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는 자, 지켜봐지는 자





 오전 9시를 지나, 2일째의 교류회가 시작됐다.


 오늘과 내일은 하루에 7경기씩 소화하기 때문에, 리더에게 많은 게임 참여를 명령받는 학생은 좀 바쁜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다만, 하는 것 자체는 전날까지와 다르지 않다.


 시간이 되어 도착하고 안내에 따라, 대전 상대가 되는 그룹과 합류하여 게임을 한다.


 한편으로 참가자가 되지 않은 사람은 자유시간으로 무엇을 해도 좋다.


 상위의 가능성이 높은 학생은 적당히 해도 좋으니 체험학습을 하고, 보수를 받기 위한 스탬프를 확실히 모아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제 6경기째는 『조각체험』


 학교의 미술에서 하는 레벨과는 당연히 다르고, 내대석을 이용해 장인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깎을 수 있는 본격적인 것. 실로 설레는 체험학습이다.


 모든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 정해져있는 나에게는, 좀처럼 자유로운 체험을 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미체험인 학습도 아직 남아있다.


 허락된다면 이 3일간으로 끝이랄거 없이 1주 2주 이곳에 남고 싶을 정도다.


 나는 학생들을 위해 준비되어있는 깎아지기 전의 내대석이나 도구들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에 잠긴다.


 하지만, 모인 두 그룹은, 그런 매력이 잔뜩 스며나오고, 아니 쏟아져 나오고 있는 작품의 원석들에 눈길도 주지 않고 이런 저런 시시한 잡담으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보통의 학생에게는 이 체험학습도 학교생활의 일부에 지나지 않다는 것인가.....


 뭐 그 정도로 느슨한 편이, 이쪽으로서도 하기 쉬운 일면도 있, 나.


 특정 인물이 계속해서 게임에 참가하다보면 조금은 더 눈에 띌 법도 하지만, 이게 재미있을 정도로 주목을 받지 않는다. 상시 곳곳에서 체험학습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가 각 그룹의 참가자가 누구였는지 등의 정보가 학교에서 공개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열심히 정보를 모으는 학생도 없으니, 내가 얼마나 연승을 하던지 연패를 하던지 개의치 않는다. 이대로 19경기 전부 참가한다고 해서, 그 사실을 아는 것은 개인 성적의 정찰을 빠뜨리지 않는 나구모 그룹 정도겠지.


"아야노코지 군의 그룹, 어제는 5연승으로 재수가 좋았던 것 같네"


 오늘 첫 번째 대전 그룹에는 쿠시다가 배속되어있어서,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1학년들이 열심히 하는 것 같다. 그쪽도 4승으로 건투하고 있는 것 같군"


 유일하게 진 것이, 우승 필두의 나구모 그룹인 것은 조사되고 있다.


"승패는 신경쓰지않아도 된다는 방침이야. 그렇다해도 그건 전력을 다해 즐기자는 이야기가 됐으니까. 근데 다들, 편하게 하고 싶은건지 나한테 부탁만 하고 말이야. 이게 벌써 6연속 참가인 거지"


 그렇게 말한 뒤, 웃는 얼굴을 거의 무너뜨리지 않은 채 속마음을 토로한다.


"진-짜 시시해. 체험학습이라니 촌스러워. 빨랑 합숙따위 끝나버리면 좋을텐데"


"말이랑 행동이 정반대군"


 표정 근육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독을 뱉어내니까 훌륭하지만.


"제대로 좋은 얼굴을 해두지 않으면 손해니까 하는 것 뿐. 난 솔직히, 이번 교류회같은 건 진지하게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 같은 방이다, 대욕장이다, 밥이다, 여기저기 사람의 눈이 있으니까 마음이 쉴 틈도 없고"


 보수든 뭐든 할 것 없으니까, 빨리 돌아가게 해달라는 건가.


