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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간 정도 대욕장의 목욕을 만끽한 후, 목욕조 3명과 방 근처까지 돌아온다.


 그러자, 3학년인 타테바야시가 방 앞에 불쾌한 듯이 서서, 조금씩 오른 발을 움직이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상당히 초조해 보이는 모습이다.


"이제야 돌아왔구나...."


 그런 타테바야시가 향한 시선은 우리──가 아니라 더욱 그 안쪽.


 오늘 하루 제멋대로 행동하던 코엔지였다.


 알고 있던 결과지만, 타테바야시의 모습을 보아하니 이 시간까지 한 번도 접촉할 수 없었겠지. 초조한 선배의 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방 앞으로.


"비켜주지 않으려나? 방해되니까 말이지"


"야 임마.....! 무슨 생각이──"


 설교가 시작되기도 전에, 코엔지는 타테바야시의 어깨를 밀치고 실내로 들어가버렸다.


 억지로 비집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압도적인 체격과 힘의 차이 때문.


 3학년 사이에서도 코엔지에 대한 소문은 충분히 퍼져있겠지만, 실제로 엮인 경험이 없다면 그저 화가 나는 것. 열려진 문을 닫으려고도 하지 않고, 타테바야시는 실내로 사라져간 코엔지를 뒤쫓았다.


"켁, 싸움 나는 거 아닌지?"


 1학년인 신토쿠가 하시모토를 보며 어떻게 해야할지 눈으로 치켜본다.


"정말로 코엔지 녀석은 큰일이군. 일단 상황은 봐둘까"


 문이 닫혀있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열려 있으니 말이지.


 전원으로, 아무렇지 않게 안을 들여다본다.


 방에 들어간 코엔지의 모습은, 이미 안쪽 맨 끝의 이불 위에 있었다.


 1학년이 3명이고.....2학년은 코엔지 이외에 다 나가고 있는 것 같군.


 우뚝 서서 내려다보는 타테바야시 따위는 인식하지 못한 듯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그 모습을 목격한 신토쿠와 토요하시는 어떤 감정을 품었을까.


"나, 코엔지 선배랑 관련되고 싶지 않네......"


"나도....."


 생각할 것도 없이 그런 말을 입에 담고 있었다.


"뭐하고 있었어 지금까지!"


 리더로서의 체면도 있는 타테바야시가, 그렇게 따진다.


"나 말인가? 자신을 연마한 것으로 정해져 있겠지"


"하? 자신을 연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포렴에 팔을 누르는, 코엔지에게 닿을 리도 없다.


"내일은 제대로 협력해라! 이쪽은 이미 벼랑 끝이니 말이야!"


"그건 무리한 상담이로군"


 일절 타테바야시 쪽을 보지도 않고 그렇게 답하는 코엔지.


 들여다보는 1학년들의 코엔지를 향한 눈길은, 이제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기간으로는 이 남자에 대한 적응은 어렵다.


 같은 방 후배들도 꼼짝 못하고, 그저 입을 다물고 있는 듯 하지만 어쨌든 공기가 무겁다.


"무리한 상담이라니, 그룹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거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덤비는 타테바야시.


 그런 그룹 동료의 일 따위는 일절 신경쓰지 않고, 코엔지는 그 자리에서 이불을 넘긴다.


"그럼 난 끝에서 자도록 하지"


"마음대로 결정하지마! 어디서 잘지는 내가 결정하기로 되어있어!"


 하시모토가 슬그머니 입실해서, 같은 방의 1학년들에게 타테바야시를 멈추라고 요구한다.


 황급히 일어나, 타테바야시 곁으로 달려가서 우왕좌왕 하면서도 직접 말을 건넸다.


 씩씩거리던 타테바야시도 후배의 존재를 깨닫고, 약간 냉정함을 되찾는다.


"알겠지? 절대로 리더의 지시에 따르라고?"


 그러나──


"거절하지. 쓸데없는 수순을 밟는 건 싫으니까, 이제 조용히 해주지 않으려나?"


 그 한 마디가 마지막이었다.


 달래주던 후배를 밀치고, 타테바야시가 소리친다.


"싫어, 가 아니라고!! 여기에는 1학년도 있고, 나도 선배로서 모범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 라는 말을 모르나? 이럴 때는 젊은이가 솔선해서 윗사람에게 좋은 자리를 양보하는 법이지"


"아, 그, 그렇, 네요. 저희들은, 신경쓰지마시고....네"


 2학년에게 양보하라고 하면, 대부분의 1학년은 따르는 선택지 밖에 없다.


"그럼 3학년인 내가 명령해주지. 고생을 사라고 고생을!"


"자자 선배, 진정해 주세요"


 분노에 맡기고 주먹을 치켜들었던 타테바야시의 신체에 손을 둘러 하시모토가 멈춘다.


 그리고 시선을 우리한테 돌려 먼저 방으로 돌아가라고 호소해왔다.


"우리는 돌아갈까"


"그, 그래도 괜찮나요?"


"이 자리는 하시모토가 잘 정리해줄 것이다"


 하시모토를 남기고, 우리는 방으로 돌아간다.


 침착하지 못하는 1학년들 아래로 하시모토가 돌아오는 것은 그로부터 10분 정도 지나서였다. 


"괜찮았습니까?"


"진정됐다고. 필사적이었던 건, 진심으로 승리를 노리고 싶었다는 거야"


 3학년 D클래스는 나구모에 대한 헌상과 낮은 클래스 포인트의 관계로부터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적다.


 남은 학교생활은 얼마 안남았기에, 용돈을 조금이라도 갖고 싶었던 것 같다.


"나구모 선배들 윗 클래스에 좋은 학생을 거의 뺏겨서 여유가 없었다고. 그러니까 남은 것 중 코엔지를 취해서 일발역전을 노린 결과가, 그런 셈이지"


 자신이라면 잘 사용해서 움직이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옅은 기대를 배신당했다면 화를 내고 싶은 것도 무리는 아닌가.


"아야노코지 선배도 큰일이네요.....저런 사람이 클래스메이트로 있으면"


 이쪽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1학년으로부터는 약간의 새로운 존경심을 모았다.


"자 그럼....."


 여기서부터는 잘 준비에 들어가지만, 하시모토에게는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누가 어디서 잘 것인가.


 코엔지와 타테바야시가 옥신각신했던 것처럼, 사소해 보여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학생들끼리 잔다고 하면 자는 장소에서 한바탕 말썽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기억한다.


 특히 수학여행에서는 류엔과 키토가 베개싸움을 해서 큰일이었으니 말이지.


"여기는 공평하게 승부로 정하자고. 코엔지 같은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야"


 싫은 역할을 스스로 자청하며, 하시모토가 그렇게 말한다.


"아뇨, 우리는 그 진짜로 어디든 괜찮아요. 그치?"


"네. 뭣하면 아야노코지 선배가 먼저 결정해주셔도 좋을까하고!"


"아니아니, 왜 아야노코지인 거냐고. 나한테는 매정해도 되는거야?"


 조금 쓴웃음을 지으며 달려드는 하시모토.


"그런 건 아니지만....아야노코지 선배는 우리들의 동경이니까요!" 


"저도에요, 아야노코지 선배! 존경합니다!"


 신토쿠와 토요하시가, 눈을 빛내며 나를 존경한다.


"......단시간에 상당히 존경받는 것 같군"


"아니, 그런 말을 들어도 말이지"


 누구보다 당황스러운 건 내 쪽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은 전혀 없었다만.


 태도가 표변한 신토쿠와 토요하시에, 같은 1학년인 오보카타와 야나기, 코스미도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