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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 전 19경기의 모든 싸움이 종료됐다.


 키류인 그룹의 최종성적은 19전 15승 4패. 내 개인성적은 17승 2패.


 최종순위는 4위로 대건투였다고 말할 수 있겠지.


 그리고 당초부터 우승후보였던 나구모 그룹은 18승 1패로 1위.


 그 1패는 마지막까지 운의 요소를 계속 피해오던 와중, 최종전에서 선택된 트럼프 게임에 따라서, 그때까지 3승 밖에 하지 않았던 그룹에 패하는 그 어느때보다도 운을 느끼는 최후였다.


 사람을 물리는 것을 끝낸 휴식 공간.


 지금, 이 공간에는 나와 나구모 2명만이 있다.


"2패까지 허용한 것이 나구모 선배의 패인이 됐네요"


"확실히 그렇군.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12경기 이상 참가해서 2패 이하를 한 녀석은 너 이외에 한 명도 없었던 이상, 거기서 트집을 잡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다"


 각 그룹의 리더로부터 언제든지 자세한 정보를 끌어낼 수 있는 나구모는, 모든 게임의 개인성적도 파악하고 있다. 보기에 어울리지 않게 세세한 곳까지 잘 보고 있다.


"가장 훌륭한 아마사와를 깔끔하게 부딪혀온 것은 역시였어요" 


"시치미 떼기는. 3번 선수로 한 것은 일부러 그런거지? 나랑 만났을 때 조금이라도 납득할 수 있도록 밥상을 차린 게 티 났다고"


"조금은 선배를 맞이해주고 싶은 후배의 마음을 솔직하게 받아들여줬으면 합니다만"


"그렇다면 더 잘해. 부추기는 것처럼 밖에 들리지 않는다"


 과연...... 확실히 좀 더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됐을지도.


"개인 대결에서는 어떻게든 아마사와를 이겼지만, 그룹전의 관점에서는 정말 완패였어요. 우리 그룹도 누구 하나 손을 빼지 않았지만, 분명히 전원이 높은 레벨로 게임에 도전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시합 전개였습니다"


 철저하게, 3일간 그룹 멤버에게 경험을 쌓게 한 것이 우승에 직결됐다.


"이기러 가겠다고 정했으면 용서없이 이기러 간다. 당연한 일이지. 뭐, 서로 트럼프에서는 좋게 당해버린 것 같지만 말이야"


"확실히"


 나올 필요가 없는 교류회에 얼굴을 내밀고, 그리고 자기 돈을 거는 방법을 사용해서까지 실현시킨 승부. 승패 이전에, 나구모에게 있어서 납득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만약 나와 네가 처음부터 그룹 성적으로 승부했다면 어땠을거라고 생각해"


"결론을 안 채로 대답하자면, 제가 지휘해도 이기지 못했겠죠"


 순순히 패배를 인정한다.

 

"그런가? 너라면 여러가지로 뒤에서 뿌리를 치고, 좀 더 반석으로, 수를 단단하게 해서 진행시킬 수도 있지 않았나?"


 하지만, 나의 그런 패배 발언을 나보다도 믿지 않는 것이 눈 앞의 남자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15승을 할 수 있었으니까, 다른 것을 취해서 갈 길은 있지 않았나? 아니면 내가 상대로는 진지하게 할 마음이 안드는건가?"


"그건 관계없어요. 지는 게임에 대해 매수로 이기려 한다고 해도, 나구모 선배가 진심이라면 매수해 돌려준다, 아니면 사전에 봉해서 막아버렸겠죠. 3학년 전체를 장악하고 있으니까, 그런 방법은 손바닥 안일테고요"


 이쪽이 뿌리를 치면 나구모도 당연히, 그것을 감지하고 뿌리를 친다.


 자금력의 승부라면 물구나무를 서도 이길 수 없는 부분이다.


"가령 3번 매수가 잘된다고 해도, 17차전 양궁에서는 결국 막혔겠지만요"


"그것도 진심으로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는군"


"뭐─어떻게든 이기라고 말했다면, 호리키타나 요스케 근처로 손을 돌려서 이쪽이 이길 수 있도록 목표를 빗나가게 했을지도 모릅니다만"


 성실한 학생들이지만, 이유에 따라서는 이쪽 편을 들어준다.