 학교보다 좁은 환경에서 착한 아이를 연기하는 것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폭발하지 않도록 말이지"


"그건 지금으로서는 괜찮을까나. 최근엔 저 2명 상대로 가스를 뺄 수 있으니까"


 저 두 사람이란, 호리키타와 이부키의 일을 가리킨다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그 호리키타 그룹에는 진 것 같군"


"바보같이 성실함만이 장점이니까 정색하고 여러가지로 임하고 있는 성과가 아닐까? 어제도 카츠라기 군은 유리 공예체험이 잘 안돼서, 몇 번이나 줄을 서고 연습에 몰두했던 것 같고"


 물건 만들기 체험학습은 가르치는 쪽의 인재, 기재의 수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수가 단번에 참가할 수 없다. 교류회의 게임 시간대와 배팅하면 자유참가 쪽은 거의 소화할 수 없다, 아무래도 대기열이 생기니까 말이지.


"나구모는 이길 생각 만만이고, 멤버도 진지한 구성이고 손은 빼지 않겠지"


"진짜 우승할 거라고 생각해?" 


"대책을 강구하지 못한다면, 그 가능성은 높겠지"


 그렇게 대답하자, 쿠시다는 이상하다는 듯이 되묻는다.


"응, 그래도말이야, 손을 쓴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 같은 건 자신들이 연습하고, 그 성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게임이 선택되기를 바랄 뿐으로, 그 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 나머지는 리더가 적임자를 고르는 것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자신들이 우승후보가 되기 위해 승률을 올리는 방법은 그 밖에도 여러가지 있다. 대전상대의 그룹을 매수해서 승리를 얻는다던가 말이지. 금액과 성의를 갖고 부탁하면 충분히 협상의 여지가 있겠지?"


 당연하지만 효율은 별개의 문제다.


 어디까지나 승률을 올리기 위한 방법, 그 일례에 지나지 않다.


 쿠시다도 대전 상대로부터 상담을 받는 장면을 상상한다.


"확실히 1만 포인트라도 준다면 거절할 이유 쪽이 적고, 기꺼이 승리는 양보할 것 같네. 그래도 그런 거 반복했다간 적자 날 거 같지않아?"


 물론, 누구에게 얼마를 줄 것인가의 협상 솜씨에 달려있기도 하지만. 만약 1만이라고 하고, 대전 상대 5명에게 건네면 5만이지만, 리더에게 소매넣기를 해서 2만 3만으로 만족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전략이 만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이번 교류회는 뭐가 됐든 이익이 적기 때문이다.


 만약 키류인 그룹이 매수를 반복해 순당하게 16승 17승을 거둘 수 있어도, 나구모 같이 전력으로 우승을 노리는 그룹은 당연히 매수에 응하지 않고, 그대로 부딪히게 된다. 그 결과 2위나 3위로 가라앉으면 매수한 금액의 회수조차 여의치 않겠지.


"그러니까 아무도 하지 않는단 말이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손익에 관계없이 우승의 직함을 바라고 있는 것은, 나구모 정도 뿐.


"돈을 안들이는 방법은?"


"노력은 필요하고 화려함은 없지만, 몇 개의 체험학습을 봉해서 라이벌에게 연습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인기 있는 체험학습은 쿠시다도 말했듯이 줄이 생기니까 말이지"


 라이벌 그룹의 학생을 포위하고, 지연 행위를 반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뭔가 류엔 군이 기꺼이 쓸 것 같은 방법이네"


"그렇군. 그래도 그런 움직임은 지금으로서 없는 건, 결국 매수랑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할 만한 가치가 없다, 수지가 맞지 않는다, 그런거지"


"그런 거야"


 작업복을 입은 지도자가 나타나, 학생들에게 한 번 모이라는 지시가 내려온다.


"일단은, 그 쪽 그룹을 응원하고 있어. 호리키타 씨에게 패배를 안겨주면 기쁠거야"


 사이좋게 (?) 되어도 호리키타의 패배를 바라고 있는 곳은 이부키와 아무것도 다르지 않군.


 그렇기 때문에 3명의 관계가 기적적인 밸런스로 이뤄져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응원해준다는 것은, 이 게임은 이쪽에게 승리를 양보해준다는 건가?"


"그건 어떠려나"


 귀여운 미소를 짓고는 있었지만 손을 빼주지는 않을 것 같다.


 덧붙여서, 쿠시다의 그룹과의 게임 결과는, 3대2로 우리 그룹의 승리.


 나도 다른 학생에게는 없는 예술활동에 대한 열정 덕분일까? 승리할 수 있었다.


