 내가 평가한 게 아니야.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다음 교류회를 알고있어서 말이지"




"그래서 제가 자신을 팔아먹은 거에요. 1등에 기여하겠습니다-하고"


"솔직히, 채용할지는 좀 고민했지만 말이지"


 그것이 아마사와의 성격에 의한 것인지, 나와의 관련성을 의심해서인지, 구체적으로 나구모가 입에 담지는 않았다. 결국 채용한 것은, 사소한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겠지.


"너도 자기 그룹을 정리해야하잖아, 나즈나. 적어도 A의 학생이라면 승리를 노려라. 언제까지나 우리들한테 상관해도 될까?"


"에, 우와 진짜다 벌써 이런 시간!? 나 이제 갈거지만 곤란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상담해줘!"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한 아사히나가 황급히 뛰어나간다. 도중에 넘어질 뻔하면서도 모퉁이를 돌아 사라져간다.


"나즈나 녀석, 저대로 그룹을 이끌 수 있을까.....?"


 기막혀 하면서 한숨을 쉰 나구모에게, 아마사와가 히죽 웃으며 몸을 기댔다.


"혹시 아사히나 선배랑 사귀고 있다거나 한가요?"


"아? 사귀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야노코지 선배랑 중요한 이야기가 있으니까 뒤로 미루라고 저한테 말했는데, 아사히나 선배는 곁에 두고 있었던 거죠? 그게 특별하다는 거죠?"


 특별=연인이라는 것은 너무 비약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어떨까.


"너와는 관계없는 일이겠지"


"에~ 있다구요~ 봐요, 제가 나구모 선배를 노린다면 라이벌이 될 거고"


"곧 졸업하는 남자를 노리는 건가?"


"저 인내심이 강한 여자라서 원거리 연애에는 관대하거든요"


"미안하지만 나는 내숭떨거나, 아첨하는 여자는 싫어한다"


 그렇게 일도양단하는 나구모에 대해, 아마사와는 상처받은 듯한 오버리액션을 취한다. 아마 그런 점을 싫어하고 있겠지. 노골적으로 시선을 돌린다.


"난 이제 간다고. 열심히 힘내봐라 아야노코지"


 나구모가 떠나간 후, 나와 아마사와만이 복도에 남겨진다.


"미움 받아버렸을까요"


"일부러 싫어할 만한 말을 하니까 그렇게 되겠지"


"그래도 봐요, 아야노코지 선배도 미움받고 있으니까 같은 동료가 되고싶어서"


 어떤 동료야, 그건.


"사귀지 않는 것은 진짜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치고는 특별한 느낌이 들죠~"


"뭐 그렇구나. 적어도 친구의 틀은 넘어선 걸로 보인다"


 그 부분은 부정은 커녕 납득할 수 있는 일이라서, 아마사와에 동의해 두었다.


"그런데, 교류회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고있었던 모양이군"


"어떤 교류회가 실시되는지, 우리들은 사전에 상세를 듣고있었으니까요"


 우리들, 이라는건 그 남자가 준비한 츠키시로에게 관리시켰던 야가미도 포함되어있다.


 이 학교에 입학한 시점에서 1년 사이의 스케쥴을 들었던 것 같다.


 나를 퇴학시키려면 사전정보를 주는 쪽이 좋으니까 말이지.


"일부러 나구모와 조를 짜는 선택을 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이지"


"에? 왜냐면 단순히 이길 확률이 높을 것 같잖아요. 명색이 학생회장이었고. 저도 또래의 여자아이니까 프라이빗 포인트는 갖고 싶어요"


 그렇게 답하는 아마사와지만, 그게 거짓말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딱히 본심을 숨길 생각도 하지 않은건지, 곧바로 정정한다.


"슬슬 나구모 선배와 아야노코지 선배가 승부하려나~하고 생각해서요. 아야노코지 선배의 동료가 되어 서포트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한 번은 했지만, 그래서는 재미 없잖아요"


"그게 이유인가"


"그게 이유에요. 제가 나구모 선배 쪽으로 아군이 되면 조금은 좋은 승부가 되지 않을까나-하고 생각했으니까 그런건데....."


 하앗, 하고 한숨을 쉰 아마사와가 볼을 누른다.


"나구모 선배의 낙담이 눈에 선하네요. 학교가 준비한 리스트는 진짜 게임뿐이고. 선배랑 가위바위보하고 트럼프로 승부해서 이겨도 역시 기쁘지 않고. 일부러 적대할 필요 없었구나~하고"


"이것만은 어쩔 수 없는 이야기다"


"나구모 선배한테서 먼저 들었지만, 승부 방법은 아야노코지 선배가 3패 하면 지는거죠? 어떤 형태로든 지는 걸 보고싶다는 기분은 전해졌어요. 어떤 결과가 될지 기대해볼게요" 


"즐길 수 있다면 좋겠는데 말이지. 어이없이 3연패해서 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고"


 실제로, 내용에 따라서는 내가 손도 발도 쓰지 못하고 질 가능성은 큰 편이니까 말이지.


"그래도 적어도 저나 나구모 선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나구모의 기분도 알 수 있는건가?"


"방해하는 제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에 오는 걸 거부할 정도니까요"


"거절 당했는데, 인사하려고 여기에 온건가?"


"오면 안됐나요?"


 안된다는 건 아니지만 나구모의 반감을 사면서까지 무리하게 접촉해올 이유는 없다.


 그룹을 짜서 나갈 차례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능력만이 아니라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도 포인트가 될 법 하다만.


"그럼, 저도 그룹에 불렸으니까 돌아갈게요. 나중에 또 봐욧"


 휙 돌아서, 아마자와는 쾌활하게 떠나간다.


 아무렇지 않은 아마사와와의 회화였지만, 한 개만 걸리는 점이 있었다.


 아마사와는 사전에 츠키시로 근처로부터, 이번 교류회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입에 담고있었지만, 그렇다면 아까의 회화에는 약간 모순이 생긴다.


"뭔가를 꾸미고 있는 걸까"


 좀 알아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