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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엔지의 건을 보고하려고, 나는 합숙장의 건물 근처까지 돌아온다.


 하지만 정작 키류인의 모습은 없고,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 건물의 동쪽에는 손으로 만들어진 공원이 있는듯 하고, 그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 게임까지 그다지 시간도 없지만, 그런 곳에서 뭘 하고 있는 것일까.


 손으로 만든 느낌의 공원이라고는 하지만 목제의 놀이기구가 놓여져있었다.


 거기에는 녹슬었던 도그런과는 달리 아직 평소에도 사용되고 있는지, 시소나 평균대 등은 이용 가능한 레벨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키류인은──2개 진열되어있는 그네에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은 3학년인 아사히나와 함께다.


 멀리서 보는 한은, 아사히나가 기쁜 듯이 말을 걸고, 거기에 키류인이 따듯한 시선을 보내며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보기 드문 조합이라고 생각하면서, 코엔지의 건을 전하려고 다가간다.


"평소, 이야기할 기회는 그다지 없어서 뭔가 신선하달까.....진짜 드물지"


"나랑 이야기하는 게 그렇게 기쁜건가?"


"기뻐. 후우카 쨩은 정말, 언제나 멋있다고나 할까. 동경하는 여자 꽤 많으니까"


 남자보다도 여자에게 인기 있는 타입인지, 아사히나는 눈을 빛내고 있다.





 그만큼 평소에, 같은 학년이라도 접점을 가지기 힘든 학생이겠지.


 키류인의 경우는 특수 케이스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형태의 교류도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돌아왔나 아야노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까?"


 코엔지 건을 전하는 것은 나중에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이야기 내용을 알아낸다.


"여러가지지만, 지금은 진로의 이야기를 하고있었어. 후우카 쨩의 진로가 궁금했으니까"


 분명 전에 만났을 때는 특대생이 되어 대학에 진학한다고 말했었군.


"그래서 어느 대학에 가는거야?"


 아직 이야기는 시작한 직후인지, 아사히나는 그렇게 물어본다.


 키류인은 숨김없이 자신의 진로처로서 구체적인 대학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보통으로 살다보면, 나라도 몇 번 들을 기회가 있는 유명한 대학이다.


"거기의 법학부다. 라고 말해도 학부에 집착할 생각은 없지만"


 레벨이 높은 진학처에, 아사히나는 자기는 무리라며 전율한다.


"후우카 쨩은 무엇을 목표로 하고있어?"


"응? 나는 아무것도 목표로 하지않아. 누군가에도 될 생각은 없어"


 이전 나에게 들려준 것처럼, 지극히 평범한 인간으로서 살아간다.


 그런 것을 아사히나에게 말해준다.


"에~~. 그거 좀 아깝지 않아? 후우카 쨩이라면 뭐든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진 자가 들으면 부러워할 재능을 발휘할 마음이 없다.


 그것은 보람 없는 일이기도 하고, 최대의 사치이기도 하겠지.


"무엇이든 될 수 있나. 확실히 자부심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십인십색, 여러가지 있어"


"그럼 꿈이라던가 없는거구나"


"누군가에도 되지 않겠다는 꿈이 있다. 그런 걸로는 답이 되지 않나?"


"그것도 꿈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꿈이라면 큰 편이 좋지 않을까 하고. 할 수 있을지 어떨지, 해 나갈 수 있을지 어떨지는 별도로 생각할 수 있지 않아?"


 A클래스로 졸업할 예정인 아사히나라면 특히 그렇겠지. 키류인이 이해하고 웃는다.


"그렇구나. 그런 꿈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건 아니야"


"그럼 그걸 알려줘. 나도 목표로 할 지도 모르고"


 눈을 계속 빛내는 아사히나에 졸라져서, 어쩔 수 없다는 모습으로 키류인은 말한다.


"만약 뭔가 대성하기 위해 직업을 고른다면, 정치가를 목표로 할 지도 모르겠군"


"정치가!? 굉장해......그래도 보통 정치가가 되려는 발상에는 좀처럼 도착하지 않지....미야비라고 해서, 정치가라고는 입에 담지도 않았고 주위에서도 본 적 없어"


 어떤 경위로 그 꿈을 품었는지, 듣고 싶은 듯이 귀를 세우는 아사히나.


"얘기 안하면 안되나?"


"안돼? 이제, 천천히 얘기할 기회도 없다고 생각하고.....듣고 싶네"


 그렇게 부탁하는 아사히나에게, 키류인은 특별히 말한다며 이유를 밝힌다.


"나는 어릴 적, 가족과의 관계성도 있어서 정치가 선생님들과 만나는 일이 많아서 말이지"


"아, 그래서 되고 싶다고 생각했구나?"


