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여자 방에서 돌아오는 길.


 휴대폰을 보면 소등 시각까지 앞으로 20분 정도로, 상당히 늦어져있던 것을 깨닫는다.


"이야ㅡ즐거웠다! 랄까 왜 여자의 방은 저렇게 좋은 냄새가 날까"


"진짜진짜. ....근데, 츠바키 씨 귀엽지 않았어?"


"진짜로? 너 츠바키 파야?"


 등등 1학년은 첫 여자방에 흥분을 숨기지 (숨길 생각도) 못하는 모습이다.


"즐거웠나보구만, 저녀석들"


 떠드는 후배들을 보고 데려간 보람이 있었다며, 하시모토도 만족해했다.


 다만 다음 순간에는 하시모토의 표정에서 미소는 사라지고, 딱딱한 것으로 바뀌었다.


"미안하지만 너희들 먼저 돌아가주지 않을래? 아야노코지는 조금만 더 어울려줘"


 나 이외에 그렇게 전하면, 전원이 순순히 대답하고 방으로 돌아간다.


"무슨 일 있는건가?"


"시간적으로도 방에 돌아가면 잘 뿐이겠지? 사카야나기의 일을 듣지 못했으니까 말이야"


"수확을 기대했던 거라면 유감이지만 아무것도 없다고"


"그래도, 오늘 사카야나기랑은 만났잖아?"


 확실히 오늘 아침, 사카야나기와 접촉했던 것은 사실이다.


 어딘가에서 정보를 손에 넣었는지, 단순히 거짓으로 낚으려고 하는건지.


 탐색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불필요하겠지.


 어쨌든 내 회답은 이미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견제는 넣었지만 상대는 사카야나기니까 말이지. 솔직히, 자세한 건 알아내지 못했다. 어려운 상대인 것은 알고있잖아?"


 무슨 말을 해도 의심의 눈을 향할 하시모토에게,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간다.


"게다가, 느긋하게 이야기할 만한 시간이 없기도 했다"


 깊은 추궁은 성가시기 때문에, 말에 변명이 스며든 의미를 포함시켜 두었다.


".....뭐 좋아. 어느 쪽이든 앞으로의 결과는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 결과란, 이쪽에서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을 하시모토가 말한다.


"사카야나기와 류엔이 우승전선에서 2일째부터 탈락이라니 말이야. 정말 어이없이 담담하게 끝을 맞이한 느낌이라고" 


 사카야나기의 그룹은 12전 5승 7패. 류엔 그룹은 12전 3승 9패.


 내일 7경기에서 상당한 대파란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상위 입상은 절망적이다.


"뭐, 결국 교류회는 버렸다는 거겠지. 그 둘은 어떤 체험학습에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어. 처음부터 보수를 받을 생각이 없었다는 거잖아?"


"그렇게 되겠군. 그걸 알았는데도 기뻐보이지 않는군"


"그야 그렇지, 어떻게 생각해도 기분 나쁘다고. 그 두 사람이 어이없이 패퇴하다니 말이야"


 우선은 의심해보는 것이 하시모토의 성격.


 한 번도 부상하지 않고 양쪽의 그룹이 상위전선에서 사라졌다.


 확실히 결과만을 보면 하시모토가 경계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체는 기우겠지.


 프라이빗 포인트 중시의 류엔이지만, 이번 합숙에서 손에 넣는 프라이빗 포인트는 사전 고지한 대로 평소때와 달리 특수하고, 쇼핑 이외에는 쓸 수 있는 길이 한정된 것.


 물론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고맙지만, 류엔이 중요시하지 않아도 무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3일간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편이 정보의 관점에서는 이득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사카야나기의 모습을 하나하나, 지켜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한편, 생존과 탈락의 특별시험에서 패배한 사카야나기도, 이번 교류회는 쿨다운으로 충전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최적 행동의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하시모토도 침착한 자세를 취해야하지만, 실제로는 여유가 없다.


 평정을 가장하면서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명한 사카야나기의 일이고, 하나하나 내 모습을 살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느슨한 교류회 속에 있더라도, 퇴학을 노릴지도 모른다. 그런 위기감을 하시모토는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토요하시들 1학년이, 이미 사카야나기한테 농락당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지?"


 일일이 말로 확인은 해보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하시모토가 후배와 친해지려고 한 행동도,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룹을 짜기 전부터 사카야나기가 스파이로 만들어 버린 적도 있다, 같은?"


"1학년들과의 관계는 하시모토 쪽이 더 잘 아는 것이 아닌가?"


 교류회보다 훨씬 전, 후배가 입학한 직후부터 사카야나기의 발로서 움직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아아.....아마.....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사카야나기는 직접 교섭에는 움직이지 않았고, 눈에 띄는 1학년과는 내가 기본 사이에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라도──"


 표정이야말로 필사적으로 미소를 만들고 있었지만, 스스로 자신을 몰아간다.


"특정 누군가를 특별시험 이외로 퇴학시키는 것은 간단하지 않아"


 조금은 침착해주길 촉구해보지만, 말은 닿으면서도 납득하지는 못한다.


"알고있어. 알고있지만....그 사카야나기다.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을 할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잖아"


 그렇게 말한 후, 자신이 수렁에 빠져있다는 것을 겨우 깨달았는지 멈칫 한다.


"그만둔다. 일단, 사카야나기의 일은 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러는 게 좋아"


 하시모토는 뺨에 공기를 넣고, 후-하며 강하게 숨을 내쉬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좋아, 잠깐 로비의 화장실에 들렸다 올게. 먼저 돌아가서 자고 있어"


"곧 소등시간이다, 너무 늦지 않게 말이지"


"아아"


 방의 화장실은 사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인지.


 하시모토는 혼자, 이미 인기척이 없어진 로비 화장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