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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맞이하는 교류회 첫 날, 그 제 1회전.


 우리들 쪽으로 학교측으로부터 게임과 룰의 통달이 이뤄졌다.


 대전할 그룹은 제 9그룹. 호리키타 클래스에서는 이케, 케세이 2명이 참가하고 있는 중이다.


 그 게임 내용은 『압화 만들기』. 장소는 압화 교실.

 

 이걸 들은 학생 중에서는 코웃음 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매우 진지했다.


 어떻게 압화 만들기로 겨루냐는 이야기지만, 이번 케이스로 말하자면 완성도가 요구된다.


 다수 준비된 꽃 종류로부터의 조합.


 적절한 수분량의 꽃잎을 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크고 작은 꽃꽂이 재료의 선택.


 섬세하기 때문이야말로, 부숴지고 상처입히지 않도록 마무리할 수 있는지.


 그런 종합 점수로 승패를 결정짓는 것이다.


 아직 합숙장에 있으면서 얼마 안되는 여러 일이나 호출이 있었던 일로, 무엇 하나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실전.


 직전에 가볍게 강의를 받았지만, 상상보다 훨씬 심오해보였다.


 작업 자체는 참가자 전원이 동시에 행하여, 최종적으로 1대1 형식으로 우열을 가린다.


 그래서 1번부터 5번 선수까지, 누가 담당할지도 사전에 정해놨다.


 지정된 제작 장소에는, 양 그룹의 참가자 10명과 리더 2명, 그리고 하시모토도 포함해 몇몇 갤러리가 모인 모습.


 그 안에는 나구모 그룹의 학생으로, 1학년 A클래스인 타카하시 오사무의 모습도 있었다.


 덧붙여서 이번 지시에 따라, 나는 3번 선수로서 참가한다.


"아야노코지 선배는 압화 만들기도 하시나요?"


 대전 상대 안에 있던 1학년 D클래스인 나나세 츠바사가 이쪽으로 걸어오면서 묻는다.


"아니 해본 적은 없어. 가볍게 친구에게 지도를 받았을 뿐이다"


 덧붙여서 그 친구의 일이란, 히요리를 말한다.


 예전부터 압화를 사용해 책갈피를 만들어서 경험은 풍부하다고 한다.


"그렇군요. 남자로 참가하는 게 아야노코지 선배 뿐이라서 특기이신가 하고"


 손재주가 요구되기도 해서인지, 나나세가 말했듯이 10명 중 9명이 여자다.


 남자로서의 참가자는 나 뿐이어서, 조금 떠버리는 형태다.


 나구모와의 승부가 있기 때문──은, 무관계인 나나세한테 말할 필요는 없다.


"저도 한두 번 밖에 안 해봐서,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부드럽게 다뤄야하니 말이지"


 채점 기준은 비교적 모호해질 가능성도 우려했지만,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압화 담당자가 확실히 붙어있던 것 같아서, 엄격하게 판정된다.


 다행히도 3번 선수로서 대전 상대가 된 1학년 여자는, 그다지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면으로 싸워 승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룹 승패 쪽을 말해보자면, 5번째까지 판정이 엇갈렸지만 힘들게 3승 2패로 승리했다.


"대단하네요 아야노코지 군. 처음인데도 무척이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히요리가 만든 것에 비하면 얘기가 안되지만 말이지"


 어느 쪽도 언뜻 보면 아름다운 압화지만, 퀄리티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


 대전 상대였다면, 완전한 패배를 강요당했을 것이다.


"아야노코지 군에게는 센스가 있어요. 다음에, 괜찮으시면 함께 만들어봐요"


"그렇구나. 나도 좀 더 잘 만들고 싶은 참이다"


 강적이 동료였던 것에 안도하면서, 일단 개인전으로 1승 거둔 것은 크다.  


 가능하다면 이후, 압화 교실에 남아 묵묵히 만들고 싶을 정도다. 


 이왕이면 3일간, 쭉 압화를 만들어도 좋다.


 그런 감정도 생기고 있지만, 그건 아쉽게도 봉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안하다 압화, 나중에 또....


 첫 번째 대결이 끝난 후, 키류인은 슬쩍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일단 승리로 출발이구나.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만"


"뭐, 그렇네요"


 그렇게 대답하고, 나는 꽤 진지했다는 건 다물어 두기로 한다.


 제작 중에도 사담같은 건 자유였기 때문에, 보고있는 갤러리한테는 지루하다고 생각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구나.


