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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벌 30분. 그 사이에 코엔지를 찾고 싶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코엔지의 방에 가봤지만 당연히 부재로, 로비나 휴게실에도 그 모습은 없다.


 5분 정도 건물 안을 서성이면서, 이따금 본 지인에게 말을 걸어 정보를 모아나가, 유력하다고 생각되는 단서를 입수했을 무렵에는 다음 게임까지 앞으로 20분 정도가 되어있었다.


 코엔지를 찾아 건물 뒤편으로 조금 산길로 들어선 곳.


 예전, 도그런으로 사용되었던 탁 트인 운동장으로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다.


 이미 사용되지 않은지 오래인건지, 상당히 황무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여러모로 찾는데 수고가 많이 든다. 이런 곳에 있었던 건가"


 황무지를 말처럼 힘차게 발로 차며, 유쾌하게 달리고 있는 코엔지를 발견한다.


 혼자서 무엇을 하고 있는건가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코엔지니까 신경 쓰면 지는 것이다. 


 나타날 확률이 낮은 구경꾼을 발견한 코엔지는 속도를 떨어뜨리고, 이쪽으로 가까워져온다.


 계속 무시당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조금 의외였다.


 "아야노코지 보이. 이 나한테 무슨 용건일까나?"


 단순한 변덕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모처럼의 찬스를 놓칠 수는 없다.


"네가 그룹으로부터 독단으로 떠나는 걸 가까이서 봤으니까 말이지. 무슨 심경인지 말을 좀 걸어보려고 했다"


"그런가. 누군가가 내 힘을 의지하려고 다시 부르려고 온 거라면 좋을텐데 말이지-"


 역시 이 남자한테 겉치레 같은 건 필요 없는가.


"이노가시라가 곤란한 얼굴로 너를 찾으러 돌아다녔어"


"그래서?"


"돌아가서 조금은 그룹에 협력하는 게 어때?"


"답 같은 건 뻔하겠지?"


"모르겠군. 협력하지 않는 건 어째서지?"


"특별히 가르쳐주지. 1+1=2. 몇 번을 풀어도 답은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건 보는 방식에 달려있어. 십진법이라면 그 말대로지만, 이진법이라면 1+1=10이다"


 농담하는 듯한 해답에 대해 농담하는 듯한 내용으로 답해도 코엔지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훗훗후. 너도 유머러스하구나. 하지만 그 해답은 넌센스다. 비뚤어진 머리, 단순한 논리에 치우친 사고로 사물을 보기때문에 그렇게 될 뿐으로 1+1=2가 정답이야. 이 세상은 늘 단순명쾌하다고"


 코엔지는 이쪽과 양립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포함하며, 재차 그렇게 표현한다.


"내 힘 같은 건 없어도 그들의 전술로 승리를 얻으면 된다. 아닌가?"


"너희 그룹에 그런 힘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코엔지를 배려한 것이다. 거기서 네 존재감을 보여주면 인상도 좋아진다. 나중에 편해지지 않을까?"


"나는 자기 자신이 유일한 최고이자 최강의 인간이라고 자부한다. 주위에 보여줄 필요는 없어. 네 질문, 전부 넌센스네-"


 코엔지는 그렇게 코웃음치며, 이쪽에 대해 등을 돌린다.


"이번에, 나는 완전히 오프 하기로 했다. 즉, 일절 절대 교류회에는 관여하지않아. 게임도 5명이 있으면 막히지 않고 할 수 있겠지? 꼭 전해주길 바라고 있어"


 확실히 그룹 전원이 모여 교류회를 할 의무는 없다.


 코엔지가 비협력적이라면, 그건 더 이상 권유하기엔 시간 낭비라는 것이다.

 

"나도 남한테 할 말은 아니지만, 이해불능인 비협력적인 부분은 어쩔 수 없나"


"흠. 이해불능인가. 너는 내가 왜 비협력적인지 이유를 알고싶나?"


 포기하고 되돌아가려고 하면, 불러 세운다.


"가르쳐준다는 건가?"


"상관없어. 다만 그 전에 내가 너에게 질문을 해도 상관 없을까나?"


 이쪽이 돌아보자 코엔지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만약, 이 자리에서 예고 없이 페이퍼 테스트가 치뤄질 경우. 그렇네, 기초 학력을 묻는 내용으로 치뤄진다면, 나와 너 어느 쪽이 이긴다고 생각하지?"


 이게 코엔지가 아니었다면, 나는 진지하게 대답하지 않았겠지.


 그러나 여기서는 본심으로 말하는게 베스트라고 직감한다.


"내가 이기겠지"


 망설이지 않고 즉답하지만, 코엔지는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예상했던 대로의 대답이라고 말하듯 곧바로 이렇게 대답한다.


"네 그 자신을 높게 사는 점은 나쁘지 않아. 그럼 그 대답이, 이 자리에서는 예스라고 가정하자. 그 경우에, 나와 너의 우위성, 우수성,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그것만으로 정해진다고 생각하나?"


"노(no)구나. 그것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기초학력에 있어서의 필기시험 차이가 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다음으로──나와 너가 진심으로 싸우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지?"


 두뇌가 어떻든지, 그런 것을 제외한 강함에 대한 질문.


 코엔지 로쿠스케를 2년간 봐온 결과, 내 안에서 답은 이미 나와있다.


"특정 룰에 근거한 싸움이라면, 코엔지 쪽이라고 생각한다"


 체격이나 근육량 등, 육체면만의 우열로는 틀림없이 코엔지에게 손이 올라간다. 


 이것은 절대로 뒤집을 수 없는 수치다.