"아니? 그런 기회가 있었기에 정치가 만큼은 되지 않으려고 생각했던 거다. 이야기도 한 귀로 흘려듣고 있었다"


"아-, 편견이지만....정치인은 나쁜 사람이 많을 것 같네"


"그 말 대로다. 대개는 TV, 매스컴이 다루는 부패한 인간이 많다는 인상이었다. 도저히 동경할 직업이 아니야"


 그렇다면 적어도 꿈으로서 이름을 내기에 이른 다른 이유가 있겠지.


"그런 부패한 세계이기 때문에, 빛을 두른 사람도 있다. 내가 동경했던 몇 안되는 사람 말이지" 


"어떤 정치가야? 나도 알고 있으려나?"


"키지마 씨야. 지금에 와서는 아주 훌륭해졌지만"


"에, 키지마라니, 에엣? 그 총리대신인?"


 긍정하는 키류인. 아사히나는 상당히 놀란 것 같다.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 분과 같은 무대를 목표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목표로 하지 않는....거지?"


"지금으로서 그 예정은 없군"


"뭔가 후우카 쨩이라면 정치가도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가지가 있다고 말했지?"


 눈에 띄면 띌 수록, 키류인이라는 이름이 따라다니는 것이 싫다고 말했었으니 말이지.


"이왕이면 내 꿈 대신에 네가 정치가를 목표로 하지 않겠나? 아야노코지"


"뜬금없는 이야기가 지나치네요. 정치의 길이라니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의외로 좋은 선을 가지 않을까하고 내 직감은 말하고 있는데 말이지"


"저는 보통으로 좋습니다. 어딘가 적당한 대학에 나아가서, 적당히 취직할 거에요"


"그런가. 나도 같은 길을 목표로 하는 이상, 그건 그거대로 서로 꿈을 쫓는 사람인가"


"미야비도 그렇고 후우카 쨩도 그렇고 아야노코지 군을 권하다니, 역시 특별한 걸까나"


"호기심으로 눈독만 들이는 겁니다. 다음 게임도 슬슬 시작할 거에요"


 이 이상 이야기하면 지각은 피할 수 없다.


"아, 벌써 이런 시간? 서둘러 가지 않으면!"


 아사히나는 그네에서 뛰어내려, 우리들에게 황급히 손을 흔들었다.


"나중에 또 봐!"


"당황해서 넘어지지 않도록"


"알고 있다니까! 와, 아차차!"


 뛰쳐나온 옆에서 넘어질 뻔한다.


 비슷한 흐름을 하루에, 그것도 단시간에 2번 보게 될 줄은.


"코엔지와는 만날 수 있었나?"


"제대로 얘기했어요. 헛수고였지만"


 여기에 온 목적, 나는 코엔지를 교류회에 참가시키지 못했음을 전한다.


"그런가. 역시 코엔지 도련님은 컨트롤 불가능인가"


"일단 단서를 찾으려 했습니다만, 말을 붙일 수도 없었네요"


"너한테도 못하는 게 있구나 아야노코지. 나는 기쁘다고"


 못 한 부분을 칭찬 받는다.


"혹시, 이 결말을 보고 싶어서 가게 한 겁니까?"


"보고싶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군"


 다른 그룹에 편드는 것이 묘하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짓궂은 선배다.


"하지만 타테바야시는 입이 나쁘니 말이지. 후배가 계속 갈굼 당하는 것은 좀 참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코엔지한테 강하게 부딪혀주면 좋겠지만, 그 녀석에게는 닿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실력은 압도적인 차이가 있다.


 만에 하나 코엔지가 송곳니를 빼들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해, 타테바야시가 안고 있던 스트레스의 끝을 그룹 내의 다른 인간에게 향해도 이상하지 않다.


"어쩔 수 없구나. 일단 우리도 2차전에 가볼까"


그 후 게임 전개는 이렇다.




『도예』


이것은 전원이 초심자여서, 레벨이 높지 않은 싸움이 됐다. 선수의 기용에서 한 발 앞서 리드하여 승리.





『탁구』x 2


 일찌감치 2연속 같은 게임이 선택되는 전개였지만, 탁구는 몇 번 학교 내에서 경험한 적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액세서리 만들기』


 이쪽도 압화와 유사한 체험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도 있었지만, 대전 상대도 미경험이었기 때문에 대등 이상으로 겨룰 수 있었다. 




 압화도 포함해, 모든 게임에 타카하시가 따라다닌 것은 나구모가 지시를 내려서, 승패를 확인시켰기 때문이겠지.

 

 더욱 운이 엮이는 요소의 싸움을 강요당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대체로 다행인 첫 날이었다.


 그리고, 내가 5연승을 한 것도 영향을 끼쳤는지, 그룹도 지지 않고 5연승 하는데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