"하지만 체험학습으로 승부하는 거라면 누가 이기든 지든 이상하지 않아. 학교측의 취지를 헤아리면 실로 재미있는 결정 방법이기도 하다. 단순히 OAA의 능력이 높은 학생만을 모아놔도 의미 없으니까 말이지. 어느 그룹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역시 나구모도 호리키타들이 압화를 잘 만들 수 있을지를 예견, 판별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이쪽에도 말할 수 있는 일이다.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가.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하나라도 많은 체험학습을 경험하게 해 기술을 높인다. 본래 리더라면 그 역할을 맡아야 하지만......


"하시모토가 움직여서 이 리스트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하기 쉽다. 의외로 쓸 만한 남자구나"


 뭐 딱히 그걸로 좋겠지. 정색하고 승리를 노려, 3일간 즐기는 것도 좋다.


"이대로 간다면 선배가 지휘할 요소는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네요"


"고마울 따름이다. 내가 보고 싶은 건 아야노코지와 나구모의 승부 뿐이니까 말이지"


 이쪽이 읽은 대로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는 듯 하다.


"기대에 걸맞은 결과가 될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대화를 키류인과 하고있는데, 이쪽을 보고있는 이노가시라가 혼자 있었다.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첫 게임에서는 참가하지 않았겠지.


 분명 재봉을 잘한다고 했었으니 압화도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빈 시간에 압화 체험을 하러 온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건 아닌 듯 하다.


"왜 그래 이노가시라"


 신경 쓰여서 말을 걸자, 좀 우물쭈물하면서도 다가왔다. 그런 모습을 보고 말하기 쉽도록 배려한 키류인이 한 걸음 물러난다.


"저기.....아, 아야노코지 군은 코엔지 군과 사이 좋았, 었죠?"


"아니?"


 즉답한다. 그 코엔지와 사이가 좋다는 건 처음 듣는 얘기다.


"그런가요? .....그렇습니까...."


"무슨 일 있었어?"


"그, 타테바야시 선배가 코엔지 군을 다시 데려와달라고 말하셔서....."


 타테바야시는 이노가시라, 코엔지가 소속된 그룹, 3학년 D클래스의 리더다.


"꽤 화났을 지도 모르겠군"


"네......"


 같은 그룹, 클래스메이트로서 심약한 이노가시라가 책임을 떠맡겨진 형태겠지.


"아야노코지 군이라면, 어떻게든 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아까 현장을 가까이서 보고 있었고, 눈도 마주쳤으니 말이지.


 지푸라기에라도 매달리고 싶은 마음으로 부탁해온 것이겠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너무 나쁘다.


"요스케한테 부탁해보는 건 어때?"


 가장 적당한 해결책을 제시해보지만, 이노가시라가 고개를 흔든다.


"그런, 히라타 군에게는, 이런 걸 부탁할 수는....정말 죄송합니다"


 나한테라면 부탁해도 되는건가....? 뭐, 잘 돌봐주는 요스케와 비교하는 건 실례인 얘기인가. 그 녀석은 부탁을 받게 되면 받아들이고, 코엔지가 돌아오지 않으면 돌아올 때까지 설득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죄송하다고 하는 이노가시라의 생각도 끄덕여지지만.


"미안하군. 손은 빌려줄 수 없다. 힘이 되어줄 수는 없으니까 말이지"


"그렇겠죠.....죄송합니다,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가볍게 머리를 숙이고 이노가시라는 털털 걸어간다.


"이대로 내버려둬도 괜찮은 건가?"


"안타깝다고는 생각합니다만 그 남자는 이쪽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쪽도 2년간, 여러가지 시험해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물론 정하는건 그쪽이다. 자세한 사정은 차치하고 그녀가 처음으로 부탁해온 사실은 크다고"


"이상한 데에서 진지하시네요. 부정하진 않지만 내키지는 않습니다"


 내 안에서 코엔지에 대한 생각, 방침은 이전에 미-쨩과 함께 접촉했을 때에 이미 굳어져있다. 퇴학 위기가 닥칠 특별시험인 것도 아닌 지금, 부주의한 접촉과 커뮤니케이션은 취할 필요가 없다.


"다음 게임까지 아직 조금 시간도 있고, 발 벗고 나서보는 건 어때. 보아하니 타테바야시 그룹은 자잘함 뿐이어서 승리의 목표는 얇지만, 코엔지가 유능하다면 다소는 상황이 뒤집힐 지도 모른다. 그렇지?"


 남의 일을 신경쓸 인물은 아닌 것 같지만, 그걸 이쪽이 말하는 건 잘못됐나.


 여러가지 체험을 하고싶지만, 좀처럼 그 기회를 누릴 수는 없는 것 같다.


"알겠습니다. 일단 접촉해보겠습니다. 코엔지도 이겨서 프라이빗 포인트를 받는 건 호의적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르니까요"


"그게 좋다"


 실제로, 코엔지의 모티베이션을 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요소 뿐이다.


 귀찮은 일을 부탁받았다고 생각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기로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