 여기에 룰, 복싱이나 유도 등의 정해진 범주의 싸움을 강요당했을 때, 코엔지의 스킬이 동등 이상으로 높다면 괴로운 전개를 강요당할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


"재미있는 표현이다. 나와는 다른 회답이지만, 네 생각은 그렇다는 걸로 평가하지"


 어디까지나 코엔지의 시점에서는, 룰의 유무에 관계없이 패배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듯 하다. 물론, 실제로 싸워보지 않으면 누구도 그걸 부정할 수는 없다.


"이런 정보만으로 어느 쪽이 위인지 아래인지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어려운 문제구나. 하지만 일반론으로 생각하면, 제삼자가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필기시험 뿐만이 아니라, 육체면도 포함해 여러가지 종합 관점으로 쌍방을 평가하여 수치화할 수 밖에 없다, 라고 하는 부분이겠지. 그렇다고 해도 인간의 가치를 상대화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정답이야.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인간의 가치를 가늠하는 건 쉽지 않아. 종합적인 관점이라고 말해봐야, 모든 것은 보이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면, 지금 말한 방법을 지지한다"


"나는 아니야 아야노코지 보이"


"그럼, 넌 어떤 식으로 인간의 가치를 판단하지?"


 이쪽에서 그렇게 물어보기를 기다린 듯, 코엔지는 히죽 입꼬리를 올린다.


"대답은 지극히 심플해. 나인가, 내가 아닌가. 그게 우열을 결정 짓는다"


 비교적 생각하게 하는 말을 했는데, 결국 착지점은 거기가 되는 것인가.


"그렇게 자부할 수 있는 근거는?"


"좋다마다 가르쳐주지. 그 근원은 적응력에 있지. 나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는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 대기업 안이든 맹수가 넘치는 정글이든, 완벽히 퍼펙트하게 순응하는 힘이 있다. 이건 제삼자 따위로는 측정할 수 없는 부분이지"


 완벽과 퍼펙트가 중복된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겠지.


"장황하게 질문과 회답을 반복하는 의미는 없었구나. 네가 완벽해도 협력하지 않는 이유와는 관계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한다면 너의 이해가 미치지 못했을 뿐이야. 너는 아무것도 못하는 유치원 아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 진지하게 임할 수 있을까? 나한테 있어서 주위 사람들 모두와는 그 정도의 차이가 있다. 일부러 무인도 시험에서 1위를 취한 것도, 그런 원아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야"


 주위를 아래로 보고있기 때문이야말로, 나란히 겨룰 기분은 되지 않는다.


 그게 코엔지의 비협력적인 이유인가.


"이 학교에는 어울리지 않는군"


"나와 너는 전혀 다른 존재지만, 다소 비슷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었는데, 그것을 네가 말할 줄은. 나로서도 이 학교에 들어갈 바에야 중국에라도 다시 방문해서 수행에 몸을 맡기는 쪽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해.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이쪽에도 있는거야"


 어떻게 생각해도 수단이 막혔군.


 골똘히 생각해보면, 협력할지 말지는 자신이 판단할 일.


 자신을 관철하는 코엔지가 나쁘다고 논할 수는 당연히 없다.


"유감이군 코엔지. 너라면 지금과는 달리 좋은 형태로 주목도 받을 수 있을텐데"


"주위에 의지받기 시작했다, 지금의 너처럼 말인가?"


"별로 나는 주목 받는 건 아닌데 말이지"


 서로 할 말은 다 했다.


 신기한 것으로, 코엔지와는 이렇게 둘이서 이야기할 기회를 자주 얻는다.


 작년 합숙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였을까.


 눈 앞의 대상이, 어디까지나 불가해한 존재임을 재인식할 수 있었다.


"나를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건, 이제 이해할 수 있겠지?"


"아아. 그렇구나"


"그럼 어째서 나한테 신경쓰는 걸까. 이번에 나는 네 그룹도 아닌데"


 확실히 이상한 이야기다.


 지금, 내 상황을 다른 사람이 보면 그냥 놔두면 되지 않냐고 입을 모아 말할 것이다.


 시간을 낭비해 나구모와의 내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안된다는 걸 알고 있어도, 그럼에도 무심코 시도해버리는 것은──"


"클래스로부터 한 발짝 멀어지면 호리키타 걸을 지킬 수 없다. 그래서겠지?"


 이쪽의 사고를 링크한 것처럼, 코엔지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코엔지의 존재가, 앞으로 싸워나갈 호리키타한테 있어서 방해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 남자는 그것을 꿰뚫어보고 있다.


 심상치 않은 야성의 감만큼은 진정한 의미로 계산 외다.


 많은 힌트를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앞날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망설일 건 없지. 언제든지 나를 배제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면 좋아"


"전에도 그럴 생각은 없다고 말했지?"


"훗훗후. 그런가, 그럼 어쩔 수 없지"


 자기야말로 최고의 인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코엔지.


 지금까지 몇몇, 내가 호리키타 클래스의 향후를 위해 개선을 재촉한 사람은 있다.


 다른 클래스에서도 유익하다고 생각되어 똑같이 해왔다.


 능력에는 더할 나위 없지만 성격에 어려움이 있는 이 남자도 비슷한 것.


 하지만 코엔지한테 개선을 촉구하지 않는 것은, 처치에 대한 리스크와 들일 수고가 높다고 판단해서다.


 무능한 인간을, 코인을 뒤집는 단순 작업으로 유능하게 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눈 앞의 남자는 한두 번의 스텝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바꿔서 전력으로 하는 것보다 방해가 되기 전에 배제하는 편이 편하다, 그것이 이쪽의 결론.


"그럼 다음에 또. 나는 자신을 높이는 시간으로 돌아가도록 하지"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필요 없다며, 코엔지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남자의 등을 잠시 지켜본 후, 나도 되돌아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