 그 후에도 오전, 오후 교류회의 게임은 화려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척척 계속된다.




 『트럼프』


 첫날부터 세어 7차전째가 되는 곳에서 처음으로 운이 크게 얽히는 싸움. 게임 결과, 나를 포함한 그룹 전원이 훌륭한 대패를 당해,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된다. 이걸로 질 수 있는 게임은 1개가 되어버렸지만, 수수한 교류회에 있어서 트럼프는 상당히 열기를 보여, 지금까지 6개의 게임보다도 현격히 즐기는 학생이 많았다.





 『쵸크아트』

 

 쵸크를 사용하여 적당한 사이즈의 칠판에 그림을 그린다. 이게 오리지널 작품을 그리는 게 아니라 모사를 하는 것이 룰이었기 때문에, 의외로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었다. 색연필이나 크레용 등 평소 색채를 장식하는 도구랑은 색다른 쵸크.


 독특한 질감에 고생한 반면 새로운 아트의 세계에 접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각자 모사의 퀄리티를 겨룬 결과, 개인전에서도 승리를 거뒀고, 그룹으로서도 3승 2패로 승리할 수 있었다.




『퍼터 골프』


 오전중 실내에서의 교류회로부터 일전, 밖으로 나와 작은 코스에서의 골프 체험.


 시작 전 단계에서 남자의 지원자가 많았던 듯, 그것을 떠맡은 리더의 선택으로부터 참가자 전원이 남자라는 조금 드문 사상이 일어나고, 더욱이 누구나 미경험으로 시작한 이 게임. 그런 도토리 키재기가 역으로 살았는지, 트럼프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른 승부전개를 보여줬다. 개인전에서는 승리했지만, 나 이외의 4명이 근소한 차이로 짐으로서, 그룹으로서는 2패째를 당하게 된다.




『패치워크』


 평소, 그다지 들은 적 없을지도 모르는 말이다. 패치워크라는 건, 작은 천 조각을 이어붙여서 큰 한 장의 천으로 만드는 수예의 일종. 시간 내에 어디까지 완성시킬 수 있는지, 또 그 디자인성 등이 평가받는다. 여기서 대전 상대로 등장한 것은 첫날, 코엔지가 제멋대로 행동해서 분쟁이 일어났던 타테바야시 그룹. 지금까지의 전적은 1승 9패.


 참가자 5명 전원이 여자로 재봉 경험자도 풍부한 강적이었다. 게다가 개인전에서는 재봉 경험자 중에서도 뛰어난 이노가시라와 맞붙는 불운도 겹쳐서, 개인으로는 2패째. 그룹으로서도 3패째를 당하고 말았다.




『양궁』


 연패를 피하고 싶은 11차전째는, 다시 옥외로 나가는 아웃도어 스포츠.


 해본 적은 없어도 룰 정도는 간단히 상상할 수 있다. 1대1로 과녁을 노려 리커브라고 하는 종목 룰로 겨룬다. 통상의 리커브는 70미터 앞의 과녁을 노려서 활을 쏘는데, 이 체험학습에서는 20미터로 성정되어 있었다.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화살의 수는 6발로, 합계점을 겨룬다. 과녁의 중심이 10점으로 가장 바깥쪽은 1점이다.


 자발적으로 참가를 희망한 모리시타가 참전하고도, 잘 다루지 못해 한 번도 과녁에 맞히지 못하는 사소한 사고는 있었지만, 그룹, 개인 모두 연패를 피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유리 세공』


 2일째 마지막인 게임은 유리 세공. 이 시설에서는 꽤 큰 공방이 준비되어있고, 만든 것은 가지고 가는 게 가능하여 학생들에게도 인기있는 체험학습이었다. 상대는 승률도 낮고 승리에는 연연하지 않고 만들고 싶은 것을 각자가 원하는대로 만든다는 느낌이었고, 개인으로서는 완성도와 제작 스피드의 부분이 평가되었는지 판정 승리를 받았다.


 한편 그룹전에서는 여기서도 히요리가 재주를 보이며 1승에 공헌한다.



 중반전이 되는 2일째도 끝나고, 교류회 전체 그룹 성적은 12전 9승 3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