 나구모가 만일 계약으로 진심으로 하는 것을 확약하고 있었다고 해도, 반드시 목표를 맞출 수 있는 보증이 없는 이상은 그 점에서 배신당해도 몰아붙일 수 없다.


"그렇겠지"


"하지만 그걸 꿰뚫어 볼 수 있는 나구모 선배라면, 멤버를 바꿔왔을 테고요"


 이쪽의 교섭이 미치지 않는 학생을 선정해 오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그럼 그 위에서 어떻게 하지──아니, 그 이상은 의미 없고 쓸데없는 얘기인가"


 허탈함을 느낀 나구모는, 그렇게 말하고 스스로 이야기를 끝냈다.


 현실을 보면, 이것은 고작 교류회.


 학교측도 인정한 긴장감을 필요로 하지 않는 체험학습에 불과하다.


 대금을 들일 일도, 뿌리를 치면서 싸움을 벌일 일도 아니다.


 이 읽기는 어차피 공상일 뿐, 실현될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저는 진지하게 체험학습을 즐겼습니다. 제대로 된 승부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게 예의일까 하고"


 나구모는 줄곧 나의 실력을 알고 싶어했다.


 그러니까 어떤 형태로든, 나의 어설픈 공작따위는 없는 진정한 부분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모든 게임에 타카하시 등 나구모 그룹의 학생이 붙어있었으니까.


 그 모습도 영상을 촬영해 확인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군. 특히 양궁은 볼 만했다. 손재주가 쓸데없이 좋다는 것만은 알았다고"


"이런 방식으로, 나구모 선배가 납득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납득인가.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어이없어 하듯 웃고, 나구모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너도 꽤 말을 많이 하게 되었고, 입심을 부리게 되었군"


"좋은 선배 덕분에 공부가 되었으니까요"


 나구모는 휴대폰을 꺼내, 손끝으로 화면을 플릭한다.


"네 승리에 트집 잡을 생각은 없다고. 돈은 입금해 두었다. 확인해라"


"그 점은 신용하고 있어서요. 그것보다 괜찮겠습니까? 3학년 구제의 자금원인데"


"내가 얼마나 오래 A의 자리에 군림을 계속해왔다고 생각하는거냐? 나 개인의 돈만으로도 수백만은 여유가 있다. 그 일부를 지불하는데 어디에 문제가 있겠어"


 휴대폰을 내려놓으면서 그렇게 답하고, 나구모는 한 번 밖을 봤다.


"여기에 와서 너한테 얘기했던 것, 기억하나. 대학진학에 관해"


"물론"


"너를 권한 것은 비교적 진심이라고. 대학에서는 고육처럼 화려한 승부같은 건 할 수 없겠지만, 역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여러가지 할 수 있는 것도 늘어난다. 그렇지?"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괜찮다면 같은 대학에 와라. 시시한 네 성격을 조금은 낫게 해줄테니"


"기억해두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구모는 엇갈리면서 부드럽게 내 오른쪽 어깨를 두드린다.


"그럼 이만"


"졸업하게 되는 나구모 선배에게, 한 가지 전언을 맡겨도 될까요"


"아? 전언? 설마 호리키타 선배한테인가?"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다릅니다"





 걸음을 멈춘 나구모에게, 나는 어떤 인물을 향한 전언을 남긴다.


 그 말을 들은 나구모는, 아직 완전히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얼버무리지 않고 끝까지 귀를 기울였다.


"이상한 전언이군"


"전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다음, 어떻게 결단할지는 상대에게 맡기겠습니다"


"확실히 전해주겠지만, 네 나름대로의 나에 대한 전별인가? 다물고 있었으면, 무슨 결과가 나왔을지 몰랐겠지. 내가 이대로 A클래스에서 졸업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


"적어도 저는 선배가 A클래스로 졸업할 만한 공적과 자격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나구모에게 전언을 맡긴 이유다.


"나는 한 발 먼저 호리키타 선배에게 제 2라운드를 시작하러간다"


 마음이 내키면 너도 와라.


 그런 선배로부터의 메시지가 담긴 최후의 한 마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