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는 누구인가





 인간관계에 변화를 가져온 교류회도 끝나고, 다시 평소의 학교생활이 재개된다.


 최근 아침은, 언제나 케이와 방이나 로비에서 약속을 하고 통학하는 것이 항례가 되었지만, 오늘은 다르다. 평소보다 20분 정도 빠른 시간, 혼자서 방을 나선다.


 엘레베이터에서 로비로 내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강한 바람이 불고 있기도 하니 오늘은 몹시 쌀쌀하군.


 곧, 2월도 끝나간다.


 다음 달은 전에 없이, 바빠지겠지.


 먼저, 카루이자와 케이에 관한 문제를 처리하는 것.


 이것은 특별한 건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당초의 예정대로, 숙숙하게 처리를 진행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치노세 호나미에 관한 문제.


 4개 클래스 중에서도 돌출된 것이 없어서, 앞으로 3개 클래스와 겨루기가 힘들다고 본 클래스의 리더.


 그 읽기는 맞아떨어지고, 2학년의 끝이 가까워진 지금 D클래스에 침체되어있다.


 다만.....케이의 문제와는 다르게 궤도의 수정이 필요해질지도 모른다. 


 결론을 내는 것은 학년말 시험의 결과가 나온 후로 괜찮겠지.


 이치노세가 어떤 성장을 보여도 대략적인 변경은 없다.


 당초에 의도한 대로 계획을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나만, 예정에 없던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나의 계획은, 강제적으로 변경을 가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그에 따른 폐해도 나오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변경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통학로를 걷기 시작하자마자 나는 한 번 발을 멈춘다.





"빠르군"


 시야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인물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직 예정 시각까지 조금 남았지만, 이미 대기하고 있을 줄은.


 이쪽에는 눈치채지 못하고, 때때로 추운 듯이 숨을 내쉬고 있었지만, 머지않아 이쪽의 시선을 알아챈다.


"안녕 아야노코지 군"


 다가가자, 아침 인사가 날아왔다.


"안녕. 아침 일찍 미안하군"


"별로 상관없어. 그래서 나한테 이야기하려는 건 뭐려나? 전화로는 전하기 힘든 일?"


 클래스메이트로서 당연하다는 듯이 연락처를 알고있는 관계. 보통이라면 휴대폰 하나로 콘택트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것을 하지않은 것에 대해, 조금이지만 의문을 품었다.


"어떤 의미로는 그럴지도"


 호리키타는 내 옆에 나란히 서서, 이윽고 보조를 맞추듯 걷기 시작한다.


"어떤 의미로라는 건? 뭔가 함축성이 있는 무서운 말투네"


"그렇게 경계할 건 없어"


"정말일까?"


 의심스러운 눈을 향하기는 해도, 처음 만났을 무렵 같은 표독스러움은 없다.


 자연스러운 친구 관계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 같은, 부드러움도 포함되어 있다.


"호리키타와 이야기를 할 때는 특별시험의 일이나 클래스에 관한 것이 많다. 그래도 약간의 시간만, 그런것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도 있다"


"응? 미안해요, 좀 의미를 몰라서. 무슨 말?"


 말로서 해봤지만, 상상한 것보다 서투른 발언이었다고 반성한다.


 좀 더 부서진 말투도 머리에 떠오르긴 했지만, 받아들이는 법에 따라서는 곤란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손익에 관계없이 호리키타와 무의미한 얘기를 하고싶었다. 이렇게 말하면 알 수 있을까?"


".....과연?"


 조금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무래도 알아주지 못했던 것 같다.


"모처럼 호리키타와는 클래스메이트가 됐다. 이야기할 기회가 영원히 있는 것은 아니야"


"영원이라니 과장이네.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아직 졸업까지 1년 이상이나 남아있어? 이렇게 불러내는 방식을 취하지 않아도 잡담 정도라면 언제든지 어울려줄거야"


"만약 학년말 시험에서 내가 퇴학 당한다면 그것도 이뤄질 수 없게 되겠지?"


"비약이 심한 이야기네. 당신이 퇴학하는 일 따위는 없어. 라고 생각했지만, 상식문제를 간단히 틀리는 것을 봐버리면, 의외로 가능성도 있는 걸까....."


 진지하게 대답한 후, 스스로 한 말이 우스웠는지 조금만 웃었다.


"당신, 설마 자신이 퇴학 당할지도 모른다고 불안을 느끼는거야? 그래서 이런 아침 일찍부터 얘기가 하고싶었다고....?"


"저번 특별시험이 조금 트라우마가 됐으니까 말이지"


"그렇다면 좀 더 상식문제를 알아두면? 공부는 특기니까"


 서투른 부분은 알고있겠죠? 하고 추궁 당한다.


"그럼 묻겠는데, 호리키타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용어를 공부할 때처럼 외울 수 있나?"


"에? ....어떨까. 전에 오니즈카 군에게 뭔가의 게임을 강매당할 것 같았을 때에 DP.....라던가 뭐라던가, DEF가 어떻다던가, 쿨다운이 어떻다던가 말하고 있었지만, 그 단어의 의미는 뇌가 기억하는 것을 거부했었네...."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어떻게 해도 의욕적으로 외우고 싶은 생각이 안들어"


 지식의 흡수에는 탐욕스러울 생각이지만, 자신에게도 그런 기호가 있다는 것이다.


"괜찮아. 편애가 아니라 클래스의 관점에서 당신의 존재는 필요불가결인걸. 만약 상식문제에 시달려 괴로워 하더라도 반드시 보조할게. 즉 당신이 퇴학 당할 일은 없어"


 호리키타는 그렇게, 확실하게 단언했다.


