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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리키타와의 통학, 그리고 교류회보다도 시간을 조금만 되돌린다.


 교류회가 열리기 얼마 전, 도움을 요청하러 하시모토가 방에 왔을 때의 일이다.


 어째서 하시모토가, 일견 무대포라고도 생각되는 배신 행위를 했는가.


 어째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그 타이밍이었는가.


 그 경위가 당사자의 입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이 앞을 들려주기 전에, 아야노코지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확인하고 싶은게 있어"




 그렇게 말을 꺼낸 하시모토에게는 남다른 결의가 있었겠지.


 확인하고 싶은 것.


 그것은 내가 지금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였다.


 그게 이 남자의 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팩터.


"나는 이전 특별시험보다 훨씬 전에 류엔에게 배신을 권해지고 있었어. 일시적으로 손을 잡는다거나 그런 레벨이 아니고, 클래스를 이동하는 제안 말이지"


 당연하지만 A클래스에 재적하는 하시모토가, 류엔 클래스로 이동할 메리트는 없다.


 카츠라기처럼 설 자리를 잃은 케이스는 제외하고, 오래전부터라고 한다면 그 당시의 A클래스는 지금보다도 안정된 지위를 확립하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런 권유, 처음에는 진심으로 하지 않았어. 하지만 직후에 류엔한테 들어버렸다. 클래스를 이동하지 않으면 너는 학년말에 절대로 후회하게 될 거라고 말이지"


"후회? 류엔 자신이 자기가 이긴다고 확신했기 때문인가?"


"그 모습으로는, 역시나 너도 모르는군. 류엔과 사카야나기가 계약한 내기의 내용에 대해"


"내기인가. 해당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전 무인도 시험에서 약간의 교환이 있었던 것은 가볍게 듣고있다. 공교롭게도 그 내용까지는 파악하고있지 않아"


 그렇게 전하자, 그것이야말로 사전에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증명하듯, 하시모토가 손가락을 맞대고 소리를 울렸다.


"다행이었다고. 그렇다면 여기에 온 의미도 있었다는 거니까"


 이야기의 요점이 합치한다는 것을 알고, 하시모토가 작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다.


 그리고 하시모토는, 양자 사이에 오간 내기의 내용을 상세하게 말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농담인가 싶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진심이라는 걸 알았어"


"과연. 생존과 탈락의 특별시험에서, 너에게 배신할 계기가 생긴 것은 그때인가"


 일조일석의 생각이 아니었다는 것이, 이 단계에 이르러 명확해진다.


"내기 그 자체를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사카야나기 쪽이 불합리한 점이 많아"


"그렇군. 하지만 사카야나기라면 불합리를 이유로, 내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선택을 고르지 않아"


 류엔 못지않게, 최종적으로 자신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 타입이다.





"단순히 사카야나기가 양보한 것인지, 아니면 일정 조건을 붙인 것인지, 어느 쪽이라고 생각해?"


 하시모토는 흘러넘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앞으로 구부정한 채로 그렇게 물어왔다.


"어느 쪽도 생각할 수 있지만, 내기의 내용은 조만간 밝혀질 것이다. 그 점을 감안하면 후자이지 않으면 안된다. 류엔 사이드에는 프라이빗 포인트를 싣게 했겠지"


"좋다고. 이야기가 빨라. 그래, 그럼 조정은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이 내기 이야기를 당사자와 하시모토 외에 알고있는 것은?"


"류엔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면 없어. 네가 4명째야. 뭐, 섣불리 누설해서 내기가 사라지는 것을 어느쪽도 싫어할테니까 말이지"


 그 짐작은 아마도 맞을 것이다. 공개적으로 하는 건 모든 것을 확정한 뒤가 바람직하다.


 유일하게, 류엔이 덫을 놓기 위해 하시모토에게만은 누설했지만, 그것도 상당한 리스크를 지고 있었을 것이다.


 무인도 시험이 끝났을 무렵이라고 하면, 그로부터 벌써 반년 정도 경과하고 있다.


"길었다고.....이 날이 오는 데까지"


 비밀을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은 채, 하시모토는 혼자서 고민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카야나기가 이길 것인가 류엔이 이길 것인가. 솔직히 나로서는 판단같은 건 할 수 없었어. .....아니, 조금이지만 사카야나기 쪽이 이기지 않을까라고는 생각했다"


 순간 거짓을 말한 자신을 정정하듯이, 곧바로 그렇게 하시모토는 말을 고쳤다.


"그래도, 그렇다해도 55대 45 정도라는 느낌이야. 진지한 이야기, 결정할 만한 요소는 부족하잖아?"


 그것에는 동의한다.


 9대 1이나 최악 7대 3 정도가 아니면 승부는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알 수 없다.


"그러니까 쭉 결정적인 방법을 찾고 있었어. 그리고 그런 요소라고 생각한 것이──"


 천천히 하시모토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나라고?"