"그렇다면 안심이군"


 성실하게 주고받고 있던 호리키타였지만, 왼손의 춉으로 탁 어깨를 맞았다.


"정말로 자신의 퇴학을 걱정하는 거야? 그렇게는 안 보이네. 본제는 뭐니?"


"실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 호리키타가 퇴학 당할 가능성 쪽을 염려하고 있기도 하고 말이지"


"그 쪽이 현실적일 것 같네"


 화가 난 듯한 얼굴을 보이면서도, 진심인 것은 아닌지 금방 원래대로 돌아간다.


 입학했던 무렵과 비교하면, 호리키타의 희로애락도 상당히 바리에이션을 늘렸군.


"저번 특별시험은 카무로의 퇴학만으로 끝났다. 다만, 다음은 그 이상이 될지도 몰라"


".....새로운 퇴학자가 나올거라고 보고있는 거네"


"아아. 최저로도 학년에서 1명. 내용과 전개에 따라 여러명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나?"


"그렇게 생각해두는 것이 더 좋다. 학교도 전에 말했겠지, 우리들 2학년은 퇴학자가 나오지 않는, 적은 상태로 학교생활이 진행되고 있다고"


"그렇다고 퇴학자를 늘리는 시험을 강행해? 그건.....조금 횡포라는 거야. 우리 학년에 그만큼 빈틈이 없었다. 본래는 좋은 일일 거야"


 확실히 긍정적으로 본다면 그렇다.


 하지만, 가려낸다는 건 때로는 강제로 필요하기도 하다.


"외부에서 보이기 나름이겠지. 예를 들면 학교의 운영에는 정부도 관여하고 있다. 만일 1년에 10명 떨어뜨리는게 목표로 정해져있다면, 우리 2학년은 그 수준을 채우지 못했을 것이다. 단순히 우수한 세대라고 받아들여준다면 좋지만, 위에 서있는 인간이 어디까지 그 자세한 숫자를 파악하고, 인정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니까 말이지"


"정부가 정한 방침에 따르도록, 지도를 엄격하게 하고있다고?"


"실제로 작년은, 퇴학자가 나오지 않아서 무리하게 0을 1로 만들었다. 학년말 특별시험에서 복수의 사람이 퇴학 당해도 나는 놀라지 않아"


 겨울방학 3학년의 충고. 그것도 생존과 탈락의 특별시험만을 향했던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러나 실제로 3학년도 2학년의 향후의 일 같은 건 듣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이 지나쳐.....라는 건 없어?"


"물론 억측이다. 현재 보이는 관점에서 그렇게 느껴질 뿐으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는 없어"


"그렇다면, 그러네. 당신에게도 제대로 움직여줬으면 하는 곳이야"


 진심 반, 농담 반으로 협력을 요청해온다.


 그것에 대해서 이번 나의 대답은, 이미 정해져있다.


"학년말에서 손을 빌려줘야할 장면이 있다면, 할 수 있는 한 협력은 할 생각이다"


"그건 또 꽤나 당신답지 않은 대답이네. 특훈도 그렇고 최근, 좀 지나치게 협력적인 기분인 것 같네. 아마사와 씨와의 건은, 싫은 얼굴 하나 하지 않았고"


"그동안 맡겨버리기만 한 부분도 많다. 조금은 손을 빌려주지 않으면 말이지"


"그건 기특한 마음가짐이네. 그래도.....역시 당신답지 않네. 그런 식으로 협력적이 되다니"


"어떨까. 뭔가 함정이 있을지도 몰라"


"가능하면 그건 용서해 줬으면 좋겠어"


 여기까지 얘기한 곳에서 나와 호리키타는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아마, 또 동시에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후후, 당신이 잡담하자고 권유해줬는데, 결국 시험 얘기를 하고있어"


"그렇군. 이래서는 불러낸 의미가 없다. 좋아, 시험의 이야기는 종료다"


 그렇게 말하고 나는 한 번 이 화제를 끝낸다.


"결과는 쿠시다한테 들었는데, 아마사와에게는 선전했지만 졌다고 하더군"


"역시 강하네 그녀. 부끄러움을 버리고 2대1로 싸워도, 결국 이기지 못했어"


 하지만 몇 발 때려넣어서, 아마사와가 2명을 평가했다는 것은 듣고있다.


"다음은 좀 더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거다"


"2대1로?"


"싫은가"


"그건 그래. 이부키 씨도 말했었어, 두 번 다시 나와는 짜지 않겠다고"


"괜찮다. 그 녀석은 금방 여러가지를 잊어버린다"


 그건 말이 지나치다고, 호리키타가 웃는다.


"그러고보니, 싸우기 시작하자마자 아마사와 씨는 당신의 영향을 깨달은 것 같아. 그런데도 꽤 기뻐하는 것 같았어. 당신과 그녀는 어떤 관계야?"


"전 여친이다"


"그건 진심으로 말하는 거니? 아니면 농담?"

  

"미안 농담이다"


"그렇다고 하면 전혀 재미는 없었네"


 가차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언젠가 아야노코지 군의 입으로, 여러가지 진실을 들려주게 해주고 싶네"


"생각해두지. 그래도 기대는──"


"하지 않아"


 대답하고 호리키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짧은 사이에, 색을 바꾸면서도 웃는 얼굴을 보이는 호리키타.


 나 또한 호리키타에게, 여러가지를 배우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


 이런 양자의 관계도, 앞으로 조금이면 끝난다.


 호리키타는 앞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괴로운 경험을 하게 되겠지.


 하지만 불안을 계속 안을 필요는 없다.


 앞으로는 자기 자신의 성장, 그리고 클래스메이트인 동료가 지지해서 이끌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