"아야노코지가 사카야나기를 따라준다면, 더 이상 헤매지 않고 지금의 클래스와 함께 죽을 각오를 가질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사카야나기에 진언한거야.....동료로 끌어들이자고 말이야"


 그리고 사카야나기는 거부했다.


 그래서 배신하기로 결정했다....고?


 이 이야기는 이치에 맞는 것 같으면서도, 그 심지가 되는 부분은 아직 불투명하다.


 사카야나기와 류엔의 대결 결과를 읽을 수 없다고 한 것은 알 수 있다.


 내가 가입하면 사카야나기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무모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류엔을 이기게 한다. 학년말의 특별시험이 어떤 내용이든, 나는 철저하게 어시스트로 일관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사라지는 건 십중팔구 내가 될테니까 말이지"


 물론 사카야나기도 하시모토를 최대한 경계하고, 정보는 일절 흘리지 않겠지.


 그래도 클래스에서 확정으로 배신자가 나오게 되면, 어떻게 해도 핸디캡을 짊어진다.


 만일 클래스메이트 전원의 테스트에 의한 합계점이 승패를 좌우할 경우, 하시모토가 0점을 의도적으로 취하는 것만으로 상당히 괴로운 전개가 된다.


"사카야나기가 내 지시에 따라줬다면, 나는 학년말에서 이번에는 류엔을 배신하고 사카야나기에 붙을 생각이었어. 그게 지난 특별시험에서 배신하기 전인지 후인지를 떠나서 말이지"


 기백을 가지고 말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지금, 하시모토의 말을 듣고 전해져오는 확실한 것은, 이 남자가 말하는 모든 것이 애매하다는 것 뿐이다.


"류엔을 이기게 할 생각인 것은 좋지만, 사카야나기와 같은 제안은 해본 건가?"


"아야노코지를 끌어들이자는 건이지? 했지, 당연히. 그 대답은 사카야나기와 같았어. 다만 조건에 따라 달라지긴 했지만 말이지. 학년말 시험에서 사카야나기를 쓰러뜨리면, 아야노코지와 나를 자신의 클래스로 끌어들여준다고 말이야"


 그런 말을 류엔이?


 지금까지의 경위를 근거로 하면 류엔도 사카야나기와 같다.


 나를 동료로 끌어들여서 이기려고 하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거기에 다른 클래스 학생 2명을 끌어들이려면 4000만이라는 큰 돈이 필요하게 된다.


 하시모토는, 류엔의 얕은 거짓말에 현혹되어버렸다는 것일까? 


 아니──그런게 아니겠지.


 눈 앞의 하시모토는 모든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시모토라는 인간이었다면, 이 무모한 배신 뒤에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레일을 마련해 반드시 만전인 상태로 한다. 아야노코지 키요타카라고 하는 존재가 의중의 클래스로 이동할지도 모르는 가운데, 그것을 배신의 결정적인 요소같은 걸로 하지는 않는다.


 사카야나기를 배신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대가가 막대하지 않으면 이상하다.




 2000만 프라이빗 포인트를 양도하는 계약──.




 그거라면 생각이 흔들리지 않는다.


 사카야나기를 학년말 시험에서 쓰러뜨리는 일에 가담해 공을 건네주면, 그 권리를 류엔으로부터 얻는다.


 이 정도면, 배신이라는 큰 대가를 치르더라도 도전할 가치가 있다.


 지금 당장 그 대금을 류엔이 준비하지 못하더라도, 매달 클래스로 들어오는 프라이빗 포인트를 모으게 하면 졸업까지는 충분히 지불 가능한 금액이다.


 결국, 하시모토에게 있어서는 어느 클래스가 이길 것인가, 내 소재가 어디가 될 것인가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 최종적으로 A클래스가 될 수 있는 권리를 자신이 가지고 있으면, 그걸로 하시모토의 승리가 된다. 


 모든 것은 자신을 위해.


 몇 번이나 머릿 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린 패턴으로부터 골라낸 답.


 하시모토는 생존과 탈락의 특별시험에서 배신함으로서, 사카야나기의 진의를 확인했다.


 여기서 나를 받아들인다고 판단하면 흐름은 간단하다. A클래스 전원으로부터 프라이빗 포인트를 모으게 하면, 2000만 포인트에는 쉽게 닿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을 나한테 제시해 클래스 이동이 받아들여지면, 하시모토는 사카야나기와 나 2개의 간판으로 싸우는 길을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후자는 A클래스 졸업이라는 한 점에 있어서는 우위성이 있지만, 배신 행위에 의해 스스로의 퇴학 리스크를 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사카야나기가 적이 될 뿐만 아니라, 제삼자로부터 노려질 위험성도 안게 되기 때문이다.


 나한테 이렇게 다가와서 배신의 상세를 이야기 한 것도, 전부 자신을 위해서다.


"너는 나한테 무엇을 바라는 거지?"


 그렇게 묻자 하시모토는 긴장한 얼굴로 히죽 웃었다.